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일지도 몰라요
사실 하루종일 100% 불행이나 100% 행복한 날은 없을 것이다. 어떤 하루든 잠깐은 좋은 일이 있다. 내가 좋아하는 노래가 들리거나, 신호등이 딱 맞춰 바뀌거나, 회사에서 아무 탈 없이 일과를 마쳤다거나, 길거리에 꽃이 피었다거나, 하늘을 올려다봤는데 높고 파랗게 펼쳐져있다거나. 그러니까 나는 지금도 행복하다. 0.1%라도 행복하다면 행복한 거다.
솔직히 말하자면 지금 내 상황은 행복할 수가 없는 상황이긴 하다. 그런데 내가 지금 행복하다면, 그것은 아마도 내가 나의 행동에 만족하고 있기 때문이다.
• 최악의 상황에서도 나는 최선을 다했다는 것을 내가 안다.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은 이만큼이고, 나는 최선을 다했다. 그렇기에 후회도 없다.
• 내가 통제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는 것도 인정한다. 내가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어떤 결과가 나오든 겸허히 받아들일 수 있다. 나의 능력이나 노력이 부족했던 것이 아닌 그냥 전체적인 더 큰 상황이 그렇기 때문이라고.
• 나를 위한 선택을 할 것이다. 더 큰 시야로 세상을 보고, 내 능력 안에서 언제든지 최선의 선택을 할 것이다. 지금 이 상황이 끝이 아니며 나와 더 맞는, 나와 더 좋은 그런 곳이 있다는 사실을 잘 안다!
누군가가 행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자율성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원하지 않은 상황에 몰리거나, 나의 선택권을 박탈당하거나, 타인의 눈치가 보여서 또는 누군가가 시켜서 어쩔 수 없이... 그런 상황에 노출될수록 무기력해지고 자존감이 없어졌다. 불행해졌다. 갇혀있는 느낌이었다. 목이 답답하고 조여지는 느낌이었다.
남들이 아무리 말려도 내가 선택한 일이면 후회가 없고, 남들이 아무리 권해도 내가 싫으면 괴롭다. 내가 선택하는 삶이 더욱 의미 있다. 그래서 아주 조금의 긍정적인 변화가 생긴다면 나는 숨통이 트인다. 그렇게 숨을 쉰다. 조금씩 천천히, 조금씩 크게 호흡할 수 있다. 오늘을 살아낼 수 있다.
내가 하고 싶은 것들 중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하기
이상은 하늘같이 높고 현실은 시궁창이더라도,
이성을 유지하고 나락으로 빠지지 않기 위해 매 순간 실천한다.
내가 어떤 선택을 하던 나의 것이다. 나만이 내릴 수 있는 결정이고 나의 책임이다. 나의 선택은 존중받을 가치가 있다. 상대에게도 마찬가지이다. 상대가 어떤 선택을 하던 그 사람의 것이다. 그 사람만이 내릴 수 있는 결정이고 그 사람의 책임이다. 그 사람의 선택은 존중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나는 내가 어떤 선택을 할 때 가능한 한 최대한 많은 정보를 알기를 바란다. 누군가가 '나를 위해서' 또는 '내가 상처받을 까봐' 나에게 사실을 말해주지 않는다면 오히려 나는 더욱 상처받고 후회할 것 같다.
나는 남편에게 다른 사람을 마음에 들어왔다면 나에게 말해달라고 했다. 차라리 내가 깔끔하게 이혼해 줄 수 있게. 나만을 사랑한다고 굳게 믿고 있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다른 여자'도' 연인 감정으로 사랑했다면? 그것은 나만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고자 하는 나의 선택권을 박탈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회사에서 사정이 안 좋다면 차라리 솔직하게 공개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차라리 상황을 전부 이해하고 그게 맞춰서 나도 대비할 수 있게. 이 대비가 이직을 하거나 퇴사를 하거나 일 수도 있지만, 만약 신뢰 가는 사람들과 함께 일하고 있었다면 회사를 위해 더 열심히 일 하고 싶은 마음이 들 수도 있으니까. 내가 회사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더 보람을 느낄 수도 있으니까. 뻔히 들여다보이는 거짓말로 교묘하게 숨긴다면 그것 역시 나의 선택권을 박탈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내 주위 사람들에게 혹시 내가 실수한 거나 잘못한 일이 있으면 솔직하게 알려달라고 부탁한다. 내가 인지하고 그 사람에게 맞게 행동할 수 있게. 만약 내가 몰랐다면 그 사람에게 똑같은 실수나 잘못을 반복할 테니까. ㅜㅜ 나에게 직접 말해주지 않고 뒤에서만 욕한다면 악순환만 계속될 테니까. 그것 역시 나의 선택권을 박탈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날 회사 스트레스 때문에 폭발하기 직전, 블라인드에서 운명적인 짤을 봤다. 그래 그 한 명 때문에 나도 떠난다. 이직 사이트에서 이력서까지 다 써놨다. 지원 버튼만 누르면 된다! 그리고 집에 와서 훌루를 보는데 정말 아이러니하게도 이 선서문을 읽는 장면이 있었다.
"I take this obligation freely, without any mental reservation or purpose of evastion."
"어떠한 망설임이나 회피하려는 목적 없이, 자발적으로 의무를 받아들인다."
그렇다. 결국은 내가 무엇을 선택하는지에 달렸다. 나는 현 직장에서 계속 일할 자유도 있고 이직을 할 자유도 있다. 내가 이직을 하던 이 사무실에 남던, 그것은 나의 자발적인 선택이다. 그리고 내가 어떤 선택을 하던 최선을 다하면 된다. 그것으로 충분하다.
직장 동료가 아무리 스트레스를 줘도, 내가 스스로 인정할 만큼 나의 행동만 제대로 하면 된다.
나의 선택은 나의 카르마가 되고, 상대의 선택은 상대의 카르마가 된다.
<남편이 미워질 때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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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남편 덕분에 배운 자존감 대화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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