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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로글쓸러 Aug 16. 2023

학교가 너무 싫었습니다. - 4

나는 학교의 모든 게 싫었던 건 아닙니다.

 내 제일 친한 중학교 친구 2명이 있다. 이 친구들과 나는 살아가는 길 자체가 달랐다.     


 한 친구는 17살에 자퇴해서 중국어 공부에 몰두했다.

 다른 이는 음악 공부를 위해 학교를 그만뒀다.

 나는 고등학교로 진학하여 의대로 가는 걸 목표로 하여 공부했다.      


 그러나, 각자의 목표를 이룬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중국어 그 자체를 좋아했던 친구는 중국어와 관련된 자신의 미래에 대해 걱정하기 시작했다.

 음악을 위해 자퇴했던 친구는 이후 음악을 때려치우고 방황했다.

 나 역시 의대에 진학하는 걸 실패하고 길고도 긴 고민의 시간에 빠졌었다.      


 방황하고 고민하고 걱정하는 우리를 이끌어주셨던 건 중학교 때 은사님이었다.     


 괜찮다. 할 수 있다.

 해 봐라. 도전하렴.

 만약에 실패하더라도, 다른 길이 있으니깐 두려워하지 마라.

 자신 있게, 밀어붙여 보거라.

 후회가 남지 않게 최선을 다하려무나.     


 그렇게 우리를 토닥여주고, 때론 엄한 말로 혼내주시면서, 늘 곁에서 바라봐줬다.     


 그 덕분에 각자의 먹고 살길을 향해 어떻게든 나아가고 있는 게 우리의 현 모습이다.      

 30대가 되었지만, 여전히 우리는 선생님 앞에서는 학생이고,

 이제 명예퇴직 준비하는 선생님이지만, 호칭만큼은 영원히 선생님이다. 우리에게만큼은.     


 지금까지 [학교가 너무 싫었습니다]와 관련하여 3가지 이야기를 다루었다. 이 이야기를 통해 하고 싶은 말은 교사들에 대한 혐오, 증오, 경멸 등의 부정적인 부분에 국한되는 건 절대 아니다. 몇몇 선생님들에 대해 그런 감정을 가졌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존경하고 좋아하던 분들이 더욱 많다. 지금까지도 안부를 자주 여쭤볼 정도로 자주 연락드리는 스승님도 계시고. 그중 한 분이 위의 은사님이다. 또 다른 어머니나 다름없었던 그녀 덕분에 수많은 학생의 미래가 달라졌다고 자부할 수 있다. 그랬던 선생님이 은퇴 준비 중이란 이야기를 들었을 때, 아쉬웠다. 그러나 그녀가 학생들을 위해 노력했던 바들을 알기에, 제2의 인생을 향해 나아갈 우리 선생님을 위해 응원과 박수를 보내드릴 예정이다.      


https://brunch.co.kr/@kc2495/86

https://brunch.co.kr/@kc2495/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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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지, 그 당시에 학생들의 인권이 부족했던 건 사실이었고, 이를 언젠가는 꼭 다루고 싶었을 뿐이다. 본의 아니게, 최근의 사건들과 시기가 겹쳐버렸지만 말이다.       


https://biz.chosun.com/topics/topics_social/2023/08/03/5IYZYCWHRNAEPGA4ZBGDXBBFPE/?utm_source=naver&utm_medium=original&utm_campaign=biz 


 학생의 인권을 존중하게 되면서 나아진 점도 분명히 있겠으나, 부작용이 생긴 것도 확실한 사실이다. 인권만 강조하면 안 된다는 걸, 반대쪽이 겪게 될 문제들을 고려하지 않고 일을 진행하면 안 된다는 걸, 이번 사건을 통해 우리 모두 다시 한번 인지하게 되었다. 이젠 선생님들의 입장 역시 고려하여, 그들을 위한 길이 무엇인지를 깊게 논의해 볼 시기다.     


 혹시나 말한다. 그렇다고 극단적으로 인권 조례를 없애는 건 반대한다. 언제까지 사건이 터질 때마다 모 아님 도의 해결책으로 문제에 접근하는 걸 반복할 것인가? 지금까지 그렇게 하여 제대로 해결된 일들이 있긴 했던가?     


 이제는 책임과 의무가 다 필요하다.     


 영화 [스파이더맨]에 나오는 유명한 명언이 있다.     

 "With great power comes great responsibility."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     


 괜히 나온 말이 아니다.     


 학생들도 어른이 된다. 성인이 되어가는 이 시기에 학교에서 배워야 한다. 책임과 의무가 무엇인지를. 미성년자라고 마냥 회피할 문제가 아니라는 걸 무겁게 인지시켜야 한다. 공부를 잘해서 좋은 대학 가는 게 전부가 아니라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이건 개인, 학교 등을 넘어 사회 전체가 같이 참여해야 하는 일이다.     


 이번 일을 통해, 선생님들이 겪고 있는 수많은 어려움을 알게 되었다.

 너무나도 마음이 아프다. 기사들을 읽으면서 눈물이 고였다.     

 아이들 간의 갈등을 말리다 아동학대처벌법으로 재판받기도 하고, 수업 시간에 휴대폰 쓰는 아이들을 향해 뭐라 말할 수도 없으며, 밤에 전화 와서 이 시간에 자느냐고 괴롭히는 것부터 모닝콜까지 요구하는 학부모님들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정서 행동장애가 있는 학생의 폭력을 온몸으로 받아내기도 하는 등 차마 말로 하지 못하다가 결국 슬픈 선택을 한 이들을 어르고 달래고 들어주며 해결할 수 있도록 돕지 못한 게 너무 미안했다.      


 늦었다는 사실을 한다. 하지만 더 늦기 전에, 더 큰 문제가 생기기 전에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고 나아가야 한다.  부디 선생님, 학생 모두에게 있어 학교가 좋은 곳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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