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권작가 Nov 30. 2024

늦가을 / 권 분자

짧은 단상 시


  늦가을 


권 분자

 

 

화분을 정리하다가 깨달았다

산다는 건 모두다 전쟁이라는 것을

 

한 떼거리가 머물다 떠난 자리에는

처치하기 곤란한 옷가지와 짐짝들만 남겨졌다

 

피난민들이 드문드문 나타나기 시작하더니

우글우글 왁자지껄 한 시절을 살아가더니

 

다시 포성이 터졌나보다

허공이 터뜨리는 된서리 포성에

기둥도 서까래도 흙벽도 후들거렸나보다

 

잠시 노독을 풀던 그들이

꽁무니에 된서리를 매달고

다시 홀연히 길을 떠났나보다

 

집문서는 꼭꼭 땅에 숨겨놓은 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