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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결혼 0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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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나순이 Jun 21. 2024

결혼과 손익계산

상대가 마치 나의 분신이라도 되는 것 마냥 똑같은 사람이 아닌 이상, 서로 다르기에 맞지 않는 부분은 분명 있다. 아니 너무 똑같은 게 오히려 맞지 않으려나. 어쨌든 그 맞지 않는 일부분을 잘 조율하다 보면 다른 더 큰 이익이 따를 수도 있다.


내 개인적인 경험으로 미뤄봤을 때, 혼자 살던 예전과 함께 살 사람이 생긴 지금을 비교하자면 확실히 지금이 훨씬 낫다. 느낄 수 있는 감정의 깊이가 다르고, 설계할 수 있는 미래가 다르다는 것을 확실하게 느끼고 있다.


생활의 질도 달라진다. 혼자 살 때 1만큼의 생활을 누리기 위해서는 온전히 1만큼의 자원을 스스로 만들어야 하지만, 함께 1만큼의 생활을 누리기 위해서는 각자 0.5씩만 준비하면 된다.


혼자 보다는 함께 하는 게 분명 생활 안정에 효율적이다. 물론 상대가 마이너스인 경우에는 내가 희생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하겠지만. 어떤 부분에 대해서는 마이너스지만 그걸 내가 채움으로써 또 다른 이익을 얻을 수 있다면 그 희생도 기꺼이 할만하다고 본다.


이익이니 마이너스니 하는 이야기를 하다 보니, 내가 괜히 인간관계에 손익계산만 하는 속물처럼 느껴지는데, 여기서 말하는 이익은 단순히 물질적이거나 실체가 있는 것을 떠나서, 추상적인 것도 해당된다. 가령 이 사람과 함께 함으로써 내가 살아갈 이유를 얻는다거나, 더 이상 외롭지 않다거나 하는 식으로 말이다.


하지만 어떠한 경우를 다 따져보고 아무리 계산해 봐도 손해라고 생각된다면, 굳이 관계를 이어나가고자 애쓸 필요는 없겠다. 어쨌든 다들 이것저것 따져보고 최종적으로 결혼을 선택하는 것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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