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금과 함께 세계로 기차 타고 대륙을
모스크바를 떠난 기차는 밤새 달려 상트페테르 브로크 역에 도착하였다.
기차에서 내리자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붐비고 또 노숙자 비슷한 사람들이 말을 걸어올까 봐 기차역에 계속 있을 수가 없어 인근의 패스트푸드점을 찾아 나섰다. 기차역에도 식당 등이 있었으나 다국적 기업의 패스트푸드점에서는 Wifi가 잘 되지만 일반 식당에서는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인터넷 검색을 위해서는 비를 맞고 찾아 나서야 했다.
겨우 식당을 찾아 아침을 시켜 먹으며 날이 새기를 기다린다. 한국에서 예약한 숙소 검색도 하고 지도를 찾아 주소도 적으며 러시아의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의 여행을 시작하였다.
얼마간의 휴식을 취한 후 숙소를 찾아 나서 지도로 대충의 위치를 파악하고 버스를 타고 근처에 갔는데 주소의 번지가 나타나지 않는다.
지나가는 나이 든 남자에게 주소와 전화번호가 적힌 메모지를 보여주며 여기가 어디냐 물어보니 한참을 씨름 한 끝에 숙소를 찾긴 찾았는데 보안도 문제고 화장실도 이 집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고 상점에서 쓰는 공동 화장실을 이용해야 되는 등 도저히 잠을 자고 휴식을 취하기에는 환경이 열악하여 인터넷 검색을 하여 조금 비싸기는 하지만 그래도 시설이 괜찮은 숙소를 찾아 나섰다.
무거운 배낭을 메고 숙소를 찾아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겨우 숙소를 찾아가니 숙소에서 실랑이가 벌어진다. 4일을 묵는다 하니 비자를 내놓으라고 하더니 지금은 비자가 면제되었다고 하니 거주지 증명을 내야 된다고 또 트집이다. 일주일이 넘어야 그런 것이 필요하지 않느냐 하니 아니라고 따지다 나도 지치고 직원도 지쳤다. 나중에 문제 되면 내가 책임진다 하고 겨우 마무리되어 짐을 풀고 나니 전날부터 시작된 야간열차 여행 등의 피로가 겹쳐 그냥 숙소의 침대에 누워버리니 일어나기 힘들어 쉬기로 한다.
다음날은 아침 일찍부터 관광에 나선다. 숙소가 시내 중심가에 있어 걸어 다니며 피의 사원과 러시안 박물관 등을 둘러보고 성 이삭 성당의 전망대에도 올라가며 시내 관광을 하였다.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돌아다니며 느낀 점은 정말 여기는 전에 보았던 시베리아의 다른 도시와는 정말 다른 세상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상상했던 그 이상의 문화와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나라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나 그런 생각도 잠시 시내를 돌아다니다가 갑자기 비를 만나 처마 밑에서 비를 피하고 있다가 버스가 다가와 어디로 가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타고 보자고 달려가는데 나를 중심으로 몇 명의 사람들도 같이 버스에 타면서 나를 에워싼다. 그리고 어떤 손이 앞에 맨 가방으로 손이 다가와 가방을 열려고 한다. 가방의 지퍼 있는 곳을 잡고 손으로 쳐 내가 가방을 움켜 주고 있다는 신호를 보낸다. 즉 내가 너희들의 정체를 알았으니 포기하라는 무언의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을 뿌리치고 아내와 함께 버스에서 내린다. 가슴을 쓸어내리는 순간이었다. 나를 에워싸고 버스에 같이 탔던 사람들은 버스에서 승객들의 지갑이나 가방을 터는 도둑 들었던 것인데 다행히 아내가 주의를 주는 바람에 가방을 꼭 쥐고 있어 화를 면할 수 있었다.
