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화 - 결전 Ⅱ
**샤오롱바오 주변 골목길**
타케루 중위는 한 손으로 형원의 목을 잡고 그를 들어 올렸다. 주먹으로 그의 팔뚝을 때리고 손가락을 꺾으려고 아무리 시도해 봐도, 마치 바위 앞에서 발버둥 치는 것처럼 상대방은 꿈쩍도 하지 않았고, 형원은 조금씩 숨이 막혀왔다.
그는 점점 온몸에 힘이 빠지는 걸 느꼈다. 그래서 발버둥 치는 힘 역시 점차 줄어들었다.
‘이대로 끝낼 순 없어···.’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그는 더욱 무기력해져 갔다. 급기야 눈꺼풀이 점점 내려왔고, 뭘 더 이상 할 수 있단 의욕조차 들지 않았다.
그때, 형원이 이게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몸을 옆으로 틀어 살짝 띄웠다. 그리고 왼발의 끝으로 상대의 오른쪽 관자놀이를 세게 찼다.
예상치 못한 공격에 상대방이 움찔한 틈을 타 형원이 그의 손가락을 다시 한번 꺾었다.
“악!!!”
다행히 이번 공격은 성공했고,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올 것 같지 않았던 상대방은 고통스러워 외마디 비명을 질렀다.
형원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그의 정강이를 이번에도 발끝으로 세게 찼고, 거구의 그는 또다시 비명을 질렀다. 그리고 다시 형원은 똑같은 부위를 또 찼고, 그는 한쪽 무릎을 꿇을 정도로 고통을 느꼈다.
또다시 그곳을 차려고 자세를 잡는 순간, 상대는 움찔하면서 두 손으로 정강이를 방어했다. 그러자 형원은 주먹을 꽉 쥔 상태에서 중지를 살짝만 올려 뾰족하게 만든 뒤 냅다 그의 관자놀이를 갈겼다.
그제서야 상대가 몸의 약한 부위만 노리고 있다는 걸 깨달은 타케루는 방어를 하기 위해 한쪽 무릎을 꿇은 상태에서 허리를 숙인 뒤 양팔로 얼굴을 방어했다. 이제 온몸에서 노릴 만한 곳은 머리 정수리 방향뿐이었다.
형원은 이를 놓치지 않고 바로 다리를 올려 발뒤꿈치로 타케루의 머리를 내려찍으려 했다. 그러나 타케루는 이를 노리고 있었고, 바로 형원의 들어 올린 다리 허벅지 안쪽에 주먹을 꽂았다.
반격에 성공한 타케루는 다시 몸을 일으켜 바로 긴 다리를 이용해 형원을 발로 찼다. 그는 바로 팔을 올려 막았으나 팔이 얼얼했다. 그러나 그 얼얼함을 느낄 시간도 없이 다른 다리가 날아와 다시 막았으나, 바로 다리를 내리지도 않고 가슴 쪽으로 방향을 틀어 변칙 공격이 들어오자 이를 막지 못하고 뒤로 나가떨어졌다.
화가 난 타케루가 그를 밟으러 뛰어왔다. 이때 형원은 흙을 한 줌 쥐어 그의 눈에 뿌렸다. 상대가 잠시 집중을 잃은 사이 형원은 다시 골목 안으로 뛰어갔다. 넓은 곳에서 일대일은 도무지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근데 진은 별문제 없을까?’
**만두가게 주방**
사장이 무언가를 다짐한 듯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마치 오랫동안 참아왔던 말을 이제야 꺼내는 듯했다.
“근데······. 꼭 그 어린아이를 죽여야만 했나요?”
“네? 그게 무슨···”
뭔가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감을 감지한 진은 젓가락을 꼭 움켜쥐었다. 그리고 사장의 눈동자는 자연스레 그 꼭 쥔 손을 향했다.
“끝까지 모르쇠로 일관하시겠다?”
