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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이 Aug 14. 2023

나의 제모 연대기

** 하와이 Akala Med Spa 레이저 제모 후기 **


결론부터


말하자면, Akala Med Spa 에서 인중, 아래팔, 종아리 세 부위 6회로 $844.38 결제하고 1회 받고 옴 >_< 가격도 저렴하고, 서비스도 빨라서 좋았다!





그날의


발단은 이랬다. 나는 결혼 후 을 더욱 보수적으로 단정하게 입었었다. 물론 나이가 들면서 옷차림이 차분해지는 것은 당연할 수 있고, 좋아하는 스타일은 언제든 바뀔 수 있으니까. 그때는 그게 좋았다. 꽃무늬와 땡땡이는 버리지 못했지만. 하의 길이는 점점 길어져 허벅지를 덮고 무릎을 덮고 정강이를 덮고, 발목까지 점점 더 내려왔다.


그런 순간이 있다. 어느 날 아침 눈을 떴는데 모든 게 바뀐 것 같은 느낌. 요즘 같은 더위에 시원시원한 옷을 사고 싶어졌다. 짧은 원피스도 입고 싶어 졌고 짧은 반바지도 입고 싶어졌다. 쇼핑을 해야 할 때가 왔는가! 하루하루 심심하고 지루하니 돈 쓸 궁리만 하고 있었다.


늘 말하지만 이곳은... 캐쉬를 다발로 들고 가도 살게 없다. 나에게 꼭 맞는 옷들을 사고 싶은데 찾기 어렵다 ㅠㅠ 그래서 스타일 변신으로 옷 쇼핑은 어렵고 뭘 해볼까 에서 시작한 것이다. 이거 해볼까 저거 해볼까 하다가 종아리에 레이저 제모를 해볼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인스타는


정말 요물이다. 정말 무의식 중에 인스타에 나온 광고들 위주로 뭐 할지 생각하게 되니까. 인스타 매일 보는데 그것도 중독, 인스타에서 띄워주는 포스트들 광고인 줄 알면서도 얇은 귀가 팔랑 인다. 그러니까 요새 하루에도 여러 번 나온 광고, 피부미용샵이 하와이에 상륙했다는 내용이 있었더랬다.


미국 전역에 프랜차이즈가 있고, 친절한 스태프와 시술하는 영상까지, 블링블링 화려한 인물들을 보면서 나는 전화 상담 예약까지 신청했다. 그리고 시간 맞춰 받은 전화에는 원더풀~ 어썸~ 그뤠잇~ 해주시는 친절한 목소리에 홀린 듯 따라가다가, 보내주신 견적을 보고 잠시 돈 감각을 상실할 뻔했다. 이 샵은 선불제라 할부로 할 건지, 몇 개월로 할 건지를 물어보시는 스태프의 말에 가까스로 정신줄을 부여잡고 생각해 보겠다고 할 수 있었다.




미국에서


오래 산 동생에게 문자를 했다. “레이저 제모 8+2회 패키지로 3500이면 엄청 비싼 거지? 유효기간 없이 평생 쓸 수 있고, 본토 어느 지점에서도 사용 가능하다는데.” 그럼 1회 350이면 괜찮은 건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런데 문자를 직접 쓰면서, 한국어로 쓰면서 한국 가격으로 생각해 보니 350불이면 거의 50만 원 돈이 아닌가?! ㅋㅋㅋㅋㅋ 정말 정신 제대로 안 차리면 마케팅에 홀려 결제해 버렸을 수도 있었겠다. 바로 한국에서는 얼마나 하는지 검색했는데, 평균 5회 30-40만 원 정도 하는 것 같았다. 동생 왈 “비행기 타고 한국 가서 하고 오는 게 더 쌈. ㅋㅋㅋㅋㅋ”


그럼 미국에서 얼마나 하는지 검색만 해보려 했는데, 이 요망한 핸드폰이 내 위치까지 알아서 내 근처에 레이저 제모 하는 곳을 자꾸 광고로 보여주는 게 아닌가. 심지어 그루폰에는 오늘만! 하는 추가할인까지!!! 6회 350불!!!!! 꺅


나는 급 우리 가계경제가 걱정되기 시작 + 한 번도 써본 적 없는 그루폰에 대한 묘한 불신으로 바로 결제를 안 하고 전화를 먼저 걸어보았다. 박리다매로 이렇게 싸게 올라오면 너무 손님이 많아져서, 내가 바우처를 샀는데도 예약을 못하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에 ㅋㅋㅋㅋㅋ 그런데 전화를 안 받았다 ㅠㅠ 흠 역시 싼 게 비지떡인가





나는


제모를 포기했지만, 알고리즘은 나를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다른 딜을 보여주었다. 또 하나를 찾아서 전화해 봤더니 이미 바우처를 샀냐고, 아직 안 샀으면 가격을 맞춰 줄 테니 샵에 와서 직접 결제를 하라며, 당장 내일 와도 된다고 ㅋㅋㅋㅋㅋㅋ 홍보용으로 그루폰에 올리지만 수수료 때문에 그냥 오라고 하는 것 같았다.


