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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친절한 마녀 Jan 17. 2024

[더 토크뷰_CEO 편] 날개를 준비하는 사람

써드에이지 이보람 대표

열여덟 번째.  모데라토 칸타빌레 l 절제를 넘어서 느리고 우아하게


나는 절제라는 미덕을 '적은 것으로 살아가는 기술'로 설명해보려 한다.
...
적은 것으로 살아가는 기술은  살아가는 방법, 즉 지혜를 뜻한다.  근거 없이 비난하지 않고, 불가능한 것을 요구하지 않고, 상황이 우리에게 제공한 것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며, 사회적 계급의 위쪽에 있는 사람들을 미워하지 않고, 자신의 취향과 처지에 따라 행동하며 그런 삶을 살았다는 자부심을 느껴보자는 것이다.


  - 피에르 쌍소 책, <느리게 산다는 것> 중에서


참 '절제되어 있다' 싶은 사람이 있어요.  이런 사람들은 생각하는 것도 말하는 것도 절제되어 있어 밀도가 높고 단단하게 느껴지죠.  그냥 '멋지다'는 말보다는 호기심이 생기고 '매력적이다'는 말이 더 어울려요.  주위에 많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사람들이죠.


얼마 전 한 커뮤니티 모임에 갔다가 사업 소개를 하는 한 CEO를 만났어요.  사업 자체도 솔깃했지만 말을 절제 있게 하니 사업 이야기가 더 매력적으로 느껴지더군요.  그래서 냉큼 명함을 건네고 인터뷰 요청을 했는데 '관심 가져 주어 고맙다'며 흔쾌히 응해 주었어요.  성격까지 시원시원하다 싶어 매력이 더해졌죠.


써드에이지(Third Age)의 이보람 대표 이야기입니다.  다시 만난 자리에서도 자신의 생각과 사업 이야기를 허투루 하지 않는 그를 보니 처음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 싶었어요.  역시 절제되어 있지만 꽉 찬 자부심이 느껴졌죠.  자기소개를 부탁했더니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보여주며 PT태세를 갖추길래 얼른 웃으며 손사래를 쳤는데요.



대표님, 경력상 자기소개 말고요. 하하하하.

인간 '이보람'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  저는 호기심이 많고 실행을 하는 행동파예요.  말한 것을 지키기 위해 애쓰는 사람이죠.  보통은 달리기를 하지만, 가끔씩 갭이어(Gap Year, 학업이나 업무를 병행 또는 잠시 중단하고 봉사, 여행, 진로탐색 등 창조적 시간을 갖는 것)를 하는 편입니다.  인생 10년마다 다른 나라에서 한 달 살기를 하며 혼자 있는 시간을 갖습니다.


'갭이어'때 주로 무엇을 하나요?

- 주로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거나 걷는 편이에요.  그 시간을 통해서 정말로 내가 원하는 것, 가고 싶은 길을 모색해 보곤 하죠.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고 개개인마다 제 길이 있다고 생각해서 마음속의 목소리를 들으려고 애써요.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면 다 맞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정작 그 사람이 처한 상황, 성격 등이 다 다르기 때문에 모두에게 맞는 이야기라고 보기 힘들죠.  그래서 타인에게 조언을 하는 것이 조심스럽기도 하고, 또 멘토링을 하게 되면 '본인과 대화를 가장 많이 하라.  자신이 책임을 져야 한다'라고 이야기합니다.  


따라서 '나는 나' 이렇게 각자에게 맞는 길이 있다고 생각해 저도 제 마음의 소리에 집중하려고 하고 고민도 많이 합니다.  남들이 뭐라고 해도 제가 생각할 때 제 길이면 선택하는 편이죠.  요즘은 패션이나 외모 꾸미기 등에는 돈을 잘 쓰지 않아요.  학교나 배우는 체험에는 과소비를 하죠.  한 예로 새로 나온 과자는 꼭 먹어봐야 해서 과자에 돈을 많이 씁니다. 하하하.


