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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친절한 마녀 Jun 30. 2023

[더 토크뷰_마케터 편] B2B에서 보란 듯이 마케터

마크애니 마케팅팀 김경년 팀장

[더 토크뷰]는 마케터가 협업하는 대내외 여러 직군의 사람들을 만나 슬기롭게 소통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친절한 마녀의 B2B 마케팅] 매거진 속 코너입니다.  이를 통해 각각의 마케팅과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다양한 시각과 통찰을 얻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다른 기업에서 일하는 마케터, 개발자, 디자이너, 그리고 CEO 등의 이야기를 통해 ‘나만 겪는 문제가 아니구나’, ‘이렇게 생각하고, 행동할 수도 있겠구나’하는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여섯 번째.  결국 해내는 사람


네? 소설가 같은 마케터라고요??  
허구, 사실이 아닌 이야기... 픽션을 쓰는 사람, 뭐 이런 말이 떠오르는데
안 그래도 마케팅은 거짓말이란 오해를 종종 사기도 하는데
소설가 같은 마케터라고요???


그는 왜 어쩌다 소설가 같은 마케터가 되고 싶은 걸까요?

궁금하신가요? 궁금하면?

.

.

.

(저 그런 지난 유행어 하는 사람 아닙니다. 혹시 마음속으로 그 말을 떠올리신 분 있으세요? 그럼 500원입니다.  솔직히 고백해 주세요.^^)


오늘의 마케터 이야기를 들어봐 주세요.  


만나기 5분 전 그리고


여기 보이는 노란 빵집 오늘은 그를 두 번째 만나는 날, 마음은 이곳에 이미 와 있지만 가슴이 떨려오네~

(이거 그 노래 아니냐고요? 네, 맞습니다.  그 노랫말 바꾼 거예요. 아시는 분?^^)


노래까지 흥얼거리니 마녀가 얼마나 들떴는지 아시겠죠?  

코로나 엔데믹 시기에 접어들어 처음, 그러니까 대략 1년 반 만에 토크뷰로 마케터를 만나는 거더라고요.

그러니 제가  얼마나 신이 났겠어요.  그렇게 들뜬 마음에 아이스브레이킹을 어떻게 할까 고민했는데, 고민이 아주 아주 무색했답니다.


만나서 인사가 끝나자마자, 요즘 전시회나 세미나 동향이 어떤지 묻는 그에게 나름의 정보를 전했어요. '뭐 이런 투철한 직업 정신을 가진 마케터가 있지?' 속으로 생각하면서 말이죠.  그리고 자연스레 이런저런 마케팅 이야기를 주고받았는데, 오랜만에 신선한 아이스브레이킹이었다고나 할까요. 마케팅에 진심인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건 언제나 참 즐거운 일입니다.


큰 소리로 웃기보다 조용한 미소를, 큰 소리로 말하기보다 조근조근 말하는 그에게서 진~한  신중함이 느껴져 저도 같이 진중해져 귀를 쫑긋해서 듣고, 한 박자 쉼을 가지며 차근차근 말하고 질문을 하게 되었는데요.  질문과 얘기가 섞여 인터뷰인 듯 대화인 듯, 아무튼 마케팅과 마케터에 대한 생각을 마치 선후배마냥 주고받은 기분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그럼 그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실까요?


돌연한 출발


자기소개를 빼놓을 수가 없죠.  부탁드려요.

- 아, 네.(조용한 웃음) 저는 정보보안 기업에서 B2B 마케팅을 하는 김경년입니다.


보통 자기소개를 부탁하면 소속을 얘기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가장 일체감이 드는 것이 현재 자신이 하는 일이라서 그런 걸까요? 좀 다르게, 직장, 일, 경력 이런 사회에서 붙여진 조건 말고, 자신을 나타내는 혹은 표현할 수 있는 소개를 해본다면요? 자기 정체성 같은... 잠시 생각할 시간을 드릴게요.

