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색 바랜 단풍잎 낙엽되고
서둘러 익어버린 감은 낙과했다
눈치 없는 더위, 여름인 줄 알지만
겨울 준비하며 떨어지는 가을이다
차 안에서 들려오는 외로운 가을비
따닥따닥, 후두두둑 혼자 요란하다
무지개의 빨주노초파남보 색깔처럼
계절의 경계는 구분이 모호한 파스텔
경계를 가르며 그어진 수많은 직선은
계절을 가르려 내리는 비의 굳은 결심
가을로 성큼 가려고 했던 무거운 욕심
정통으로 맞고 떨어져 낙엽 됐다
청춘의 경계에 쏟아진 무거운 세월의 비
애꿎게 나도 떨어지고 말았다
바닥에 널브러진 난, 어디로 갈까
혼란한 마음은 벌써 혹한의 겨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