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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친절한 마녀 Nov 21. 2023

[더 토크뷰_피플팀 편] 기술과 예술이 만나는 세계

다쏘시스템코리아 People Team 문희원 님

열다섯 번째.  사람을 말할 때 하고 싶은 이야기


♣ 성공하는 조직과 실패하는 조직을 구분하는 실질적인 기준은 측정하기 힘든 태도와 절차, 근로자의 인식이다.  문화는 언제나 전략보다 중요하다.  생산적인 접근 방식이 사라진 측정 가능한 기술은 더는 큰 의미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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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핑 속도는 쉽게 측정할 수 있지만, 열정과 의지는 평가하기 어렵다.

.

자신이 추구하는 가능성이 실현되지 못하는 이유가 궁금하다면, 측정하기 쉬운 기술 말고 정말로 중요한 기술을 신중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 정말 중요한 기술들의 근간은 하나다.  바로 서로 대화를 나누기 위한 신뢰와 관용이다.  관리하고 폄하하고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이해받고 이해하기 위한 신뢰와 관용이다.


- 세스고딘, 책 <의미의 시대> 중에서



한 강연에서 들은 얘기입니다.  인적 자원(Human Resource, HR)이라는 말은 잘못되었다, 인간을 자원이라 부르니 도구처럼 취급하는 것이다...라는 겁니다.  고개가 끄덕여져 머릿속에 오래 남더군요.  관점에 따라 뭐 그렇게까지 해석을 하냐,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말을 따라가는 현상을 종종 보기에 동의가 많이 되었어요.  그래서 말부터 고치고 그에 맞춰 마음가짐이나 태도를 바꾸려는 노력을 하는 사람과 조직이 많죠.


조직에서 가장 흔한 예가 호칭이잖아요. 수평적 소통의 일환으로 직급 호칭 대신 '~님'으로 변경하는 조직이 많습니다.  목적을 달성한 곳도 있고 아닌 곳도 있지만 일단 표현부터 바꾸는 노력을 하는 것이죠.  노력은 항상 의미 있는 것이라고 봅니다.  비슷한 예로 인사팀, HR팀을 피플(People) 팀이나 그와 비슷한 명칭으로 바꾸는 조직도 많습니다.  사람을 중심에 두겠다는 관점의 변화가 아닐까 하는데, 맞을까요? 맞았으면 좋겠네요.


하지만 여기서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 성찰과 실천이겠죠.  이름을 바꾸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건데, 이름만 바꿔놓고 어떤 변화도 일으키지 못한다면 노력했다는 의의에 만족해야 할 거예요.  생각하기에 따라 다르지만, 모두가 바라는 바는 아닐 테죠.  노력이란 흉내였는지 진정한 노력이었는지도 다시 따져봐야 할 거고요.  그래서 이런 노력을 누가 어떻게 하느냐가 또 중요한 관건이지 않나 싶어요.


조직과 일 사이에서 나 하나만도 파고들어 살피기 어려운데 조직 내에서 동료를 바라보고 뭐가 더 좋은 길인가를 탐구하는 사람들이 있지요.    사람이 얼마나 가치 있는지 사람을 지지하고 증명하는 사람들이라고나 할까요? 아직은 피플팀이란 이름보다는 인사팀, HR팀이 더 많은 것 같지만, 어떤 팀명이건 조직과 사람을 탐구하고 증명하는 사람들이 있는 곳이죠.  


자자, 마음을 열고 보다 나은 조직 문화를 만들기 위해 동료들 사이에서 애쓰는 우리의  동료들을 생각해 보자고요.  그런 사람 못 봤다고요? 아아, 이러지들 말자고요. 하하하. 있는데 없다고 생각할 수도, 없는 줄 알았는데 이미 있는지도 모르니 다시 찬찬히 살펴보자고요.  그렇게 찾기 어려운 사람들 아닙니다.  못 믿으시겠다고요? 그럼, 마녀가 찾아 나서 보겠습니다!


어느 날, 평소 가지 않던 새로운 길로 나서서 두리번거리고, 마주치는 이에게 얘기를 걸어 보았더니(진짜 길거리로 나섰다는 건 아닙니다. 비유예요 비유, 하하하), 아주 우연히도 피플팀의 사람을 만났지 뭡니까?  그녀는 성공하는 조직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 거기에 그치지 않고 동료들에게 정말 중요한 것이 뭔지 알아가고 있는 듯해 보였어요.  정말로 중요한 기술을 스스로도 갈고닦으면서요.  