- 어려운데요.  (5초 정도의 시간을 두고)  하루하루 행복한 루틴을 만들고 싶은 김경년입니다. 조금 오글거리네요.(웃음)


맞아요.  어려운 질문이에요.  그래도 멋진 대답을 해주셨네요.  행복한 하루하루를 꿈꾸는 마케터.  본격적으로 마케터 김경년을 파헤쳐 볼까요?


처음부터 마케터로 사회생활을 시작하셨나요?

- 사회생활은 창업으로 시작했어요.  학창 시절 창업경진대회에서 수상도 많이 해서 자신 있게 도전했어요. 아이템은 동물병원 진료비 공유 서비스였는데, 준비하는 동안 시장조사 할 때 아이디어가 좋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 1년간 열심히 만들어 자신 있게 서비스를 내놨습니다.


아, 그랬군요.  수익 모델이 어떤 거였을까요?

- 음... 막상 출시를 했는데 아무도 쓰지 않더라고요.(미소; 그 속에서 쓰라림의 향기가 ㅠㅠ) 처음에는 아이디어만 있으면 다 되는 줄 알았어요. 게다가 공동 창업자가 풀스택 개발자라서 일단 만들면 알아서 될 거라고 믿었던 것 같고요.  결론적으로, 서비스 출시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고, 1년 만에 돈을 다 써버려서 출시 후에 버틸 수가 없었어요. 호기롭게 시작했던 첫 사업은 서비스 출시만 해보고 망했어요. 제품을 만들고 나서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어요.


주변에서 다 좋은 아이디어라고 하니까 서비스를 만들기만 하면 저절로 서비스가 되고 사람들이 다 이용할 거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던 거죠. 수익모델이 있어야 얼마나 지속할 수 있을지 예측이 가능한데, 아예 그런 감이 없어서 일단 출시하고, 알아서 유저가 모이면, 돈도 저절로 벌리겠지 했던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해 보니까 정말 창업자로 0점이었네요.(쓴웃음)


그렇게 아픈 경험이... 그 이후에 지금의 회사로 오신 건가요?

- 아니에요.  어쨌든 서비스란 걸 출시해 보니까, 서비스가 성장하는 걸 경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에듀테크 스타트업에 1호 사원으로 입사를 했습니다.  운 좋게 시리즈 A 투자를 받고 50여 명 규모로 클 때까지 제가 할 수 있는, 아니 생존하기 위해서 해야 하는 모든 일은 다 했던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인원이 적은 스타트업이다 보니 니일 내일 가릴 수가 없었어요.  서비스 소개부터 사용자들을 유입시키고, 서비스를 이용하게 만들고, 결제를 하는 모든 과정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은 다 했던 것 같습니다.  3년 반을 밤낮 가리지 않고 몰입했어요. 치열했던 만큼 사용자가 늘고 회사도 성장하는 걸 몸소 겪었죠. 고되고 힘들었지만 보람이 컸습니다.  정말 값진 경험이었어요.


제대로 초기 스타트업의 '업'을 경험하셨네요.  듣기만 해도 힘들고 그렇지만 또 가슴 벅찼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성장을 함께 한 회사에서 지금의 회사로 이직을 한 이유가 있나요?

- 회사 설립 초반부터 함께 하다 보니 회사와 자아 분리가 잘 안 됐어요. 성장과정에 겪는 내부적 문제를 지켜보는 게 감정적으로 힘들었다고 해야 할까요? 쏟아부은 시간과 에너지만큼 실망도 컸어요.  결국 퇴사를 결심했죠.  


지금 돌이켜보면 번아웃 상태였던 것 같아요.  몸과 마음에 휴식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태.  마침 지인한테 이직 제안을 받았어요. 지금의 회사예요. 마케팅팀에서 일해보지 않겠냐는 제안에 망설임 없이 면접을 보고, 제 경험을 좋게 봐주셔서 운 좋게 입사를 했습니다.


지금 회사는 전 회사와는 달리 B2B, 그것도 그 어렵다는 보안 분야의 회사고, 마케팅 일이 부담스럽게 느껴졌을 것 같은데요?