사장은 만두 접시를 진에게 날렸고, 바로 탁자 위로 뛰어올라 동치미가 든 놋쇠 그릇을 들고 진의 머리를 노렸다. 얼굴로 날아오는 접시를 고개를 돌려 피한 진은, 사장의 다음 공격을 피하기 위해 의자를 뒤로 젖혀 떨어졌다.
나무 의자가 부서지면서 진은 바닥으로 떨어졌고, 잽싸게 나무 조각을 집은 뒤 옆으로 굴러 사장의 다음 공격을 피했다.
땡!
사장이 휘두른 놋쇠 그릇이 바닥에 부딪히면서 굉음을 냈고, 진은 이 소리에 잠깐 머리가 아팠다. 이를 눈치챈 사장은 빠르게 그릇을 그의 얼굴에 던졌고, 진은 미처 이를 피하지 못해 코에 정면으로 맞았다.
사장은 때를 놓치지 않고 그를 발로 찼고, 진은 이를 손으로 막으면서 뒤로 굴렀다. 그리고 신속하게 일어나 방어 태세를 취했다. 그의 코에는 피가 흐르고 있었고, 옷으로 훔쳤으나 피는 쉽게 멈추질 않았다.
“사장님, 오해가 있으신 것 같은데 제가 누굴 죽였다는 건가요?”
“계속 그리 나오겠다?”
사장은 왼발로 그의 옆구리를 노렸고, 진은 다리를 올려 허벅지로 이를 막았다. 사장은 바로 매서운 오른쪽 주먹을 날렸고, 진은 이를 피했다. 그리고 다시 다른 주먹이 날아왔고, 이번엔 피하지 못하고 쳐냈다.
대화가 통하지 않을 거라 생각한 진은 뒤로 한 발 물러 아까부터 쥐고 있던 나무로 된 긴 젓가락을 반으로 잘랐다. 그리고 다시 그의 공격에 대비했다.
“주먹이 상당히 매서우시네요. 장사만 하시는 분은 아니란 걸 확실히 알겠네요.”
“그쪽도 구석에 박혀 설거지만 할 사람은 아닌 것 같은데?”
사장의 왼발이 들어왔고, 그는 이번에도 다리로 이를 막았다. 그 후 오른 주먹이 아까와 같이 날아왔고, 진은 똑같이 이를 피했다. 그리고 어김없이 다른 주먹이 움직이자 그는 이를 읽었다.
‘이때다.’
그의 왼 주먹이 날아오자 진은 바로 그 주먹의 팔등에 젓가락을 박았다.
“아아악!!!!”
사장이 절규하며 뒤로 물러섰다. 그리고 뒤로 뛰어가 주방용 칼을 집었다.
“혹시나 했는데, 배신자가 맞았구나. 이제 봐주지 않겠다.”
“너 같은 쥐새끼가 할 말은 아닌 것 같은데?”
이번엔 진이 먼저 젓가락을 쥔 손으로 상대의 목을 노렸고, 사장은 그 공격을 피해 한 바퀴를 돌면서 진의 얼굴을 공격했다. 워낙 기습적으로 들어온 공격이라 진은 이를 겨우 스치듯 피했다.
그의 반격에 살짝 놀라 있는 사이, 사장은 다시 왼쪽 발로 옆구리를 노렸고, 진은 이번엔 손으로 이를 쳐냈다.
그러자 칼을 쥔 오른손이 그의 눈 쪽으로 날아왔고, 겨우겨우 귓가를 스치듯 피한 순간, 또다시 왼팔이 움직였다. 앞의 두 번 공격과 똑같은 흐름이었다.
‘넌 끝났다.’
날아오는 사장의 왼 주먹을 낚아채 업어치기를 하려고 기다리는 그때, 그는 왼팔을 빼고, 칼을 든 다른 손으로 짧게 공격을 시도했고, 진의 어깨 죽지에 칼이 얕게 박혔다 빠져나갔다.
예상과 다른 공격에 대비하지 못해 칼침을 당한 그는 상대방의 다리 공격도 놓쳤고, 그대로 그 자리에서 넘어졌다.
