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정말 좋아하는 고객님이에요"

그녀의 말 한마디

by 김우드

2025.10.22


오늘 집 근처에 있는 미용실에 다녀왔다. 사실 나는 10년째 다니는 미용실이 있다. 내가 원하는 스타일을 말하지 않아도 정확하게 알아주기 때문에, 머리가 마음에 들지 않을까 불안할 일이 없다. 두 시간 거리이지만 일 년에 두 번 머리를 하러 가는 정도라 멀게 느껴진 적은 없었다. 다만, 갑자기 머리를 다듬고 싶거나 드라이가 필요할 때만 조금 아쉬운 정도였다.


작년 친한 동생 결혼식날, 축사를 해야 했던 나는 더 단정한 모습으로 가고 싶어 오늘 방문한 미용실에서 드라이를 받았다. 그날의 좋은 기억 덕분에, 지난 3월 입원 며칠 전에도 머리를 짧게 자르기 위해 다시 방문했었다. 그리고 오늘까지 세 번 모두 같은 디자이너님께 시술을 받았다.


그녀는 나를 알아보고, '혹시 작년에 결혼식 가기 전에 드라이 받지 않으셨어요?'라고 물어보셨다. 그녀는 내가 수술받기 전, 자신에게 머리를 짧게 자르고 갔던 것도 기억하고 있었다. 걱정스러운 눈빛만 보낼 뿐, 굳이 자세히 묻지 않아줘서 오히려 고마웠다.


커트 후 샴푸실로 안내하며, 그녀가 머리를 감겨주는 스텝에게 말했다.

"제가 정말 좋아하는 고객님이니까, 더 잘 부탁드려요."


그녀의 말이 예뻤다. 정말 예쁜 말이었다. 특별한 단어가 들어있지도 않았지만, 고백을 받은 것처럼 마음이 몽글몽글해졌다. 고객을 상대하는 직업으로서 던지는 형식적이고 진부한 립서비스가 아니라, 담백한 마음이 담긴 말처럼 느껴졌다. 세 번째 방문이었지만, 10년을 다닌 미용실보다 더 깊은 유대감이 느껴졌다.


최근, 10년 단골 미용실을 계속 다닐지 남편과 진지하게 고민하던 중이었다. 남편과 나는 그 도시를 좋아해 일 년에 두 번쯤은 여행처럼 다녀오는 게 부담되지 않았다. 하지만 장기 고객임에도 특별한 혜택은 물론, 관계에서도 끈끈함은 없었다.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관계가 싫지는 않았지만, '정'은 느껴지지 않았다. 편안함과 저렴한 가격은 더이상 내게 '메리트'가 아니었다.


그녀의 한 마디에,

나의 10년 단골 미용실은 손님을 한 명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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