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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작가 Aug 19. 2024

연못 / 권분자

짧고 긴 사유


연못


권분자

 

 

현실을 외면하고 싶어

브이알를 쓰기로 한다

 

보고 싶은 대로 보고 믿고 싶다

 

음식을 양으로 먹는 나에게

맛있게 먹는 게 좋은 거라고

브이알이 충고를 한다

 

너무 잘아서 보잘 것 없는, 그래서 무시했던,

그 세세한 일들은 현실이 아니라고

브이알속에 나타난 나에게 충고를 하지

 

장소, 분위기, 모든 게 다 어우러져야

세상은 더 맛있어지고

번거로움 다 끊고 들어온

여기가 절간 인 듯

 

수많은 가르침들이

눈앞에 피우는

한 송이 연꽃



시작노트


현실을 외면하고 싶을 땐 브이알를 쓰고 싶어진다. 브이알은 곧 연못이다. 

모든 걸 보고 싶은 대로 보고 믿고 싶은 대로 믿고 싶었다. 

또한 음식도 양으로 먹는 나에게 맛있게 먹는 게 더 좋은 거라고, 

연못은 넓은 세상을 축소해서 보여준다.

축소해서 살면 더 알차다는 브이알의 생각을 따라 연못을 탐색해보는데

너무 잘아서 보잘 것 없는, 그래서 무시했던, 그 세세한 것들

그것들은 결코 현실이 아니라고

나는 연못에게 도리어 충고를 했지만,

연못은 장소, 분위기, 모든 게 어우러져야

세상은 더 맛있어진다며

번거로움 다 끊고 들어온

여기가 바로 절간이 아니겠냐고 말한다.

수많은 가르침으로 물풀과 연꽃을 피워놓아 

내 눈앞에는 축고된 세상이 일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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