마녀가 말한 적이 있던가요? 스스로 길을 찾아 나서고 자신만의 길을 찾아내는 사람을 몹시도 흠모한다고요.




빠질 수 없는 질문.  자기소개 시간입니다. 하하하

- 네. 하하하.  문희원입니다.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이고, 동시에 일을 하고 있고요.  지금 16년 정도 HR 업무를 계속했고, 주로 한국에 있는 외국계 기업 몇몇 곳에서 근무했습니다.   음... 그리고 올해 제가 정체성의 변화를 겪었어요.  코칭 자격 과정을 마치고 실제 코칭을 하고 있는데, 너무 즐겁고 의미와 보람이 있어요.  저도 몰랐던 저에 대해 알게 되었지요.  원래 가지고 있던 인간관과 소통에 대한 철학이 코칭에서 얘기하고 있는 것과 결이 맞아서 저의 천직이란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회사에서 코칭을 하고 있는 건가요?

- 아니에요.  처음 자격 과정 후 실습으로 시작했는데 재미있어서 지금은 퇴근 후 개인 활동으로 코칭을 하고 있어요.  제가 소통 자체를 좋아해서요.



그렇군요.  배운 걸 바로 실행에 옮기시는 행동파시군요.  멋진 개인활동이시네요.  그리고 엄마시고요.  일보다 엄마라고 먼저 소개하신 분은 처음이에요.

- 그런가요? 하하하.  엄마니까요. 저의 중요한 정체성 중에 하나니까.



네.  그럼요.  중요한 정체성을 빠트리면 안 되죠.  제가 인사 부서에 계신 분은 처음 인터뷰합니다.  오늘 기대가 무척 되는데, 토크뷰에 흔쾌히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저에게 엄청 즐거운 이벤트 같은 거라서 즐겁게 기다렸어요.  이번 주 즐거운 일 중에 넘버원(NO1)이 아닐까 해요.  인터뷰를 가장한 수다를 떨어도 재미있겠다 생각했거든요. 하하하



와우~ 즐거운 일 중에 넘버원이라니 기쁘네요.  이 코너명이 [더 토크뷰(The Talk View)에요.  이야기를 나누면서 관점을 넓히고 통찰을 얻는. 하하하. 일상에서 즐거움을 잘 찾는 편인가요? 아니면 의도적으로 즐거우려 노력하는 편인가요?

- 의미를 의도적으로 부여해서 즐거운 건 아니고요.  '나다운-자기다움'이란 측면에서 볼 때, 여행이라든지 책, 새로운 사람, 새로운 장소, 새로운 것 등 새로운 어떤 활동을 할 때 저 다운 것 같아서 즐거워요.  새로움에 대해 본능적으로 즐거움을 찾는 사람이죠. 하하하



그 말은 새롭지 않은 일에는 즐겁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말인데...

- 네, 맞아요.  같은 일을 반복적으로 하는 것,  뭔가 그림이 뻔히 다 보이는 것에는 흥미를 잘 못 느끼는 것 같아요.  어린 시절부터 그런 기질이 있었어요.  제가 피아노 전공으로 예술 중학교를 다녔었는데요.  한 시간 통학 거리를 매번 다른 길로 다녔더랬어요. 하하하.  반복되는 것에서 오는 지겨움이 있고, 새로움에 대한 동경, 호기심 같은 것이 강한 것 같아요.



출퇴근이나 육아도 반복적인 일 아닌가요?

-   네, 그런 부분이 있죠.  재택근무일을 뺀 나머지 날은 출퇴근에 꽤 긴 편도 시간이 걸리거든요.  그런데 그 시간이 오롯이 저 혼만의 제 시간이라 유튜브도 보고, 오디오도 듣고, 책 등을 보기 때문에 지루하기보다 소중하고 즐거워요. 하하하.


육아에서도 반복적으로 이루어지는 행위들이 있어 힘든 부분이 있죠.  육아 휴직 때 자유롭게 나가지 못하는 부분이 힘들긴 했어요.  사람 관계도 자연스레 좁아지고요.  그래서 뉴스를 열심히 봤어요.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고 싶어서요.  그 덕에 뉴스는 다 섭렵했던 것 같아요. 하하하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일상의 반복성을 잘 극복하고 계신 것 같네요.  출퇴근 중에 읽은 책 중에 기억에 남는 책이 있다면?