바로 다음 날 부랴부랴 샵에 가서 상담을 하고 시술도 받고 왔다. 미국에서 당장 내일 오란 말을 듣다니! 당일 시술 가능하다는 말을 듣다니~!! 순식간에 열쩡이 짜게 식어버리는 나는 뭔가 하고 싶으면 당장 해야 직성이 풀리는데, 이렇게 8282 해주는 샵을 만난 건 역시 데스티니~~? ㅋㅋㅋ




이곳을


선택한 이유가 있다. 가격을 그루폰에 올라온 할인가로 계산을 하시려 할 때, 내가 어제 추가할인 딜이 있었는데 그 가격으로 맞춰줄 수 있냐고 여쭤보니 아주 흔쾌히 당연히 된다고 해주셨다. (나도 어렸을 때는 이런 질문을 못했었는데 이제는 이렇게까지 실속을 챙길 수 있게 되다니 ㅠㅠ)


그래서 나도 원래는 한 부위만 하려고 했었는데 고민 없이 세 부위를 질러버렸다ㅋㅋㅋㅋㅋ 물론 추가 할인된 가격이었지만, 텍스 붙고 팁을 내니 금액이 생각보다 커지긴 했다. 산수에 약하다 보니 금방금방 계산이 안 돼서 최종 결제액을 보면 매번 놀라지만 그래도 미국 치고는 정말 착한 가격!!


다음 이유는 스태프가 외국인인 것 같은데 뭔가 성격이 엄청 쿨했던 것 같다. 한국에 온 기분 ㅋㅋㅋㅋㅋ 스몰톡이나 과잉 친절이 살짝 부담스러울 때도 있는데, 그런 거 없이 바로 시술대에 누우라고 하고 레이저 쏴주심 ㅋㅋㅋㅋㅋ 30분도 안 걸렸다. 그래서 친절하게 조곤조곤 설명하는 걸 원한다면 조금 안 맞을 수도 있겠다.


또 다른 이유는 우리 회사 건물이랑 한 블락 거리 ㄷㄷㄷ 평일은 8시 - 5시, 주말에도 운영한다. 덕분에 점심시간에 잠깐 갔다 올 수 있음ㅋㅋㅋ 휴가낼 필요도 주말에 나올 필요도 없다. 최고최고!!


마지막 이유는 나는 피부가 강한 편이라 어떤 레이저든 큰 상관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위치와 시간을 가장 중요하게 보고, 기계를 따지지는 않았다. 이 샵에서 쓴 레이저 기계는 이미지 검색 결과 Diode Laser Hair Removal Machine 인 것 같다.







털리스로


거듭나기 위한 나의 노력은 바야흐로 15년 전까지 거슬러간다. 내가 성인이 되어 한국에 처음 도착했을 때, 한국에 레이저 제모가 유행하기 시작했으니. 내가 처음 간 곳은 어느 피부과, 겨드랑이 제모를 받으러 갔었다. 할인 행사가 없었던 초기에는 5회에 30-40만 원 정도로 꽤 고가였던 기억.


원가의 서비스를 받을 때는 부위 전체를 구석구석 정말 꼼꼼하게 해 주셔서 효과도 금방 나는 것 같았다. 이후에 5회 5만 원 이벤트가 우후죽순으로 생기면서 나도 5만 원 결제를 했는데, 이벤트가의 서비스를 받을 때는 레이저를 딱 열 번만 하고 끝남. ㅠㅠ 그래도 레이저의 효과는 놀라웠으니, 15년 전에 받은 시술 덕분에 지금까지 보송보송하다.




옛날에


언니 레이저 제모기 있지 않았냐며, 언니가 하도 자랑해서 아직도 기억한다는 말을 동생이 해줬닼ㅋㅋㅋㅋㅋㅋ 그 제모기로 말할 것 같으면 박한별 제모기로 불리는 초창기 가정용 제모기였다. 가격이 무려 60만 원 ㅎㄷㄷ 대학생이었는데 무슨 열쩡으로 그 비싼 제모기를 샀는지 ㅋㅋㅋ


가정용 미용기계도 참 정성이 많이 필요하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집을 청소할 때, 무선 핸디 청소기로 하느냐 공업용 유선 청소기로 하느냐의 차이랄까. 작은 청소기로는 면적이 넓으면 한참을 돌려야 하고, 흡입력이 약하기 때문에 꾸준히, 자주, 여러 번 청소해야 한다. 아무리 작고 가볍더라도 한참을 들고 있으면 팔도 아프고 대충 하게 되더라 ㅠㅠ 그래서 나같이 즉각적인 결과를 원하는 사람에게는 쥐약과도 같다. 그 비싼 제모기를 진짜 열 번도 안 쓰고 고이 모셔두었다가 결국 비웠다는 슬픈 이야기.




아무튼


레이저 제모 최고~~ 6회 끝나고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기대됩니다 >_<







<외국인 남편 덕분에 배운 자존감 대화법>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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