내면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인 것 같습니다.  어떤 목소리를 들었나요?

- 회사를 다니면 정년이란 것이 있잖아요.  저는 오래 일하고 싶고, 제가 그만하고 싶을 때 그만하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좀 더 젊을 때 회사를 나와 저의 일을 시작했죠.  막상 일을 시작해 보니 매일이 야생이기는 하지만요. 하하하.


주요 경력 소개를 부탁드려요.

- 첫 직장은 국내 대기업에  입사를 했었는데, 이후 성장과 발전을 위해 외국계 금융 기업으로 이직을 했어요.  한국시티은행을 거쳐 2008년 리먼 브라더스로 이직을 했는데,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글로벌 금융 위기를 불러온 리먼 사태를 맞았죠.  마음에 커다란 구멍이 생긴 것 같았어요.   그때까지만 해도 회사를 나의 성취와 동일시하며 살았었는데, 회사가 그렇게 되고 나니 잘 사는 것이 과연 무엇인지 삶의 방향에 대해 궁금해지더군요.


2009년 모건 스탠리로 이직을 했다가 퇴사를 했어요.  그리고 다른 나라에서 한 달 살기를 시작했죠.  한국에서 옳고 그름이 다른 나라에서는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인간의 기준이 아니라, 한국이란 사회와 대다수가 믿는 것일 뿐.  그래서 삶이란 규격화할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지요.  이후 귀국을 하고 잠시 취직을 했지만, '파랑새를 찾고 싶다'는 고민이 계속되어 다시 카이스트에서 MBA 공부를 했어요.


MBA 재학 중에 4명이 중심이 되어 기업의 전략적 CSR 컨설팅 및 사회적 기업의 경영 컨설팅을 수행하는 사회적 기업 인큐베이팅 소셜 벤처 '나눔 커넥터'를 설립했었고,  이후 영국 금융리서치 회사의 중국 상하이 지점에서 한국, 일본, 동남아 시장을 총괄하는 역할로 지식 서비스를  운영했었어요.  그리고 2021년 6월에 시니어 세대의 일자리와 먹거리 서비스를 연결하고 돕는 써드에이지(Third Age)를 창업했습니다.


와우, 주요 경력만 들었는데도 대단한데요.  화려한 경력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경력상 업을 관통하는 키워드가 있을까요?

- 주요 경력만 말씀드려서 그렇지, 열심히 준비도 하고 노력도 했지만 창업을 해서 망해보기도 하고 사업을 하면서 사기도 당하며 어려움도 많이 겪었더랬습니다.  그래도 제가 할 수 있는 일,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열심히 했고 지금도 하고 있는데요.  제가 하는 일의 중심 키워드라면 '주체성'과 '자립'입니다.  처음에는 남들이 좋다는 회사를 다니다가, 여성으로서 오래 일을 하고, 열심히 일한 만큼 승진도 하고 더 높은 자리에 오르기 위해 성별과 무관하게 주체적으로 일할 수 있다고 생각한 외국계 기업으로 이직을 했습니다.  


하지만 회사가 파산하는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맞으면서 '일이란 게 뭐지?' 깊은 고민을 하게 되었죠.  월급 받는 일에서 벗어나 누가 시켜서 하는 일 말고, 무엇을 배우고 나중에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어요. 또 나이 들어가는 것에 대한 고민도 생기기 시작했죠.  잘 나가던 선배가 50대에 퇴직을 하고 나니 작아지더군요.  정년은 회사가 정해놓은 기준인데, 그 기준에 따라 사람이 작아진다는 것이 아닌 것 같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주변의 자기 일을 하시는 분들은 정년이 없어요.  제가 창업을 하고 보니, 외양은 허름한 아저씨 같은데 알고 보니 부를 이룬 대표 분도 계셨고, 대기업 임원까지 하며 한때 화려한 시절을 보내셨던 분이 퇴직 후 아무 일 없이 보내며 초라해지는 모습을 보았어요.  제 부모님이 자영업을 하시는데 두 분이 오래 일하시는 모습을 보니 교훈도 얻었습니다.  


