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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얼라잎 May 12. 2021

02. 모든 처음

아이를 키운다는 건 02화

어린이날이 얼마 남지 않은 주말, 나와 남편은 주말에 아이를 데리고 놀이공원에 놀러가기로 했다.

나는 어릴때부터 커서까지도 놀이공원을 무척이나 좋아해서 짬을 내어 자주 방문을 했는데, 사람이 너무 많은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방문객이 너무 많아 제대로 즐길 수가 없기에 나는 항상 월요일 아침과 같은 평일 오전 시간 방문을 선호했다. 주말이나 공휴일 같이 수 많은 사람들이 몰려드는 날 놀이공원을 찾는 사람들을 뉴스나 기사로만 접하며 정말이지 놀이공원 방문 의지가 대단하다 생각했었다. 


그런 내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봄 주말 놀이공원 방문을 계획하고 있다. 평일에는 좀처럼 시간을 낼 수 없기때문이기도 하지만, 아이가 젖먹이를 벗어나 아기가 아닌 진정한 아이(?)가 된 후 처음 맞는 어린이날이자, 이제는 키가 80cm가 넘어 태어나 처음으로 혼자서 유아용 놀이기구를 탈 수 있다는 사실에 이런 완연한 봄 주말에 놀이공원에 몰릴 인파나 긴 대기줄에 대한 두려움보다 아이가 얼마나 신기해하고 즐거워할까, 어떻게 하면 그 첫 경험이 얼마나 경이로울까 하는 설렘이 앞선다.


아이가 태어난지 일년 반 정도밖에 되지 않았으니 이 아이에겐 모든게 '처음'이다.

첫 걸음, 첫 달리기, 첫 놀이기구, 첫 벚꽃놀이, 첫 크리스마스, 처음 혼자 쓰는 우산, 처음 본 바다...

매 해 겨울이면 어김없이 눈이 내리지만 그 해 처음내리는 눈이라며 '첫 눈'을 기념하고 의미를 부여하는데,

'생의 처음'은 어떨까. 이 '생의 첫' 경험의 의미와 가치는 헤아릴 수 없을 만치 대단한 것이리라. 


자기계발서의 고전격인 '맥스웰 몰츠 성공의 법칙'에서 저자는 "자신감은 성공해 본 경험에서 생겨난다."고 말하며, 아주 작은 성공도 큰 성공의 디딤돌이 될 수 있음을 강조한다. 아이의 첫 경험과, 그를 통해 얻는 작지만 큰 성취-그게 비록 엉망이고 불완전할지라도-를 격하게 축하해주고, 환호성을 지르며 박수를 쳐주고, 너는 정말 대단한 일을 해냈다며 경탄의 표정을 보여주는 것으로 아이의 자신감과 자존감은 쉽게 무너지지 않을만큼 공고해지고 단단해지고 높아질 것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아이가

처음으로 도움 없이 혼자 컵으로 물을 마셨을 때,(결국 물을 흘렸지만)

처음으로 용기내어 혼자 놀이기구를 탔을 때,(결국 움직이지 않고 고정되어 빙빙 도는 곳에 앉긴 했지만)

매번 트램폴린을 탈 때 걷기만 하다 처음으로 두 발을 동시에 뗐을 때,(마음의 눈으로만 볼 수 있을 정도의 0.1mm 정도일 뿐이었지만)

그 시도와 용기와 작은 성공에 마치 로또 1등에 당첨된 것 마냥 소리를 지르고 박수를 치며 아이를 들어 헹가래를 치며 뽀뽀를 퍼붓는다. 활짝 웃으며 상기된 목소리로 "너 정말 대단하다!"라는 말을 하는 것도 잊지 않으려고 한다.


이렇게 아이는 성공한 기억으로 더 큰 성공을 하나씩 하나씩 이루어가며 결국 성공적인 삶을 살리라.

그리고 어떤 어려움이 와도 '나는 뭐든지 할 수 있어'라는 뿌리 깊은 믿음으로 모든 것을 헤쳐나갈 수 있으리라.



아이를 키운다는 건, 

아이의 수 많은 '처음'을 함께하며 축하해주고, 응원해주고, 기억해주는 일이다.

그리고 아이가 그 기억으로 살아가게 돕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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