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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희 May 07. 2021

아기보단 강아지를 좋아해

내 인생은 내꺼, 네 인생은 네꺼

지금은 아기보다 강아지가 좋다.  둘을 함께 이야기하는 이유는 아기와 강아지가 나에겐   보호해야  여린 존재라서다. 그리고  하나, 오랜만에 만난 어른의 단골 멘트인 

애는?

에서 왔을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아기와 강아지, 내가 이 둘에게 느끼는 호감도에는 차이가 있다.


나는 어느 정도의 적당한 간격을 두고서 하는 소통이 좋다. 그런데 아기와 소통을 하는 행위에서는 그럴 수가 없다. 그의 액션과  피드백 사이에서 주고받아야   복잡하고도 역동적으로 얽혀있다. 응애응애, 으아앙! 아기의 시그널에 무덤덤한 편이라면  상관이 없겠지만 나는 하나하나 자동으로 반응하는 편이다. 위험하지는 않을까, 실수하진 않을까 융털마저, 뉴런마저 바짝 서는 기분이다. 그만큼 아기를 대할  에너지를 많이 끌어다 쓴다.


강아지는 심플하다. 복슬거리는 털로 마구 달려오는 강아지. 그는 자신이 예쁨 받기를 원한다. 나는   모습에 세상이 환해지며 비축해놓은 애정 전부를 아낌없이 준다. 그것으로 우리의 쌍방향 소통은 완성이다.


몰랐는데 가만히 살펴보니 내가 멀티태스킹이  되는 사람이다. 20 때는  번에 여러 일을 착착한다고 꽤나 기특해했었다. 어디선가  건데,  번에  가지 이상 집중하는  집중을   거라는  분석이 있더라.  말은 맞는  같다.  시간에 동시다발적으로 집중하는  아니라 집중의 이동이 예민하게 휙휙 옮겨가는 것일 뿐이다. 그때는 그게 신이 날만큼 잘됐다. 그런데 지금의 나는 민첩하게 집중을 이동시키는 잉여 에너지가 전보다 부족하거나 혹은 둔감한  같다. 그래서 무엇인가  가지에만 몰두하는  훨씬 편안하다고 본능적으로 느낀다.


그래서일까? 아기를 보면 왠지 마음이 분주하고 마냥 즐겁지만은 않다. 그러나 강아지를 보고 있자면 단순하게 날뛰는  마음이 꼬리 치는 강아지와  닮았다.


우리 집에는 2.5 푸들 돌프가 산다.  번은 집에 놀러  동생이 내가 강아지를 대하는 모습을 보며 물었다. “언니는 돌프가 매일 봐도 예뻐?”

그러게. 익숙해질 법도 한데 어쩐지 매일 봐도 새롭고, 날이 갈수록 예쁘다. 아침에 눈을 뜨면 강아지가 그의 턱이나 궁둥짝을 내 얼굴에 빠짝 붙인 채 잘 때가 있는데, 잠시 그 온기를 느끼고 있으면 감사한 마음이 절로 충전된다.


잠꾸러기 돌프


“돌프 잘 잤쩌영??”


강아지와 대화할  혀가 반토막이 되는  댕댕계 1원칙이자, 정상 반응이다.


엄마, 아빠나 시부모님이 보시면 몹시 서운해할 글일지 모르겠다. 주변을 둘러보면, 현재  또래 여성들은 다양한 이유로 아이에 대한 호감을 느끼지 않는다.  하나 간수하기도 힘들어서, 육아를  만한 상황이 아니라서, 둘이 사는  경제적으로도 빠듯한 세상이라서, 가장 단순한 이유로는 누구를 돌보는  귀찮아서. 아기와 강아지를 나란한 레벨로 논한다는 자체에 분노할 어르신이 계실지도 모른다. 혀를 끌끌 차는 의견이 있다는 것도 안다.


그러나 강아지도 아기도 선택과 책임  그것이라 생각한다(물론 아기는 선택으로'' 생기는  아니지만). 덧대어, 마음이란 상황에 닿으면   나름대로 적응하고 애정하며 흘러가는 .


아기를 낳을 때가 되면 나을 것이고, 만나지 못할 인연이라면  그럴 것이다. 만나게 된다면 애정이 강아지에서 그리로 옮겨갈 테고, 마음이 둘로 나누어지는 건지, 둘이 넷으로 불어나는 건지는 가봐야  일이다.


더구나  캐릭터를 아는 주변인이라면 이렇게 말할지도 모르겠다. "하이고, 팔불출 엄마나 되지 ."

그래, 나는 그러지 않으리라 장담할 자신이 없는 사람이지만 현재는 그렇다. 아기보다 강아지가 좋은 지금의 이 마음을 부정해야 할 필요도, 그러고 싶은 마음도 없다.


개 끌어안고 살면 어떡한대?
아기를 낳아야지

길 가는 어르신들의 드넓은 오지랖에도 웃어넘길 수 이유다. 뿡.

 

귀여움 중에서도 최고 귀여움은 쬐끄만 인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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