일이 있고 없고의 문제가 사람한테 큰 작용을 한다는 생각이 들었죠.  나이가 들어 일이 없어질 수 있다는 것은 저한테도 있을 수 있는 일이지요.  그들의 일이 남의 일이 아니라 제 일처럼 여겨졌어요.  일 속에서 사람들은 관계도 맺고 커뮤니티도 형성합니다.  그래서 평생 일할 수 있는 구조,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를 생각해 보다 보니 '일을 연결'해보면 어떨까 싶더군요.   



가장 나다울 수 있는 인생 3막


본격적으로 써드에이지(Third Age)를 창업하게 된 계기인가요?

-  코로나 시기 때 중국 상하이에 있었는데, 도시가 봉쇄되었어요.  아파트 밖으로 나갈 수도 없었죠.  자유를 강제로 뺏기는 경험을 하고 나니 한국으로 귀국해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외국에서 일하는 게 적성에 맞았는데, 처음으로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당시 어머니께서 "몸이 힘들어 일을 그만해야겠다"라고 하시면서도 계속 식당 운영을 해오셨는데 코로나 때 결국 문을 닫게 되었어요.


40년을 해오신 식당 일을 정리하시는데 곁에 있어드려야겠다 싶었죠.  갭이어 겸 한 6개월 정도만 쉬었다 다시 상하이로 돌아갈 생각이었는데, 막상 돌아와 부모님과 같이 살다 보니 부모님이 불편해하시는 것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어요.  시니어에게 필요한 게 많은데 아직 우리는 그런 구조가 잘 되어 있지 않다는 걸 느꼈죠.


마침 중국에서 한 의뢰를 받아 다른 국가의 요양시설을 돌아보고 보고서를 만드는 프로젝트를 맡았어요.  중국도 고령화에 대한 고민과 준비를 하고 있는데, 부자들 말고 보통 사람들이 나이가 들어 지낼 수 있는 공간 부족에 대해 연구를 하고 있죠.  프로젝트 상 일본을 방문해야 했는데, 코로나 때문에 갈 수 없는 상황이어서 비슷한 한국 요양원들을 돌아보게 되었어요.


이런저런 결과, 우리는 돌봄 시설에 들어가는 것을 최대한 늦추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돌봄 단계에 들어가기 직전의 단계에서 더 활발히 뭔가를 하는 것이 중요하단 생각.  자신의 집에서 더 오래 살게 하는 것이 필요하단 생각.  평소대로 살다가 평소대로 눈을 감을 수 있도록 시니어에게 '일거리, 먹거리, 할 거리'가 필요하단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그래서 그 일들을 하는 '써드에이지'를 창업하게 되었어요.


머릿속에서 종이 '댕'하고 울리는 것 같습니다.  돌봄 시설에 들어가는 것을 늦추는 일. 돌봄 단계 직전의 단계에서 더 활발히 뭔가를 하는 일. 무엇보다 자신의 집에서 평소처럼 살다가 평소처럼 눈을 감을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하고자 한 대표님의 창업이 마음을 울립니다.  '일거리, 먹거리, 할 거리'가 시니어에게 정말 필요하단 것이 당장 제 부모님을 봐도 그렇고, 벌써 저만해도 너무 공감이 됩니다.  


써드에이지는 정확히 무슨 의미인가요?