- 들어와 보니 어렵다는 걸 금방 느꼈지만, 제안을 받았을 때는 어디서 솟은 자신감인지 그냥 하겠다는 대답이 바로 나왔던 것 같아요. 일단 환경을 바꾸고 싶었던 마음이 컸어요. B2B 마케팅이라고 해도 결국 회사를 성장시키는 업무들이고, 스타트업에서 안 해본 게 없다 보니 막막하거나 어렵다고 생각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어느새 여기 입사한 지도 2년 반이란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보안업계 B2B 마케팅은 어렵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웃음)


B2B 마케팅도 마케팅이란 말, 동감이에요.  물론, 특수성이 있습니다만, 큰 테두리 안에서 같은 마케팅이죠. 마케터가 어렵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하는 게 제 바람입니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마케팅 업무 범위가 궁금합니다.

- 기본적으로 많은 기업에서 하고 있는 있는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고요.  제품 소개부터 콘텐츠를 발행하고 디지털 채널을 통해 잠재 고객에게 회사를 알리고 소통하는 일을 주로 해요. 코로나 엔데믹 시기가 되면서 오프라인 전시와 세미나도 다시 검토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시기 때 B2B 기업의 마케팅 활동이 많이 위축되어 마케터가 전략 고심을 많이 했던 게 사실인데요.

팀장님은 어떠셨나요?

- 아무래도 제가 입사한 시기가 코로나 시국이다 보니 우선 회사에서 디지털 마케팅에 주력했어요.  개인적으로 입사 후 1년은 정보보안 B2B 조직 특성에 적응을 하는 시기였고, 이후에는 회사의 마케팅 방침에 맞춰 팀이 함께 디지털 마케팅의 환경적 세팅을 해나갔습니다.  사업부 목표에 따라 콘텐츠를 발행하고 광고를 세팅해 트래픽-리드젠(Lead Generation)-파이프라인 설계로 영업적으로 이어질 수 있게 한 거죠. 그건 지금도 계속 맞춰 나가고 있는 중입니다.


꽤 의미 있는 일을 하고 계시다는 생각이 드네요.  B2B 엔터프라이즈에서 '디지털 마케팅으로 효과를 본다'는 것이 그 정의와 기준에 따라 조금씩은 차이가 있고, 사실 영업적 전환에 있어서는 어려운 부분도 있는데요.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부분이 있다면?

- 저희도 계속 발전시키고 있는 중이라, 내부적으로 '효과'를 정확히 정의하고 '본다'의 기준을 단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어려울 것 같은데요.  회사 관점에서 효과 평가까지는 그렇고, 개인적으로는 온라인상에서 '리드젠'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전환율까지 보는 프로세스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는 것이 긍정적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디지털 마케팅 관점에서 B2B 엔터프라이즈와 스타트업의 차이점을 느낄 것 같은데요?

- 고객의 반응 속도가 확실히 다릅니다. B2B는 타깃이 적어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치를 가늠하기 어렵더군요. 전에는 새우잡이였다면 지금은 고래를 잡으러 다니는 기분이랄까요. 그러다 보니, 짧은 호흡으로 데이터를 확인하고 계획을 세우는 것이 쉽지가 않습니다.  고객 여정에서 리드라고 볼만한 것을 판단하거나, 유입된 이후 전환까지 여정이 길다는 것이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할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B2B 마케팅의 특성을 언급해 주신 것 같아요.  고객 여정이 길고 여정에 참여하는 사람들도 많고, 그러다 보니 디지털 여정에서 쉽게 전환이 일어나지 않고요.  내부에서 리드에 대한 정의와 합의가 필요할 것이고, 무엇보다 인내가 많이 필요할 거예요.


B2B 업계에서 일하면서 애로 사항이 있다면?

