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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최고의 아침 루틴

나는 매일 미라클 모닝을 경험한다

by 프로성장러 김양


나는 매일 아침 알람의 도움 없이 눈이 떠지는 시간에 일어난다.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나면 뇌가 알아서 일어나라고 내게 신호를 보낸다는 사실을 경험으로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평균적인 기상 시간은 5시에서 6시 사이.

그다지 빠르지도 않고 늦지도 않은 시간 어디쯤이다.

지나치게 컨디션이 좋으면 4시쯤 잠에서 깰 때도 있지만 반대로 너무 피곤하면 6시를 넘기기도 한다.

일찍 일어나면 시간을 더 잘 쓸 수 있어 좋고, 평상시보다 늦게 일어나도 잠을 잘 잤으니 그것으로 충분하다.


"나만의 미라클 모닝"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절대 일어나는 시간에 집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아침의 기적을 경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 몸과 정신이 필요로 하는 수면을 채우는 일이 장기적으로 봤을 때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의 아침 루틴에는 나름의 유연성이 있다.

오로지 나 자신의 웰빙을 위함이다.



1. 멍 때리기


나는 눈을 뜨자마자 바로 자리를 박차고 벌떡 일어나지 않는다. 일어날 기운이 충분하게 채워질 때까지 10분에서 20분 정도 침대에 누워 천천히 정신을 차린다. 가끔씩 이 시간이 더 길어질 때도 있다. 하지만 절대 서두르지 않고 아침 시간의 멍 때림을 즐긴다. 자발적 멍 때림은 뇌의 휴식뿐 아니라 자연스러운 정신 차림에도 큰 도움이 된다.



2. 수분 채우기


어느 정도 정신이 들면 침대에서 나와 미리 준비해 둔 물 한 잔을 마시고, 내 몸이 늘 부족하다고 아우성치는 영양소인 철분도 꼭 챙겨 먹는다.



3. 글쓰기와 책 읽기


몸에 수분을 채운 뒤에는 내가 좋아하는 일, 즉 하고 싶은 일을 제일 먼저 한다.

종이에 일기를 쓸 때도 있고,

브런치에 글을 쓸 때도 있다.

블로그에 책리뷰 글을 적을 때도 있고,

책을 읽으며 독서노트를 적을 때도 있다.

그게 무엇이든 내가 책상에 앉아 제일 먼저 하는 일은 그저 내가 하고 싶은 일이다.

그리고 그건 대부분 글쓰기나 독서와 관련이 있다.

글쓰기나 독서에 어느 정도 시간을 들일지도 따로 정해두지 않는다. 내 기분이 내키는 대로, 시간이 허락하는 만큼만 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는 그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여유롭게 보낼 수 있는 나만의 아침 시간을 사랑하는 것이다. 지나치게 고요하고 평화로운 이 시간을 말이다.

이 시간만큼은 오로지 나 자신만을 위한다는 생각으로 어떤 성취를 이뤄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거나 사회의 기준에 나를 껴맞추지도 않는다.

그저 기상 직후에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온전한 나 자신이 된다.

좋아하는 일을 반복하면서 내게 필요한 하루의 에너지를 채워 나가는 것이다.

글쓰기와 책 읽는데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지 따로 기록해두진 않지만 보통은 30분에서 1시간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 평상시보다 시간이 부족하면 더 짧아지기도 하고, 여유가 있으면 더 길어지기도 한다.

나는 파워 J이지만 이 시간만큼은 내 마음이 가는 대로 충분한 자유를 허락하고, 자율성을 맘껏 발휘한다.

이 시간만큼은 온전한 나의 시간이라는 생각으로 말이다.



4. 운동


운동은 내가 제일 싫어하는 일 중 하나다. 하지만 40대가 되니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꼭 해야 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은 그렇지만 하기 싫은 마음은 어쩔 수가 없었다.

"오늘부터는 꼭 뭐라도 해야지" 매일같이 굳은 결심을 했다가 "시간이 없네? 내일부터 하지 뭐"라고 생각하며 포기하기 일쑤였다.

이렇게 운동은 글쓰기나 책 읽기에 비해 늘 뒷전이었다

'아직은 내 몸과 마음속에 에너지가 부족한가 봐'

'에너지가 채워질 때까지 좋아하는 글쓰기와 책 읽기만 반복하지 뭐' 하는 생각도 들었다.

매일 조금씩이라도 운동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실천이 쉽진 않았다. 내가 너무나도 싫어하는 일이어서 더 그랬던 것 같다.

그러는 와중에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정신 상태는 물론 몸의 에너지도 완전하게 바닥이 났다. 아무리 글을 열심히 쓰고, 내 감정을 들여다보며 마음을 달래도 심신이 괴로웠다.

내가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예전처럼 일상생활을 잘 이어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다시 회사에 나가는 일도 쉽지 않았다.