- 윌리엄 새들러 하버드대 교수는 써드에이지를 '퇴직 후 사회적 책임에서 해방되고, 삶의 진정한 의미를 찾는 단계'라고 했는데요.  저희는 써드에이지를 인생 3막이라고 명명하고, '가장 나다울 수 있는 시기.  일과 여가, 그리고 나와 사회 사이의 상생을 생각하며, 진정한 나를 만나고 보살필 수 있는 인생의 가장 찬란한 시기'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써드에이지는 빠르게 다가오는 고령화 사회를 준비하고, 격변하는 사회 곳곳에서 생겨날 진통을 줄이는 완충지대 비즈니스를 하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하신 세 가지 '거리'가 써드에이지의 주요 사업 영역일까요? 사업 영역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  네, 맞습니다.  일거리는 지식공유 플랫폼으로 시니어의 지식과 경험이 필요한 스타트업을 주로 연결하고 있는데, 막상 해보니 수요에 맞는 시니어가 많지 않아 개선점을 찾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시니어가 스타트업과 일을 함께 하려면 스타트업에서 사용하는 시스템이나 도구를 사용할 줄 알아야 지속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아 시니어 교육 프로그램 운영에 대한 것도 고려 중입니다.


시니어가 먹거리를 잘 챙겨 먹는 것도 중요한데, 제 부모님을 보니 온라인 구매에 어려움이 있겠다 싶더군요. 그래서 먹거리는 큐레이션 구독박스 서비스 '지혜드림'을 통해 제공하고 있어요.  건강한 먹거리를 샘플 방식으로 먹어 본 후, 마음에 드는 것들로 정기구독을 하는 것입니다.  현재 개수를 늘려가며 판매 중이고, 수익률 향상을 위해 프로폴리스 캔디를 직접 만들어 판매하고 있습니다.


할 거리는 여가 생활과 연관된 것으로 쉼과 즐기는 것도 필요하다는 전제에서 출발합니다.  현재 '딴중일기'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일거리와 할 거리를 결합하여 일하면서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일본 출장을 다녀오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이유로 다녀오셨는지?

- 일본은 우리보다 고령화를 빨리 겪어서 이에 맞춰 정책이 따라가고 있는 상황이에요.  반면에 우리는 짧은 시기에 너무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어 충분하다 할 만큼의 여유가 없죠.  기대수명은 늘어나고 있지만 아이들은 태어나지 않고 있어 생기는 문제들이 있어요.  사회가 이런 상황에 맞춰 뭔가 대책을 준비해야 하는데 여유가 없죠.  초등학생한테 고등수학을 하라는 격으로 흘러가는 추세입니다.


일본은 이것저것 해보면서 정기적으로 가고 있어요.  한 예로, 일본에는 1985년 시작된 '콜렉티브 하우스(Collective House, 공동체 주택)'라는 일본의 대안주택 운동이 있는데, 한 빌라나 다세대 주택 같은 곳에 다양한 세대가 다양한 니즈를 가지고 입주해 역할을 분담해 생활하는 것입니다.  공동 식사를 준비한다거나 청소 당번을 정한다거나 하며 관계를 맺고 또 하나의 가족처럼 생활을 하는 것이죠.  교류를 통해 서로의 니즈를 충족하고 서로를 돌볼 수 있는 구조가 형성됩니다.


이런 사례를 한국에서도 경험하면 좋을 것 같아 '인사이트 투어'를 준비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 사전에 가서 미팅도 하고 점검도 하고 왔습니다.  그 외에 제가 디캠프(은행권청년창업재단)에서 글로벌 어드바이저(advisor)로 해외 진출을 원하는 스타트업에 자문을 지원하고 있는데, 스타트업이 일본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 지도 알아보고 왔습니다.


중요한 일들을 바쁘게 해내고 있으시네요.  요즘 시니어 일자리에 대해 사회적 관심이 높은데요.  시니어 일매칭에서 성공 사례가 있다면?

- 두 사례를 얘기할 수 있는데요.  하나는 결렬 사례입니다.  외국에서 한국 기업에 투자를 하고 싶어 해서 해외 경험이 많은 분을 연결했어요.  협상 과정에서 조건이 달라 결렬되었는데, 결과적으로 그것이 득이었어요.  서로 결이 다르고, 피가 다르면 섞이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조건을 알아보고 조사를 해보니 안 하는 것이 맞다는 판단이었어요.  그래서 전 이 사례도 성공 사례라 보고 있고요.