-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이란 책이 있어요.  정신분석 전문의이신 김혜남 작가님의 책인데요, 저는 20대부터 이분의 에세이집을 참 좋아했어요.   2022년에 이 책이 발간될 때 작가님이 20년 이상 파킨슨병으로 투병 중이시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요, 제가 20대부터 읽어왔던 책들이 작가님이 파킨슨병과 사투를 벌이면서 펴낸 책이었다는 사실이 제게는 충격으로 다가왔어요. 병마와 싸우면서도 계속 책을 펴내고 독자에게 삶의 지혜를 주시는 것을 보며 뭐랄까, ‘삶의 의지’를 느꼈던 것 같아요.


책 내용 중에 저의 평소 생각과 결이 같아서 깊이 공감되었던 구절이 있는데요.


‘그러니 길을 걸을 때 매일 똑같은 길로만 걷지 말고, 한 번쯤은 새로운 길로 가 보길 권한다. 음식을 먹을 때도 한 번쯤은 새로운 음식에 도전해 보라. 친구를 만날 때도 늘 가던 장소가 아닌 아주 낯선 곳에서 만나 보라. 그리고 뭐든 재미있어 보이는 게 있으면 결과와 상관없이 한번 시도해 보라. 그렇게 새로운 경험을 수없이 해 본 사람과 매일 똑같은 행동만 반복하는 사람의 내일은 다를 수밖에 없다.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더 많은 실수를 저지르며 살고 싶다. 쏜살같이 지나가는 시간 속에서, 나는 더 많은 도전을 하고 웬만한 일은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쌓인 경험들이 얼마나 값진지를 알기 때문이다.’



뭉클한 구절이네요.  많은 분들이 읽은 베스트셀러죠.  독자의 사랑을 받는 책은 다 이유가 있는 것 같아요.  우리는 종종 무한한 것처럼 시간을 보내고 두려움으로 한 발짝도 떼기 어려워하는데.  유한하기에 가치 있는 우리의 인생을 새롭게 도전하며 살 수 있으면 참 좋겠습니다.

 


처음에 HR 직무만 16년을 했다고 하셨는데, 이 일도 새롭지 않고 반복인데 천직으로 여기는 건가요?

- HR분야에서 올해 17년 차인데요.  중간중간 방황을 했었어요.  HR 직무에 크게 다른 두 가지 역할이 공존한다고 생각하는데요.  하나는 회사 입장에 서서 탑다운(Top-down)으로 메시지를 내보내면서 때로는 나쁜 역할을 해야 하는 측면이 있어요.  예를 들어, 구조조정이나 해고 같은 어려운 의사결정 같은 것이 있을 수 있는데, 이걸 회사 입장에 서서 수행해야 할 때 나쁜 역할이 부각되는 것이죠.


다른 하나는 직원 입장에서 동료들을 케어(care)하는 역할인데요.  직원들이 회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도록 만드는 거예요.  휴먼터치(human touch)를 하는 것인데, 요즘 이 휴먼터치가 기업에서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이 되고 있는 것 같아요. 이처럼 악마와 천사 두 가지 다른 역할 때문에 저와 맞지 않다고 느껴 그만둔 적도 있습니다.


저는 직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들의 상태를 살펴보고, 애로사항이나 어떤 문제를 겪고 있는지 청취하고 수집해서 HR제도나 소통으로 풀어내는 역할을 더 잘하고, 거기서 보람과 의미를 느끼는 사람인데, 나쁜 역할을 해야 할 때는 내적 갈등이 심해 힘들었거든요.



각자 할 일을 하는 거라 나쁜 역할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같은 동료들을 대상으로 그런 조직의 의사결정에 따라 일을 해야 할 때는 업무라도 힘들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다시 HR로 돌아오게 된 계기는?

- 회사가 요구하는 역할과 제 성향 사이의 간극 때문에 퇴사하고 사회복지대학원에 입학을 했는데 당시 현업에 계신 분들과 얘기를 해보니 그 분야도 하나의 산업이라는 걸 알게 되었고, 이상을 꿈꾸지만 현실은 다르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어요.   졸업을 하더라도 시작부터 다시 해야 한다면, 원래 자리로 돌아가 더 잘해보자고 생각했지요.