- 마케팅이 필요해?... 까지는 아니지만(웃음), 마케팅 팀에서 무엇을 하는지 몰라주거나 중요하지 않다는 식으로 언급될 때는 아무래도 난감하죠.  어느 곳이든 단순히 회사 소개서, 제품 팸플릿을 만드는 팀 정도로 생각하는 분들이 있으면 디지털 마케팅 필요성에 대해 공감을 이끌어내고 설득시키는 일이 애로라면 애로인데요, 긴 호흡으로 소통을 해나가다 보면 나아지리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럴 때는 친절한 마녀의 B2B 기업에 마케팅이 뭐 필요하냐고요? 글을 그런 분들께 공유해 주세요~

업무적으로는?

- B2B 엔터프라이즈 제품이 고관여 제품들이다 보니, 한 가지만으로는 고객 설득이 어려운 것 같아요.  더 어려운 점은 캠페인 수립을 하고 소재를 만들어 집행해서 퍼포먼스를 정량화해서는 보는데, 내가 실행한 것들이 유효한가? 확신을 못하겠더라고요. 타깃 한 고객들에게 도달했다고 하더라도 말이죠.  측정과 측정값이 얼마나 구매 전환에 기여했는지 확신은 앞으로도 숙제가 될 것 같아요.



마케팅, 너로부터다


앞으로 해보고 싶은 업무가 있나요?

- B2B에서 디지털 마케팅을 하면서 더 진심을 느낀 것이 콘텐츠였어요. 자연스레 글쓰기에도 관심을 갖고 재미를 들이고 있어요.  목표 달성까지 가는 글쓰기를 하고 싶더라고요.   전략적으로 콘텐츠를 발행해서 세일즈까지 일어나게 하는 콘텐츠 글쓰기.  그래서 목표에 맞는 콘텐츠를 생성해 SERP(Search Engine Results Pages, 검색 결과 페이지)에 상위 노출을 시키고 싶어요.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이런 활동이 회사 솔루션 판매에 크게 기여했으면 좋겠습니다.


얘기를 듣다 보니, 스타트업에서 쌓은 디지털 고객 여정 경험이 바탕이 되어 유의미한 B2B 디지털 마케팅 사례가 나올 것 같은 기대감이 생기는데요.  팀장님이 시작이 되어 B2B 디지털 마케팅의 베스트 프랙티스(Best Practice)가 더 많이 나오길 응원하겠습니다.


의도치 않게 마케터가 되었지만, 차근차근 B2B 업계를 이해하고 소통하려는 노력을 하고 계신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데요. 특히 소통에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이 있을까요?

- 하나는, 고객과의 소통을 빼놓을 수가 없겠네요.  고객의 언어를 얻고, 그 안에서 메시지를 뽑아 소통하고 싶어서 고객 인터뷰를 하고 보고서를 작성해 내부 공유하는 일을 중요하게 보고 있어요.  개인적인 희망사항이지만, 더 나아가 고객의 소리가 다음 제품에 녹아지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고요. 아직까지 큰 피드백을 얻고 있지는 못하지만, 노력하다 보면 잘 되겠죠?(미소)


또 다른 하나는, 최대한 많이 들으려고 해요. 듣는 동안에는 상대방 니즈(욕구?)가 무엇인지 고민하고요.


팀장님만의 소통 노하우가 있다면?

- 상대방이 마지막에 한 말을 속으로 한번 따라 해 보기? 상대방의 마지막 말을 따라 하려면 말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하잖아요. 하하하. 최대한 상대방의 상태나 감정을 공감하려는 노력이랄까요. 우연한 기회로 퍼실리테이션 교육도 참석해 보고 적용해 보니까 듣는 게 훨씬 어렵고 중요하더라고요. 듣는데 집중하니까 상황을 바라보는 시야랑 접근방식도 다양해지고 문제를 함께 해결한다는 느낌도 들고 여러모로 좋더군요.