다음 사례는 해외 진출 전략을 필요로 하는 청년 대표와 시니어를 연결했는데, 시니어 분께서 네트워크도 소개해 주시고 전략을 잘 짜서 진행 중이라 보람을 느끼고 있어요.  시니어가 가진 경험과 네트워크를 나누어 주시고 또 시니어가 이야기한 것들을 실천하고 실행해 나가는 청년 대표님의 합이 너무 좋아 마무리까지 잘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두 사례 모두 교훈으로 삼을 대목이 큰 성공 사례인 것 같습니다.  두 번째 사례는 추후에 꼭 성공적 결과로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는 성공 사례가 되길 바라겠습니다.

- 감사합니다.  저도 그렇게 바라고 있고, 그렇게 될 것 같습니다.


시니어 일자리 매칭을 할 때 어려운 점이 있다면?

- 이 일을 함에 있어서 제가 간과했던 부분이 있는데요.  많은 시니어가 조직에서 연공서열로 올라가다 보니 자신의 능력을 객관적으로 검증하는 시스템이 없었던 것 같아요.  새로운 분야의 혁신을 꾀하는 스타트업은 어느 정도 규모가 될 때까지는 시니어가 조언할 영역이 제한적이고, 성장하고 난 후에는 특화된 전문 시니어가 필요하게 되고요.  


이런 구조적인 부분들을 이 일을 하면서 배우고 있는데, 운영상에서 개별로 맞춤식으로 진행을 해야 되다 보니 시간이 예상외로 많이 걸려 어려움이 있습니다.  인간적인 측면에서는 스타트업이나 시니어 모두 고마움을 모를 때인데요.  스타트업은 시니어의 멘토링과 후속 활동을 당연시 여기고, 시니어는 일 자체나 즐거움, 자신의 역량보다는 직장 시절 받던 대우나 태도를 버리지 못할 때 안타깝습니다.


일이야 예상치 못한 경우들이 있으니 우리가 배우며 개선할 수 있지만, 매사에 감사함을 모르는 태도의 사람들은 단순히 노력과 열정으로 이해시키고 변화시킬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서 어려움이 클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니어 일자리 매칭에 애를 쓰고 계시니 좋은 결과가 있기를 응원하겠습니다.


시니어와 청년이 함께 일할 때 필요한 것이 있다면?

- 앞서 얘기한 바를 바탕으로 말씀드리면, 시니어와 청년 모두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감사한 마음, 열린 마음을 갖는다면 보다 좋은 일이 많이 이루어지리라 생각합니다.


써드에이지의 철학은 무엇인가요?

- 지속 가능한 행복 추구예요.  나이, 성별, 장애, 언어 등으로 인해 제약이 없도록 끊임없는 제품과 서비스의 혁신을 통해 사회,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고 우리 모두의 몸과 마음의 건강과 행복을 만들어 간다는 미션을 통해 지속가능한 행복을 추구하고자 합니다.  더불어, 이 사회에서 세대 간의 갈등, 몰이해 같은 것이 줄어들면 좋겠습니다.



일보다 더 즐거울 수 없다


대표님은 '일'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 사람들이 일과 휴식을 많이 분리하는데, 저는 사실 통합형의 사람이에요.  일하는 것이 즐겁고 일하면서 에너지를 얻거든요.  힘들 때는 갭이어를 갖기도 하지만, 제게 일은 밥 먹고 잠을 자는 것처럼 삶이에요.  일이 곧 삶 자체이고 '나'이죠.


일을 정말 사랑하시는군요.  왜 일하는지 묻는 다면 왜 사냐고 묻는 셈이 되는 건가요?