돌아와서 다시 하게 된 직무에 대한 느낌은 어땠나요?

-  역할 간극 때문에 느꼈던 갈등이 많이 줄었어요.  회사와 직원 모두가 다 이해되고, 연차가 쌓이니 균형점을 잘 찾아가게 된 것 같아요.  그 이후로 내적 갈등은 많이 해소된 것 같아요.




사람 탐구 생활



HR직무의 매력은 뭔가요?

- 요즘 같은 AI 시대에 유망 직종이다!  HR 업무 중 단순하거나 반복적인 업무는 자동화나 외주 형태로 바뀐 지 오래된 분야라고 할 수 있어요.  요즘 더 그런 경향이 가속화되고 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무직에 비해 사람에 대한 이해, 사람이 조직에서 하는 행동이나 조직 내에서 어떻게 느끼고 표현하고 있는지를 가장 잘 이해하는 분야예요.  사람과 조직에 대한 이해는 조직 내 어떤 특성, 어떤 시너지로 나타나는지 그 현상을 이해하는 것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HR직무자는 조직 내에서 긍정적인 성과를 창출할 수 있다고 봐요.


☞ 사람 + 조직에 대한 이해= 현상에 대한 이해(어떤 특성, 어떤 시너지로 나타나는가?)


HR분야에서 단순 반복적인 업무는 거의 자동화나 외주로 바뀌고 있는 상황이라, 이렇게 사람과 조직에 대한 이해로 현상을 이해할 수 있는 숙련된 HR 직무자는 각광받고 있고, 앞으로 더 그렇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숙련된 HR 직무자에 대해 좀 더 듣고 싶은데요.

- 사람과 조직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보는데요.  사람을 이해하는 휴머니즘이 필요하고 비즈니스 마인드도 갖춘 사람이에요.  저는 이를 기술과 예술이 통합된 스킬을 갖춘 사람이라고 말하곤 해요.  기술은 1+1=2가 되지만, 예술은 1+1=0이 될 수도 있고 100이 될 수도 있는 영역이잖아요.  HR에는 공식적이지 않고, 기계적이지도 않은 영역이 많기 때문에 기술과 예술의 통합 스킬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직원들에게 잘해주면 오래 다니겠지라는 부분은 기술의 영역이에요.  하지만 사람 예측이 어렵잖아요.  쉽게 점치기 어려운 영역이죠.  직원 양성에 공을 들였는데 퇴사를 한다든지, 퇴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 같은 직원은 계속 회사를 다니기도 하고.  투입 대비 산출의 결과를 알 수 없는 것이 사람의 영역인데, 저는 이런 부분이 예술의 영역인 것 같아요.


제가 아는 한 스타트업 대표님께서는 회사에서 인사까지 맡고 계신데, 얼마나 인사 업무에 힘드셨으면 "차라리 이 에너지를 새 거래처를 뚫는 데 쓰고 싶다."라고 말씀하시겠나 싶더라고요.  



말씀 듣고 보니 정말 기술적 스킬로만 해결될 영역은 아닌 것 같네요.  이 점치기 어려운 (HR) 예술의 영역에서의 역량을 키우기 위해 하고 있는 것이 있다면?

- 역량을 키우기 위해서 HR의 트렌드를 알고 학습해서 디벨롭(develop, 발전)시키는 것도 중요한데, 저는 가장 중요한 건 소통인 것 같아요.  1+1이 왜 '0'이 되었는지 여러 가지 학문적 이론이나 진단 도구 같은 기술로 접근해 도움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왜 '0'인지 알려면 그 두 사람을 만나서 물어보는 것이 우선이라고 보거든요.   왜 '0'이 된 것 같은지, 뭐가 문제고 뭐가 어려운 건지 소통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봐요.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예요.  어떤 것이 잘 맞아서 포텐셜(potential, 잠재력)이 터진 건지 물어보고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 개인적으로 소통은 신념이고 좋아하는 부분이라 더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요.



소통의 노하우, 나만의 노하우가 있다면 그 노하우도 키워야 할 것 같은데요.  모든 게 다 변하니까요.  