B2B 마케팅 일(job)이 재미 혹은 즐겁다고 느껴질 때가 있을까요? 혹시........^^

- 아무래도 B2B마케팅이 개인 퍼포먼스보다는 팀으로 움직여서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 많아서 그런지 팀원과 준비한 행사를 성공적으로 마쳤을 때나, 같이 계획 세워서 만든 콘텐츠가 점점 더 검색순위에서 위로 올라갈 때 재미를 느낍니다. 아, 사업부 영업 대표들께서 칭찬해 주실 때도 기분 좋고요.(미소)


마케터로서 역량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계신 것이 있다면? 또는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 신문 사설이나 칼럼을 매일 한두 개씩 필사하고 있습니다. 내용을 따라 쓰면서 행간마다 의도랑 주제를 곱씹어보게 되고, 본인 주장을 글로 풀어내는 논리 구조를 살펴보는 재미가 있어요. 대개 중요한 사회 이슈나 사안을 다뤄서 시장 흐름도 따라갈 수 있고, 시사 상식이 쌓이는 건 덤이고요.


마케터는 시장 흐름과 고객 의도를 잘 파악해서 글(메시지)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꾸준히 필사를 하다 보니까 왜 우리 회사 제품을 선택해야 하는지 설득 포인트를 잡거나, 언제, 어떤 형태로 메시지를 전달할지 설계(?)할 때도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쉽지 않은 일인데, 그 어려운 일을 해내고 계시는군요.  노력하고 공부하는 마케터를 존경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범위를 좁혀서,


B2B 엔터프라이즈 분야에서 마케터로서 경험을 하셨는데, 필요한 역량이 있다면?

- 이해심과 인내요.  B2B 엔터프라이즈 분야는 이해관계자가 대부분 보수적이고 방어적이란 게 제 생각인데요.  마케팅은 유연하고 민첩하게 드러내야 하는 일인데, 그런 점에서 보안은 타 산업군 대비 제약이 많은 편인 것  같아요.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 업계 특성과 신속하고 유연해야 하는 마케팅 업의 특성이 부딪치는 상황이 생길 때, 제대로 이해하고 끈기 있게 인내하는 부분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Q.  B2B 마케터에게 혹시 추천하고 싶은 것이 있나요? 뭐든지 상관없어요.

- 달리기? 답답할 때 환기도 되고 명상(?) 효과도 있어요. 목표한 거리나 시간만큼 달리면 성취감도 있고, 가끔은 안 풀리던 고민 해결책도 떠오르고요. 체력이 좋아진다거나 건강해지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하하하


좋은 역량 기르기 방법 같은데요. 자신도 모르게 건강해지고 있을 겁니다. 하하하.  저도 그런 측면에서 지인들에게 걷기와 명상을 많이 추천하는데, 저는 확실히 도움을 받고 있거든요.  


더 배우고 싶은 마케팅 기술이 있다면?

- 마케팅 자동화 기술이요. 퍼널 각 단계마다 잠재고객에게 유효한 콘텐츠를 발송해 주는 자동화를 해보고 싶어요.


하하하. 디지털 마케팅과 콘텐츠에 진짜 진심이 느껴집니다.


B2B 엔터프라이즈에 중요한 마케팅 채널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 짧은 경험이지만, 언론 PR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보도자료를 배포하면 신뢰와 전문성을 얻는 것 같아요. 고객을 만났을 때 그 효과를 확실히 느끼는데, 여러 측면에서 고객 인지도가 향상된다고 봅니다.  장기적으로는 기업의 신뢰성 있는 콘텐츠를 누적시키고 최적화된 채널에 발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오가닉 서치(Organic Search)와 같은 자연 유입을 늘리고 광고비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저희도 꾸준한 콘텐츠 발행에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B2B 마케터의 성과 지표로 삼으면 좋을 만한 것이 있다면?

- 고객 반응.  다양한 마케터가 공통적으로 바라는 것이 내가 만들어낸 결과물에 대한 타깃 고객의 반응을 보는 거 아닐까요?  개인적으로, 그 고객 반응을 '사업 수주로 이어진 리드를 얼마나 발생시켰는가'로 정의해 살펴보고 싶은 마음이 큰데, 아직은 부족해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마케터로서 최근 관심사는?

