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출간 후기를 쓰게 된 계기
안녕하세요~
이번 글은 제가 전자책, 종이책, POD 출판을 경험하면서 겪은 일화와 감상을 적으려 합니다. 제 경험에 국한된 내용이고, 솔직하게 상황을 되돌아보며 스스로를 발전시키고 싶어서 쓰는 글이니만큼 감안하고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
1. 출간기획서 작성
2. 출판사 투고
3. 계약서 서명
5. 계약 해지, 다시 투고
6. 출판과 홍보
저는 모든 일에서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출판 과정에서 소통이 참 어렵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예를 들어, 투고를 해도 거절 메일을 보내주는 출판사가 드물어요. 하지만 출판사의 입장에서는 하루에도 수십 수백 통씩 오는 메일에 일일이 답장하기는 어려울 테니 이해는 가요.
다른 경우로는, 이미 계약서를 작성하고 원고 작업을 하는 과정인데도 소통이 어려운 경우였어요. 출판사의 결정사항 또는 변경내용 대해 전달받지 못하거나, 질문에 대한 답장을 얻기도 참 힘들 때도 있었어요. 어쩌면 너무나도 당연한 사안들이라 출판사 입장에서는 설명할 필요조차 없다고 여길지 몰라도, 초보 작가의 입장에서는 많이 당황스러울 때도 있었어요.
그럼에도 내가 저자라면, 내 책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작업해야 할 거예요. 물론 모든 사안이 내가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지는 않을 테지만, 그래도 작가로서 의사를 표현하고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데에 망설이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가장 중요하게 최종본에 대해 꼭 확인을 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합니다!! 왜냐면 제가 그러지 못해 굉장히 후회하고 있거든요 ㅜㅜ
이 작업은 저에게도 출판사에게도 만족스럽지 못하여 결국 계약 해지를 하게 된 경험이었습니다. 이전 글에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조금이라도 마음에 걸리는 일이 생기면 꼭 계약서 사인 전에 모두 조율해야 한다는 아주 단순한 진리를 계약 해지를 하고 나서야 배웠어요 ㅠㅠ
평소 제가 좋아하던 출판사라 단 한 곳에만 투고하고, 출간 제의를 받고 바로 승낙했어요. 그리고 그 사이 위험 신호는 계속 있었는데, 제가 제대로 대처해지 못했었습니다.
- 출간 제안을 이메일로 받고 3주 가까이 계약서 작성을 안 함. 내가 요청하니 그제야 계약서 파일을 보냄.
- 나는 바로 계약서 서명하여 송부했는데, 출판사의 서명을 받지 못함. 2주 동안 안 보내서 내가 요청하니 그제야 스캔본을 보냄.
- 이메일로만 소통하였는데, 담당자의 이름과 직위를 밝히지 않음. 화상 회의 등 없었음.
- 9월 초에 원고 송부, 10월 중 원고 수정 예정이었는데, 10월 내내 연락 없었음.
- 11월 초에 메일로 작업 일정이 늦춰진다고 연락, 12월 중 작업 후 1월 초 출간 목표라고 안내함.
- 그 후 1월 말까지 연락 두절... 1월 31일에 문의 메일 보냈더니 “현재 편집 작업은 진행 중이며, 표지도 90% 완료단계입니다.”라는 답장을 받음
- 최종 원고와 최종 표지를 통보받음.
- 수정 요청 했으나 거절당함
- 계약 해지 확인서
5개월 만에 받은 원고와 표지는 저에게 정말 충격적이었습니다. 최종 표지는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책과 디자인 면에서 거의 똑같았어요. 표지에 사용된 색감, 제목의 글자체, 크기와 배치까지... 전부 비슷했어요. 제가 다른 표지 디자인 아이디어를 제안드리자, 표지는 최종이라며 거절하셨습니다.
최종 원고 역시 이미 내지 작업까지 끝낸 최종 원고라며 수정은 불가하다고 하셨어요. 저는 원고는 출판사에서 원고 수정본을 보내주시고, 저와 의견을 조율하면서 1차, 2차 등의 순으로 함께 작업할 것이라 기대했거든요... 그런데 저에게 단 한마디 안내도 없이 내지 작업까지 완료됐다니...
그래서 다른 작가님들께 출간 과정에 대해 상담해 보고, 보통 출판사에서 작가와 의견을 조율하는 방식으로 작업한다고 알고 있고, 표지와 원고 모두 수정을 원한다고 말씀드렸어요. 제가 자비로라도 전문가분께 의뢰하겠다고 까지 제안했습니다.
“기존 편집자와 진행 방식이 다르다”라고 답장을 받았고, “책의 편집에 출판사의 몫이 작가 몫보다 크다고 생각한다”며, “이 부분에 동의가 어렵다면 작업 진행을 중단하는 것이 좋겠다”라고 하셨어요.
이 말을 들으니, 출판사가 왜 그렇게 작업했는지 이해가 됐어요. 작가보다 출판사가 더 중요하니, 당연히 사전에 작가와 의견 조율할 필요조차 없었을 것이고, 그동안 해왔던 작업 역시 출판사의 독단적인 의사 결정이 아무런 문제가 없는 상황인 것이었어요. 이미 최종인 작업물에 작가가 의사표현을 하는 것 자체가 허용이 안 됐던 것이죠.