언젠가 그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버스에서 위와 같은 일이 있었는데 소리를 질렀다가 나중에 그들의 패거리들에게 보복을 당했다고 한다. 여행객들은 정말 주의에 주의를 다 해야 하고 위기에 처했을 때 대처를 잘해야 여행을 계속할 수 있다. 이방인인 여행객들은 언제나 그들의 표적이 되기 때문이다.
강도에게 그런 일을 당하고 나니 조금은 무서워지기도 한다. 그러다가 인근의 식당으로 가서 밥을 먹고 있는데 한국말이 들려온다. 반가운 마음에 인사를 한다. 젊은 엄마와 초등학교 4 ~ 5학년 되는 학생이 같이 식사를 하다 반갑게 인사를 받아준다. 두 모자는 한국 상사원 주재원의 가족이란다.
이야기를 하다 우리가 버스에서 강도들에게 당한 이야기를 해 주니 최근에 한국에서 온 상사 주재원의 부인들 몇 명도 강도들에게 지갑을 다 털렸다고 한다. 그러다 우리는 동해에서 배를 타고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기차로 20일에 걸쳐 여행하면서 여기로 왔다고 하니 그 학생이 그런다, 엄마 저 사람들 미쳤나 봐요. 비행기 타면 바로 오는데... 해서 우리 모두 오랜만에 웃었다.
다시 이른 아침 일찍 숙소를 나와 여름 궁전으로 향하는 길. 지하철을 타고 또 버스를 갈아타고 가야 한다.
인터넷으로 지하철역을 확인하고 지하철을 타기 위해 내려간 곳이 아주 근사하다. 모스크바도 지하철이 무척 아름다웠는데 여기도 무슨 문화재를 방문한 것과 비슷하였으나 지하철은 굉음을 내고 들어 왔다가 다시 굉음을 내고 출발한다. 하기야 모스크바나 여기도 지하철 투어도 별도로 있다고 한단다.
버스에 내려 여름 궁전을 들어갈 때는 또 비가 오기 시작한다. 정말 유럽은 비가 많이 오고 날씨도 별로 좋지 않다. 그래서 러시아 사람들은 표정이 밝지 못한 걸까?
비가 와서 많은 사람들이 오지 않았나 싶었는데 분수 쇼를 할 때는 엄청난 인파가 몰려들었다. 단체 관광객이 분수 쇼 시간에 맞춰 들어오니 사람으로 만원을 이룬다.
또 분수 쇼 시간에 맞춰 시내에서 배를 타고 오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이유 중의 하나다. 지하철과 버스를 갈아타고 오는 것과 배를 타고 오는 것과의 차이가 많아 우리 같은 배낭족은 배를 탈 엄두가 나지 않았다.
러시아에서의 여행을 마무리하며 생각하니 스마트 폰에만 의지해 지도를 찾고 숙소를 검색하여 들어가고 관광지도 오로지 스마트 폰에 의지해 돌아다녔으니 여행이 부실하기도 했다는 생각이다. 그렇지만 둘이서 알차게 돌아다녔다고도 생각된다.
또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친절했고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도움의 손길을 아끼지 않았다. 길을 찾을 때 그랬고 바이칼 호수에서 돌아올 때 표가 모두 매진되어 택시를 타거나 돌아오지 못할 위험에 처해 있을 때 버스 기사의 노력으로 다시 돌아오는데 어려움을 겪지 않았으며 이르크추크의 숙소에서도 부부의 따뜻한 마음이 여행의 즐거움을 더해 주었으며 모스크바에서 만난 한국인 교수님의 도움으로 많은 여행의 정보도 얻고 같이 돌아다니며 도움도 많이 받았다.
시내로 다시 갈 때는 배를 타려 했으나 어차피 우리는 크루즈를 타고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헬싱키로 가야 되니 꼭 배를 탈 이유가 없었다.
그렇게 상트페떼르부르크에서의 일정이 마무리된다.
이제 또 다른 새로운 여행이 시작된다. 유레일 패스로 2개월, 그리고 스페인에서 미국으로 가는 크루즈 여행과 미국에서의 여행, 가능하다면 남미까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