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브런치북 결혼 03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안나순이 Jun 19. 2024

결혼식과 혼인신고

여기서 말하는 결혼은 결혼식과 혼인신고 등의 형식을 말하는 것이다. 결혼식이라는 행사를 열어서 사람들을 초대하고 그 사람들에게 두 사람 관계의 영원한 결속을 증명해 보이고, 거기에 혼인신고라는 법적인 구속 또한 더한다.


그런 형식을 거치고 나면, 살면서 관계가 위태롭고 삐걱대는 일이 발생하더라도 그 결속을 유지하기 위해서 어떻게든 극복하고 맞춰가려고 애쓰게 되지 않을까. 결국 그런 형식이 있고 없고 가 두 사람의 관계 유지에 어느 정도 영향을 주지는 않을까.


그리고 결정적으로, 애초에 서로 피 한 방울 안 섞인 남이 만나서 신뢰하고 맞춰가며 살아가는 게 쉽지 않은 일인데, 그 쉽지 않은 일을 하기 위해서는 그런 형식이 불가피하지 않을까.


아무튼 저 두 가지 형식이 생각하기에 따라 하등 쓸모없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나에게는 어쩐지 두 사람의 지속적인 관계 유지를 위한 상징적인 일이 될 수도 있지 않나 생각된다. 그것만으로도 그 형식의 필요성은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젊음은 오래가지 않고, 살아가는 동안 환경은 계속 변해갈 것이고, 영원할 거라 믿었던 감정은 달라지고, 모든 관계는 언젠가는 끝날 것이다. 결국 모든 관계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끝나기 마련인데, 관계를 유지해야만 하는 강제성이 부여되고 책임과 의무가 주어진다면 거기에 맞게 계속 노력하면서 살 게 될지도 모르겠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