계속해서 연차를 쓰며 쉬고 있던 어느 날, 예쁜 우리 동네를 한 번 달려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몸이 축축 처지는 기분이 들 땐 오히려 몸을 움직여야 한다는 말을 들었던 기억이 나서였다.

첫날은 200m를 달리고도 숨이 찼다. 오기로 600m를 겨우 채우고 들어왔는데 숨이 턱턱 막혔다. 그런데 웬걸? 개운하게 찬물로 샤워를 하고 나오니 하루 종일 심신의 컨디션이 꽤 나아진 기분이 들었다.

돈도 안 들이고 5분 정도 투자한 "달리기"에서 최고의 가성비와 가심비를 경험하고 굉장히 뿌듯해진거다.

내겐 꽤나 놀라운 경험이었다.

이때부터 매일 아침에 5분씩이라도 달리자는 결심을 했다. 첫날에 힘들었던 이유가 처음부터 전속력으로 달리다 빨리 지쳤기 때문이라는 사실도 알게 됐다.

나는 이렇게 5분으로 시작한 달리기를 5개월째 잘 이어가고 있다. 처음에는 5분으로 가볍게 시작했지만 10분, 15분씩 몸이 허락하는 한도 내에서 시간을 천천히 늘려나갔다. 이제 연속으로 30분까지도 잘 달릴 수 있게 되었다. 놀랍게도 주말에는 한 시간씩 달릴 때도 있다.

나는 달리기를 하면서 오로지 자연이 보여주는 풍경과 소리에만 집중한다. 음악도 듣지 않는다. 내 머릿속에 들어오는 생각과 나가는 생각도 그대로 내버려 둔다.

그러다 보면 복잡했던 생각이 자연스럽게 정리되고, 오늘 빠르게 처리해야 할 일과 시간을 두고 고민해야 할 일이 알아서 나눠지기도 한다.

책에서 읽은 내용을 어떻게 삶에 잘 적용하면 좋을지에 대한 생각도 마구잡이로 떠오를 때가 많다.

어떤 글을 쓰면 좋을지에 대한 아이디어가 번뜩 생각날 때도 있다.

아빠가 그리워서 슬퍼지는 마음도 굳이 밀어내지 않고, 충분히 느낀다.

나는 어둠이 걷히고 밝아지는 아침의 풍경도 좋고, 한 바퀴를 돌았을 때 나타나는 매일 다른 모습의 산도 사랑한다. 어떤 날은 안개에 가려져 있고, 어떤 날은 지나치게 푸르르다. 이 푸르름의 색도 각양각색이라 이제 아침에 나갈 때마다 오늘은 산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가 되기도 한다. 아침마다 지저귀는 새소리는 그 어떤 음악 소리보다도 내 마음을 풍요롭게 채워준다.

나는 아침마다 달리면서 주택단지로 이사오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을 한다.

여전히 달리기를 하러 나가는 귀찮음과 달릴 때의 힘듦이 있지만 운동 후 샤워까지 마치고 난 뒤 느끼는 상쾌함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내 삶의 에너지원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밖으로 나가는게 귀찮고 싫으면서도 운동복을 주섬주섬 챙겨입고, 달리기를 하러 집을 나선다.



5. 그리고, 출근 준비


달리기를 마치고 돌아오면 한여름에는 땀이 뻘뻘 나서 찬물샤워도 가능했다.

찬물 샤워를 마치면 나의 에너지는 100퍼센트로 채워진다. 전날 미뤄뒀던 설거지도 할 여유가 생기고, 아이와 남편의 아침도 챙길 수 있다. 아이가 학원에서 오래 있는 날엔 간식도 챙기고, 요즘엔 내 점심을 싸는 일까지도 가능해졌다.


나에게 편하고 좋은 미라클 모닝 루틴을 완성하고 나니 일어나기 힘들어서 괴로웠던 아침 시간이 사라졌다.

나는 매일 아침이 기다려지고, 잠들면서도 내일 아침에는 어떤 생산적인 생각이 떠오를지 기대한다.

오로지 나 자신에게만 집중하는 아침 루틴을 만들었더니 아침이 기다려지는 기적이 이뤄진거다!


물론 나에게 잘 맞는 아침 루틴을 만들기까지의 과정이 수월하기만 했던 건 아니다.

책에서 알려주는 좋다는 것을 한 시간 안에 다 하려고 했다가 일주일 만에 지쳐서 그만둔 적도 있고, 다른 사람들은 다 잘하는데 왜 나는 안되나, 자책했던 적도 많다.

하지만 그 과정을 통해 나만의 속도를 알았고, 나만의 맞춤형 루틴이 있다는 사실도 알 수 있었다.


언제나 그렇듯 좋은 것은 쉽게 오지 않는다.

쉽게 오는 것들은 쉽게 떠난다.

그러니 어렵더라도 실패와 성공을 반복하며 공들여서 나만의 아침 루틴을 만들고, 꼭 미라클 모닝을 경험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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