- 빙(Bing) 검색엔진최적화(SEO). 챗GPT가 등장한 후로 빙 검색엔진도 새삼 주목받고 있어서 최근 관심을 가지고 있어요. 구글, 네이버만 신경 쓰다가 하나 더 늘어난 거죠.


어떤 마케터가 되고 싶으세요?

- 소설가 같은 마케터.


네? 소설가 같은 마케터라고요??  허구, 사실이 아닌 이야기... 픽션을 쓰는 사람, 뭐 이런 말이 떠오르는데

안 그래도 마케팅은 거짓말이란 오해를 종종 사기도 하는데, 소설가 같은 마케터라고 하면 오해를 살 것 같은 말인데요.

- 아, 그런가요?(미소) 그런 의미는 당연히 아니고요.  이건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일단, 오해는 말아주세요. 소설은 문학의 꽃인 것 같아요.  각 작품에 대한 해석이나 느낌은 다 다르겠지만, 사용하는 언어나 표현이 비문학과 비교했을 때 고급 분야라는 생각이 들어요. 서사, 전개 등이 있고 메시지나 감동을 주는 면에서도 차별성이 있다고 보거든요.  그런 소설을 소설가가 쓰는 거니까, 저도 제가 의도한 것을 소설처럼 서사와 전개가 있고, 메시지가 고객의 마음에 가 닿는 고급 콘텐츠로 생산하고 싶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소설가 같은 마케터가 되고 싶습니다.


그렇군요.  문학적으로 접근하시니 팀장님의 감수성이 깊을 것 같습니다.  뭔가 저도 문학적으로 접근해야 할 것 같아요.  글을 정리할 때 한번 잘 접근해 보겠습니다. 하하하


Q. 마지막으로 B2B 보안 마케터들에게 한 마디 하신다면?

-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자원의 제약, 인식의 한계 등을 극복하며 업을 이어나가고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존경스럽습니다.  특히 동종 업계에서 경쟁보다는 공유하고 도와주려는 문화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에스마피아'라는 보안업계 마케팅 커뮤니티를 통해 경쟁보다는 협력과 협동을 통해 보안 인식을 고취시키고 건강한 생태계를 만들어가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서 모든 회사의 번영을 진심으로 기원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재미를 느끼기 쉽지 않은 분야에서 외로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럴 때일수록 힘을 빼면 유연해질 수 있습니다.  너무 힘주어 힘들어지는 순간에, 힘을 빼보시라고 얘기하고 싶습니다. 혹시 현업에 지친 분이 계시다면 힘내자 말고 힘 빼자!라고 응원해드리고 싶어요.(웃음)


2년 반이라고 하셨죠? 보안 업계에 있으셨던 게.  한 20년은 되신 것 같은, 애정이 풀풀 묻어나는 얘기인 거 같습니다. 아, 마지막이라고 했는데, 인터뷰를 마치려니 다시 질문을 드리지 않을 수가 없네요.


진짜 마지막 질문입니다.  나는 _______________________이다!

- 나는 솔직하기로 결심한 김경년이다.  솔직이란 말의 맥락은 마케팅을 잘하고 싶다는 것입니다.  잘하려면 경험을 많이 해야 하는데, 지금까지는 준비된 것, 공부해서 된 것만 보여주려고 했습니다.  내가 못하는 모습도 기꺼이 보여주고, 모른다거나 못한다거나, 준비가 필요한 건 필요하다, 안된 건 안 됐다고 말할 수 있어야 더 배우고 더 조화롭게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야 성장할 수 있다는 것도요.  그래서 이제는 솔직해지고 더 많은 경험을 쌓아 가면서 마케팅을 잘하고 싶습니다.




한 끗 차이라는 말이 있죠.  우리는 일상에서 안타깝게도 한 끗 차이로 이기거나 지고, 이루기도 하고 실패하기도 하고, 먼저 도달하기도 하고 떨어지는 등 한 끗이 어떤 결과를 보여주는지 종종 보게 됩니다.  아주 작은 차이, 그 한 끗은 무엇이 만드는 걸까요?  노력, 열정, 끈기, 도전, 창조, 조화, 또 뭐가 있을까요? 우리가 아는 모든 애씀과 역량이 그 한 끗을 분명 만들 텐데요.  인터뷰를 마칠 때즈음 김경년 팀장은 그 한 끗을 만들고 있는 마케터란 생각이 들었어요.