상대가 쓰러지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사장은 그의 위를 점했고, 칼을 들어 목을 노렸다. 진은 이를 바로 막았으나 방금 어깨에 칼을 맞은지라 팔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고, 칼은 점점 그의 목 가까이 왔다.
**만두가게 근처 골목**
형원은 타케루를 피해 골목을 뛰고 있었지만, 도망치려는 건 아니었다. 식당 안에 있을 진이 걱정됐기 때문이다.
‘유리한 위치를 잡아서 한 방에 보내버려야 하는데···’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묘수가 떠오르지 않았다. 그만큼 상대가 너무나 강력했기 때문이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그냥 일대일로 맞붙어 이길 자신이 없었다.
‘이건 싸움보단 사냥에 가까운 수준이야··· 힘의 차이가 너무 심해··· 아무래도··· 그 방법밖엔 없는 듯해···’
우선 그는 옆에 있는 약 3층쯤 되어 보이는 건물로 들어갔고, 타케루도 그를 따라왔다. 그는 한 층 정도 올라가 계단 중간에서 멈춰 섰다. 조금 더 높은 곳에서 위치적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였다.
“겁쟁이 녀석, 사내처럼 제대로 붙지도 못하고 뭘 귀찮게 자꾸 도망 다니느냐?”
“남의 나라 뺏은 도둑놈 새끼들이 할 말은 아니지 않나?”
“계집처럼 겁만 많은 녀석이 용케도 총독님께 폭탄을 던졌구나.”
“폭탄에 맞아 엄마 찾으며 질질 짜고 바지에 지린 그 겁쟁이가 총독이었냐?”
“이제 보니 아가리만 겁이 없구나. 조용히 데려가려 했는데, 이빨은 다 뽑아버릴 테니 방정맞은 네 입을 원망해라.”
타케루는 상대의 다리를 낚아채 넘어뜨리려 했다. 그러나 형원은 이를 눈치채고 발을 들어 손을 밟았다. 아까 부러진 손가락이 발에 밟혀 고통이 상당했지만, 방금 내뱉은 호언장담이 걸려 아픈 내색조차 않고 손을 뺐다.
타케루는 난간을 붙잡고 몸을 옆으로 띄워 발차기를 시도했다. 얼굴로 오는 그 공격이 워낙 위력적이라 형원은 두 팔을 모아 이를 막았지만, 체중이 담긴 그 힘에 밀려 털썩 주저앉았다.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타케루는 큰 주먹을 상대의 얼굴에 휘둘렀다. 아차 싶었던 형원은 허겁지겁 고개를 돌려 겨우 그의 파괴력 넘치는 주먹을 피했고, 그의 주먹은 ‘쾅’ 소리와 함께 계단의 모서리를 때렸다.
큰소리 펑펑 치며 협박한 게 무색하게, 이 계단에서는 막상 위치상으로 불리해지자 타케루는 별다른 공격을 할 수 없어 난감해했다.
난감하기는 형원도 마찬가지였다. 빨리 이 괴물과 마무리를 짓고 진이 어떤지 가봐야 하는데, 자꾸 이 싸움이 지지부진해지자 마음이 조급해졌다.
그때였다. 타케루가 외투 안쪽으로 손을 넣었고, 형원은 그가 총을 꺼내려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아주 짧은 찰나의 순간, 타케루가 총을 꺼냈고, 형원이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단 하나뿐이었다.
탕! 탕!
[독립운동가 인물평전]
김대락 (金大洛, 1845~1914)
경북 안동 출신의 유학자이자 독립운동가로, 호는 백하(白下)이다. 1909년 협동학교를 설립해 근대 교육을 실천했고, 1910년 국권 피탈 후 가족과 함께 만주로 망명하였다. 현지에서 한인 자치단체인 공리회를 조직, 교육과 자치 기반 마련에 기여했다. 만주 백두산 인근에서 활동하며 한민족의 정신적 지도자로 불렸으며, 1914년 삼원포에서 순국했다. 정부는 그의 공훈을 기려 1990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추서했다.
*출처 : 안동문화디지털백과, 국가보훈처 독립유공자 공훈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