저는 출판사와 작가의 의견 모두 동등하게 중요하다고 여전히 믿습니다. 물론 출판사 담당자, 편집자, 디자이너 분들께서 당연히 전문가이시니 출판에 대해 더 잘 알고 계시겠죠. 그렇다고 해서 작가의 의견이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작업 과정에서 작가에게 결정 사항들을 알려줄 수도 있었을 거예요. 어차피 출판사의 의사를 따를지언정, 그 배경과 이유에 대해 설명을 해줬다면 좋았을 것입니다. 특히 제 수정 요청을 검토 여부조차 없이 거절하며, 작가를 배제하고 독단적으로 진행이 되는 그 방식이 정말 아쉬웠어요.
계약 해지 이후에 저는 출판업계 종사자 분들의 글을 검색해 정독했어요. 작가의 입장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출판 과정과, 편집자의 입장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에 확연한 차이가 있었죠. 이제는 양쪽 모두의 입장이 이해는 갑니다.
그리고 되돌아보니 제가 우유부단하게 제대로 대처를 못했던 순간이 많았던 것 같아요. 제가 어떻게 했어야 더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었을지에 대한 고민을 했어요. 몇몇 작업 과정을 거치면서 제가 작가로서 느꼈던 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출판사도 작가도, 좋은 작품을 만들고자 하는 의도는 모두 같을 거예요. 출판이 아무리 힘들고 지친 과정이라 해도, 책을 출판하여 내가 이루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그 목적과 방향성은 잃지 말아야 합니다.
모든 출판 과정에는 갈등도 어려움도 한계도 있을 거예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출판사가 전문가이니 전문가의 의견도 적극적으로 수용하되 작가 자신의 의견도 피력할 수 있어야 하고, 상호 간의 균형을 잡는 것도 필요합니다.
출판사가 어련히 알아서 해주겠지 하는 수동적인 태도보다는, 능동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일정 조율이나 원고 방향 등 여러 문제에 있어서 아무런 설명 없이 연락두절이 되는 경우에도 먼저 연락을 해서 출판사의 입장을 우선 들어볼 거예요. 자잘한 사항들에 대해서도 먼저 질문하고 답변을 들은 뒤, 제 의견도 분명히 전달할 것입니다.
“전체적으로 흐름 위주로만 봐주세요.”
“왜곡된 표현이나 오류인 부분만 피드백 주시면 됩니다.”
“앞으로 계속 수정될 예정입니다.”
라는 말을 듣더라도, 원고 전체 한 글자 한 글자 모두 보며 수정하고 싶은 부분에 대한 의사표현을 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흐름 위주로만 보라고 했으니 진짜 흐름만 본다거나, 앞으로 수정될 것이니 다음 교에 말씀드릴 기회가 있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은 절대 금지! 만약 의견을 내지 않는다면 동의한 것이라 간주할 수 있으니, 원고가 오고 갈 때마다 자세히, 구체적으로, 분명하게 표현할 것입니다.
저는 제안 사항들을 하나의 문서에 정리해서 메일에 첨부파일로 보냈습니다. 그리고 이에 대한 답변을 받는 경우도, 받지 못한 경우도 있었어요. 답변을 받지 못한 경우에는 반영이 됐는지 안 됐는지 각각 확인 요청을 드릴 것입니다. 물론 출판사에서 거절의 의미로 답변을 안 했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거절을 하는 경우에도 안내를 먼저 해준다면 작가 입장에서 훨씬 더 받아들이기 수월했을 거예요.
만약 출판 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묻는다면, 인쇄 전 최종본을 확인하는 것이라고 답할 거예요. 안타깝게도 원고 수정 내용도 작가와 공유되지 않는 경우가 있었고, 회사 내부에서 진행되어 최종 원고로 통보받기도 했어요. 최종이라고 통보받은 원고에 수정 사항을 요청드렸어도, 수정 여부는 판매되는 상품을 구입하여 확인해야 했어요...
만약 원고 작업을 다시 하게 되면 최종본을 요청드려서라도 반드시 확인할 것입니다. 출판 예정 일자에 가까워질수록 출판사는 일이 많이 바쁠 것이고, 세세한 부분은 그 책의 모든 페이지를 속속들이 알고 있을 작가가 다시 한번 확인한다면 분명 도움이 될 거예요. 만약 수정 사항이 반영될 수 없다 하더라도 마음의 준비는 할 수 있으니까요 ㅜㅜ
출판 과정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지만, 여전히 아쉬움도 많이 남습니다. 특히 수정 요청 사항들이 받아들여지지 않더라도, 출판사의 결정권을 존중할 수 있기까지 시간이 걸렸어요. 전문가의 결정이니 그렇게 한 이유가 분명 있을 것이고, 제가 아직 깨닫지 못한 부분도 있을 테죠.
이렇게 책이 출판되면, 다음은 홍보의 세계입니다! 21세기 퍼스널 브랜딩, 셀프 마케팅의 시대에 어떻게 홍보해야 잘했다고 소문날까요? ㅎㅎㅎ
<글쓰기로 우주 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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