요즘 유행하는 말 중에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란 말이 있잖아요.  그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지치고 힘들어도 계속 나아가는 것, 앞으로 전진.  이렇게 중요하고 멋진 말이 또 있을까 싶은데요, 김경년 팀장에게 그 말이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어떤 애씀을 요란하지 않게 조용히 실천하며 한 끗을 만들고 있다는 생각.  이렇게 말하고 보니, 소리 없이 강한 마케팅 욕망가?로 보이기도 하네요. 반전을 노리려 한 건 아닌데, 반전의 마케터. 하하하


(사실 저는 알 수가 없지만) 알게 모르게 꺾이기도 했을 테고, 주저앉고 싶을 때도 있겠죠.  많은 마케터가, 사람이 삶을 살며 그러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를 잘 살아내려고 애쓰는 모습만으로도 꺾이지 않았다고 말해주고 싶은데요.  김경년 팀장은 잘하고 있고, 정말 잘 해내고, 잘해나갈 마케터란 강한 느낌적 느낌이 들었습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충실히 해내려 하고, 현재 상황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것을 찾고, 또 잘 안되고 있지만 잘 해내고 싶다는 도전과 포부를 가지고 있으니 그런 느낌이 들 수밖에요.


팀장님, 제 착각인가요?  사실, 이건 제 착각에서 비롯된 오해라 해도 모든 마케터에게, 특히 우리 B2B 마케터들에게 그렇게 응원을 보내고 싶은, 마녀의 응원의 메시지이기도 합니다.  그 어렵다는 B2B 엔터프라이즈 업계에서 보란 듯이 마케터로 우뚝 서라는.  B2B 마케팅이 얼마나 짜릿하고 보람을 느낄 수 있는 분야인지 제대로 그 맛을 알았으면 좋겠는데, 김경년 팀장은 그 맛을 알 수 있는 마케터가 되리란 기대감이 들었습니다.


문학 얘기가 나왔으니, 글의 마무리를 한 유명 에세이에 나온 글귀로 해보겠습니다.


피어오른 마음을 행동으로 옮겼을 때,
비로소 우리는 하나의 결과라는 꽃을 피울 수 있습니다.
무엇이든 할 수 있을 때는 바로 지금입니다.
지금 당신은 무엇이든 이뤄낼 수 있습니다.
당신의 삶에서 언제나 주인공은 당신입니다.
.
.

                                     - 책, 당신은 결국 무엇이든 해내는 사람 中                                                        


김경년 팀장은 결국 무엇이든 해낼 수 있는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B2B 마케터는 결국 무엇이든 해낼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오랜만에 진심을 터놓은 대면 인터뷰(라기보다 대화에 가까운)다 보니 긴 글이 되었지만,  시간을 내어 천천히 읽어봐 주셔도 좋았을 내용이길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상 친절한 마녀였습니다!


P.S. 문학적 접근을 위해 문학 작품에서 대중제목을 인용해 보았습니다.^^

      - 런던에서 보란듯이 K-사장, 이은택

      - 돌연한 출발, 프란츠 카프카

      - 돈은 너로부터다, 김종봉, 제갈현열


* 이 글은 어때요?

[더 토크뷰]
첫 번째. 개발자가 마케터를 만났을 때 
L [기고] 개발자와 커뮤니케이션하는 법 _이준하 수석
두 번째. [더 토크뷰_마케터 편]어쩌다 마케팅
세 번째. [더 토크뷰_CEO 편] 해보자, 해보자, 해보자!
네 번째.  [더 토크뷰_마케터 편] 4P 사용 종결자
다섯 번째. [더 토크뷰_개발자 편] #개발자에 진심인 편

* 상단 이미지 출처: Pixabay로부터 입수된 Gerd Altmann님의 이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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