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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준희 Dec 31. 2019

나는 오늘도 크로스핏을 한다

[크로스핏의 맛] 0. 시작이 반

저는 크로스핏을 하고 있습니다. 몇 번 그에 관한 글을 쓰기도 해서, 꾸준히 제 글을 읽어주신 분들은 이미 알고 계실 수도 있겠네요. 워낙에 일상이 단촐하다보니, 크로스핏도 그만큼 자주 언급했었는데 오늘을 기준으로 64일차를 맞이했습니다.


제 인생에서 이렇게 꾸준히 운동을 해본 게 처음이라, 곰곰이 생각해보면 참 신기한 일입니다. 3개월 정도 지속하면 정말로 습관이 되기는 하나 봅니다. 이러다 또 언제라도 그만 둘 수도 있으니 쉽사리 긴장의 끈을 놓쳐서는 안 되겠지만요. 하루하루 마음을 다잡고 있습니다.




2019년 9월 23일부터, 오늘 2019년 12월 30일까지 약 3개월 동안 크로스핏을 해오면서도 제 안에서는 왜 하필 크로스핏인가, 나는 어째서 이 운동을 하고 있나 그런 의문이 들 때가 있었습니다. 정답이 있어야 하는 건 아니지만 '이거다' 싶은 이유가 있으면 뭔가 의욕이 더 생기는 법이니까요.


헬스는 지루하고, 크로스핏은 역동적이라 재미있어서? 바벨을 마음껏 들 수 있으니까? 아니면 신체 전반이 강해지는 느낌이 드니까? 뭣 하나 마음에 와닿는 게 없습니다. 그저 '재미있으니까' 혹은 '실컷 땀을 흘리고 난 후의 그 감각이 좋으니까' 같이 단순한 이유인지도 모르겠습니다.


wod(Workout of The Day)를 끝내고 났을 때, 그 쾌감이란. 오늘도 어떻게든 끝을 냈다는 성취감은 이루 말로는 다 표현하기 어렵습니다. 예전에 비해 운동을 끝낸 시간이 단축되었거나, 무게가 늘었다거나 미처 할 수 없었던 단계를 끝냈을 때도 기분이 쩔어줍니다(이보다 더 적당한 표현이 떠오르지 않는군요).


이 맛에 크로스핏을 한다! 그런 생각이 들어요. 물론 항상 즐겁지는 않습니다. 운동을 하고 있는 와중에는 내가 이걸 대체 왜 하고 있을까, 이 고생을 왜 사서 할까, 그만 두면 행복하지 않을까? 수십 수백 수천 가지 생각이 떠오릅니다. 그러나 너무 힘들어서 생각을 이어나갈 겨를도 없어요! 하나만 더. 다음 한 동작만 더!




포기하려고 하는 자신과 타협하지 않으면서 어떻게든 시간을 줄이고, 어떻게든 하나라도 더 하고,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더 들고. 크로스핏은 타인과의 경쟁이기도 있지만 동시에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기도 합니다. 그 사실을 깨달았을 때, 저는 좀 더 크로스핏을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크로스핏이 최고다, 크로스핏이 무조건 좋다 그런 건 아닙니다. 저는 크로스핏의 맛을 알았고, 당분간은 이 운동을 계속 해나갈 것 같습니다. 이 글을 비롯해서 앞으로 <크로스핏의 맛>이란 시리즈를 크로스핏에 대한 관심을 이어나가기 위한 수단이자, 하나의 기록으로 삼으려 합니다.


별 거 아니지만, 기록으로 남기면 다 의미가 있더라구요! 기왕이면 제가 좋아하는 이 운동에 대해서 좀 더 애정을 가져보고 싶었습니다. 그럼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 일전에 크로스핏에 관하여 썼던 글들의 링크

https://brunch.co.kr/@keepingmemory/116

https://brunch.co.kr/@keepingmemory/119

https://brunch.co.kr/@keepingmemory/157

https://brunch.co.kr/@keepingmemory/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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