- 이나모리 가즈오의 '왜 일하는가'라는 책이 있는데 인상 깊게 읽었어요. 그 책을 보면, 일이란 성숙의 과정인 것 같아요.  오래된 와인이 값어치가 있는 것처럼 오래된 일이 값어치를 한다고 생각해요.  삶을 살 때 중요한 요소죠.  어떤 사람은 평탄하게 살고, 또 어떤 사람은 삶에 기복이 있을 텐데요.  누군가 "왜 이렇게 열심히 일해?"라고 물으면, 저는 일로써 희로애락을 느끼고 싶다고 말합니다.  기복도 좀 있으면서 밀도 있는 삶을 오래 살고 싶거든요.  


써드에이지 창업을 안 했다면?

- 열심히 일하는 회사원이 되었을 거예요.  하하하.  회사는 팀으로 일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니 즐겁게 일했을 것 같아요.  회사에 다녔을 때 다양한 국적의 다양한 사람들과 일하는 것이 즐거웠거든요.


팀으로 일할 때 즐거울 수 있는 이유가 있다면?

- 저는 호기심이 많아서 많이 물어보는 편인데, 일을 잘하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담당자에게 물어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물어볼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좋은 점이죠.  또 제 경우에 조직에 있었을 때 단계별 코칭이나 리더십 교육을 받으며 내부에서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많았어요.  그런데, 누군가 만약 팀으로 일하고자 한다면, 좋은 회사도 좋지만 좋은 사수를 찾아가라고 얘기해 주고 싶어요.  물어볼 수 있고 배울 수 있으니까요.


좋은 사수란?

-  전문 분야의 노하우가 확실히 있으면서 경청과 배려가 있는 분들이 좋은 사수라고 생각합니다.


5년 후의 이보람에게 한 마디

- "하루하루가 열심히 쌓이면 미래는 날 배신하지 않을 거야.  장기적인 안목으로 보고 힘들어도 하루하루에 충실하자."


조곤조곤 절제 있게 말씀해 주신 이야기에서 자부심이 느껴집니다.  차근차근 하루하루를 쌓아 올리며 미래를 만들어 나가고 있으시다는 생각도 들고요.  마치 날개를 튼튼하게 정비하며 곧 힘차게 날아오를 채비를 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인생 3막, 써드에이지가 인생 1막처럼 경계 없이 하늘 높이 날아오르기를 응원하겠습니다.  


오늘 미처 생각해 보지 못했던  나이 듦과 일에 대해 여러 가지로 생각해 볼 것들이 있었던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혹시 '땅따먹기'라는 놀이를 아시나요? 아니면 ''부루마불'' 게임을 해보신 분도 있을 텐데요.  2024년  현실 극복이라는 힘겨운 구호보다는 한 번에 하나씩 땅따먹기나 부루마블처럼 내 영역을 넓혀가듯 현실의 경계를 조금씩 조금씩 넓혀가 보면 어떨까요? 나이, 성별, 장애, 언어 등의 제약에 자신을 가두지 말고, 자신의 속도와 방식에 맞게 내 세상을 준비해 보는 겁니다.


자신이 가진 것으로 살아가는 지혜를 발휘하며 절제를 넘어서 느리고 우아하게.  그래도 괜찮다고, 그래도 결국엔 해낼 수 있다고 스스로를 응원하고, '내가 하는 일'이라는 자부심을 갖으며 말이죠.  


모두의 2024년을 위해, 모데라토 칸타빌레! 를 외쳐 봅니다.


이상 친절한 마녀였습니다!


[더 토크뷰]는 홍보마케터, 그리고 협업하는 대내외 여러 직군의 사람들을 만나 슬기롭게 소통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친절한 마녀의 B2B 마케팅] 매거진 속 코너입니다.  사람에 초점을 맞추지만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각각의 마케팅과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다양한 시각과 통찰을 얻을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또, 다른 기업에서 일하는 홍보마케터, 개발자, 기획자, 그리고 CEO 등의 이야기를 통해 ‘나만 겪는 문제가 아니구나’, ‘이렇게 생각하고, 행동할 수도 있겠구나’ 이해하며 소통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이 글은 어때요?

[더 토크뷰 시즌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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