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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사장 Oct 26. 2024

나는 오늘도 편의점으로 출근한다.

8년 전  나는  고소하고 달콤 쌉쌀한 커피 향이 가득한 카페로 출근을 했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좀 과장되게 얘기해서

두 집 건너 카페가 생겨나는 바람에

수익이 점점 줄어들게 되면서 어쩔 수 없이 문을 닫게 되었다.

그래서 새로운 사업을 찾다

오늘도 내가 출근하는 편의점을 하게 되었다.

편의점 구조를 모르는 사람들은 편의점은 물건을 내주고 계산만 하면 된다라고 생각하겠지만

그 속에 내부를 파헤치고 들여다보면

여간 힘든 일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그렇다고 편의점 운영에 어려움을 하소연하려고 하는 건 아니다.

시급에 노동을 제공하며

살아가는 이들에 삶을 들려주고 싶어서 글을 쓴다.

물론 그들에게는 허락받지 않은 이야기들이지만 

평범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나에게는

신기하기도 하고 소설이나 티브이에 나올 법한 삶 같아  글을 쓰게 되었다.

편의점은  365일 24시간  돌아간다.

24시간 운영되는 과정 안에는 물건을 계산하고  정리하고 청소를 한다. 

매장마다 시간 배분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내가 운영하는 매장은  7명에 근무자가 근무를 하고 있다.

편의점 특성상 매장에 고정 근무자는 극히 드물다.

본래 자기에 직업을 찾기 위한 잠깐 들렀다 가는 만큼 근무자 변동이 심한 곳이다.

나도 3~4년만 하고 말아야지 했었던 것이 어느새 7년 차에 접어들었다.

사람들은 자기가 알고 있는 시공간이 

얼마나 작은 건지

모르고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나 역시 내가 알고 보는 세상이 다인 줄 알고 살아왔다.

하지만 편의점을 하면서 세상에는

너무나 다양한 삶이 존재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중에 가장 놀라운 건 아직도 우리 사회에

어둠을 직면하며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생각 외로 많다는 것이다.

어린 나이에 가정에 경제를 책임지는 사람,

부모가 불치병에 걸려 병원비를 벌기 위해

투잡으로 야간 일을 하는 사람,

고아원에서 살다 성인이 돼서 자립하기 위해 일하는 사람 그 밖에도 다양한 나이에 다양한 사연을 들고 일하러 온다.

7년 동안 많은 사람들이 일하러 왔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이 두 사람 있다.

한 사람은 22살에 남자 애이고 또 한 사람은 20살에 여자 애다.

20살이 넘은 나이인 만큼 애라는 표현이

안 맞을 수도 있겠지만 그 나이 또래 

자녀를 둔 내 눈에는 마냥 어린애들로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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