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기 아동의 생의 첫 경험과 축하 의식이 아동의 생에 미치는 영향
어린이날이 얼마 남지 않은 주말, 나와 남편은 주말에 아이를 데리고 놀이공원에 놀러가기로 했다.
나는 어릴때부터 커서까지도 놀이공원을 무척이나 좋아해서 짬을 내어 자주 방문을 했는데, 사람이 너무 많은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방문객이 너무 많아 제대로 즐길 수가 없기에 나는 항상 월요일 아침과 같은 평일 오전 시간 방문을 선호했다. 주말이나 공휴일 같이 수 많은 사람들이 몰려드는 날 놀이공원을 찾는 사람들을 뉴스나 기사로만 접하며 정말이지 비효율적 놀이공원 즐기기의 극치라 생각했었다.
그런 내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봄 주말 놀이공원 방문을 계획하고 있다. 평일에는 좀처럼 시간을 낼 수 없기때문이기도 하지만, 아이가 젖먹이를 벗어나 놀이기구를 탈 수 있을 정도로 커서 처음 맞는 어린이날이자, 이제는 키가 80cm가 넘어 태어나 처음으로 혼자서 유아용 놀이기구를 탈 수 있다는 사실에 이런 완연한 봄 주말에 놀이공원에 몰릴 인파나 긴 대기줄에 대한 두려움보다 아이가 얼마나 신기해하고 즐거워할까, 어떻게 하면 그 첫 경험이 얼마나 경이로울까 하는 설렘이 앞선다.
아이가 태어난지 일년 반 정도밖에 되지 않았으니 이 아이에겐 모든게 '처음'이다.
첫 걸음, 첫 달리기, 첫 놀이기구, 첫 벚꽃놀이, 첫 크리스마스, 처음 혼자 쓰는 우산, 처음 본 바다...
우리는 매 해 겨울이면 어김없이 눈이 내리지만 그 해 처음내리는 눈이라며 '첫 눈'을 기념하고 의미를 부여하는데, 하물며'생의 처음'은 어떨까. 이 '생의 첫' 경험의 의미와 가치는 헤아릴 수 없을 만치 대단한 것이리라.
자기계발서의 고전격인 '맥스웰 몰츠 성공의 법칙'에서 저자는 "자신감은 성공해 본 경험 에서 생겨난다."고 말하며, 아주 작은 성공도 큰 성공의 디딤돌이 될 수 있음을 강조한다. 작은 성취가 큰 성공의 기반이 됨을 주장한 연구도 오래 전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매우 많이 찾아볼 수 있다.
Weick (1984)는 작은 성취를 통해 더 큰 성취로 나아가는 과정을 설명하며, 각 작은 승리가 긍정적인 피드백을 제공해 다음 성취로 나아가는 동력이 된다는 “Small Wins Theory(작은 성공 이론)”을 제시하였고, Amabile & Kramer (2011)는목표를 향한 작은 진전이 동기 부여와 성공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주장하며, 작은 성취는 몰입과 생산성을 높이고, 도전적인 프로젝트에서도 지속적인 동기를 제공하고, 이러한 작은 승리를 인식하고 축하하는 것이 성취감을 강화하며, 더 큰 성공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준다고 설명했다. Cheyette & Cheyette (2021)는 작은 성취를 인식할 때 뇌의 보상 시스템이 활성화되어 도파민이 방출되고, 이는 긍정적 행동을 강화하고 더 큰 목표를 향한 진전을 촉진하므로 작은 성취를 축하하는 것은 삶의 만족도와 동기를 높이고 장기적인 성공을 달성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주장하며, 결과적으로 작은 성취를 반복적으로 기록하는 습관 하나가 궁극적으로 장기적인 행동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Smith(2019)는 작은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성취함으로써 장기 목표를 달성해 나가는 과정에서 작은 단계로 나뉘어진 각 단계를 성취할 때마다 동기 부여가 강화됨을 증명했다. 또 다른 연구로는 작은 성취와 창의성에 관련된 것인데, Oleynick et al. (2014)는 작은 성취가 창의적 영감과 계속해서 이어지는 창의적 흐름에 어떻게 기여하는지를 강조하며 작은 성취를 인식하고 축하하는 것이 더 큰 창의적 목표를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작은 성취를 기념하는 것은 창의성을 높이는 것과도 직결된다는 것이다.
결국 작은 성취는 더 크고 장기적인 목표에 도전할 동기를 부여해주고, 자기 효능감을 높여 목표를 향한 추진력을 강화하는, 한 사람의 인생을 통째로 바꿀 수 있을만큼 매우 중요한 것이다.
문득 스타트업 성공신화의 대표격인 마켓컬리의 김슬아 대표가 방송 인터뷰에서 어릴 때 자신의 아버지가 매일 ‘내가 오늘 잘 한 일'을 꼭 적게하셨다고 말했던 것이 떠오른다. 그렇게 매일 나의 작은 성취를 하루도 빠짐없이 기록하며 기념한 아이가 자라 갓 시작한 스타트업임에도 당시까지 대기업도 감히 시도하지 못했던 독창적인 새벽 배송 시스템을 최초로 도입하여 정착시킨 인물이 된 것이다. 과연 어릴 때부터 작은 성공을 하나하나 쌓아가고 기념한 사람이라 가능했던 파격적이고 창조적인 도전이 아닐까 싶다.
아이의 첫 경험과, 그를 통해 얻는 작지만 큰 성취-그게 비록 너무나 작고 보잘것 없으며 엉망이고 불완전할지라도-를 격하게 축하해주고, 환호성을 지르며 박수를 쳐주고, 너는 정말 대단한 일을 해냈다며 경탄해 마지 않는 표정을 보여주는 것으로 아이의 자신감과 자존감은 쉽게 무너지지 않을만큼 공고해지고 높아질 것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아이가
처음으로 도움 없이 혼자 컵으로 물을 마셨을 때,(결국 물을 흘렸지만)
처음으로 용기내어 혼자 회전목마를 탔을 때,(결국 움직이는 말이 아닌 고정되어 빙빙 도는 마차에 앉긴 했지만)
매번 트램폴린을 탈 때 걷기만 하다 처음으로 두 발을 동시에 뗐을 때,(고작 마음의 눈으로만 볼 수 있을 0.1mm 정도일 뿐이었지만)
그 시도와 용기와 작은 성공에 마치 로또 1등에라도 당첨된 것 마냥 소리를 지르고 박수를 치며 아이를 들어 헹가래를 치며 뽀뽀를 퍼붓는다. 활짝 웃으며 상기된 목소리로 "너 정말 대단하다!"라는 말을 하는 것도 잊지 않으려고 한다.
[참고문헌]
Amabile, T. M., Kramer, S. J. (2011) The Progress Principle: Using Small Wins to Ignite Joy, Engagement, and Creativity at Work. Harvard Business Review Magazine, May, 2011.
Cheyette, B., Cheyette, S. (2021) Why It's Important to Celebrate Small Successes. Psychology Today, November.
Oleynick, V. C., Thrash, T. M., LeFew, M. C., Moldovan, E. G., Kieffaber, P. D. (2014) The scientific study of inspiration in the creative process: challenges and opportunities. Frontiers in Human Neuroscience, 8, article 436, 1-8.
Smith, R. (2019). How to make your small wins work for you. ideas.ted.com, January, 2019.
Weick, K. E. (1984). Small Wins: Redefining the Scale of Social Problems", American Psychologist. 39, 40-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