- 소통의 빈도를 높이는 것이 필요해요.  제 경우, 조직 내 공식적인 채널이나 프로그램 이외에 비공식적인 소통을 많이 해요.  다른 직원들에게 자연스럽게 접근해서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근황을 살피거나, 같이 식사를 하면서 얘기를 한다든지 하면서 그 사람의 생각이나 이슈 등을 끄집어내어 진솔한 대화를 합니다.  직원들이 해주는 이야기를 잘 듣는 거죠.  이건 제 역할이라고 생각하는데, 제 역할을 하는데도 직원들에게 어떤 도움을 받기도 해 고마움을 느낍니다.


이제는 이 역할을 하는데 어떤 특별한 노력과 의지가 필요 없이 자연스러워져 재미있기도 하고 좋아하는 일이 되었습니다.



"제 역할을 하는데 직원들에게 어떤 도움을 받았다." 인상적이기도 하고 따뜻한 얘기로도 들리는데요.  그간의 경험에 비추어 비공식적인 소통의 결과로 직원들에게 어떤 도움을 받아서 조직에 어떤 특정 결과를 낸 사례가 있다면?

- 그간 여러 기업에서 일해 본 경험으로는 인사팀에서 뭔가 하는 거를 직원들은 반기지 않아요.  '뭘 시키네, 뭘 또 하네'하며 탁상공론쯤으로 생각하는 편이죠.  그래서  저는 평소에 스킨십을 많이 하려고 해요.  그런 소통이 기저에 깔려 직원들이 제게 마음을 열어주는 편인데, 한 번은 예전에 다녔던 조직에서 팀장과 팀원 간 갈등이 있었던 적이 있었어요.  


갈등 해결이 저의 필수 역할은 아니었지만 두 사람을 각각 만나서 얘기를  들어봤어요.  각자 서로에게 가지고 있는 생각과 요구사항을 제게 편하게 쏟아내시더라고요.  그리고 양쪽의 입장에 서서 각각 느끼는 마음과 노력하는 것들에 대해 전해주었어요.  갈등 해결을 위해 몇 가지 제안도 했고요.  결과적으로 두 사람의 관계가 개선되어 해당 팀장님께 고맙다는 인사를 들었어요.  


지금껏 회사에서 HR부서로부터 조언이나 도움을 받은 적이 없었는데 자신의 마음도 알아주고 갈등 해결에 조언도 해주어서 고마웠다고 하시는 거예요.  그 이후 제가 뭘 한다고 하면 적극적인 도움과 지지를 보내주셨어요.  조직에 커다란 어떤 결과를 낸 사례는 아니지만, 정말 의미 있고 뿌듯했던 경험이었습니다.



조직 구성원 간의 갈등 해결이 가장 어려운 법인데... 그 어려운 일을 해내셨네요.  저도 HR에서 직접적인 개입을 해서 갈등을 해결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러닝 퍼실리테이션(Learning Faciliation)' 교육도 받으셨는데,  코칭 자격에 러닝 퍼실리테이션 과정까지 수료했으니 앞으로 조직에서 여러모로 활용이 가능하실 것 같은데요.

- 하하하. 네.  교육 수료 후에 바로 적용해 보았죠.  교육 과정에서 배웠던 대로 사내 팀장님들께 설문을 했고, 몇 분께서 심도 있게 답변을 해주셔서 성과가 있었다 생각하고 있어요. 하하하.  앞으로 동료 직원들에게 제가 배우고 가진 역량을 발휘해 교육이나 코칭에 힘써보려고 하고 있어요.



HR이나 HRD(Human Resource Development) 담당자가 직접 교육이나 코칭을 하는 경우는 처음 보는 듯합니다.

- 비용적 측면도 있지만, 외부 전문가보다는 내부 담당자가 조직과 핏(fit. 적합성)이 더 맞기 때문에 직원들이 더 공감하고 참여를 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야 긍정적 결과를 낼 수 있기도 하고요.


음, 공감은 될 수 있겠지만, 쉽사리 이야기를 꺼내기 부담스러워 더 경계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 네, 물론 그런 부분도 있어요.  그래서 주제에 따라 외부 전문가와 내부 전문가 설계를 하는 것이 중요해요.   어떻게 하는 것이 직원 수용도를 높일 것이냐에 대한 감을 HRD 담당자가 높이는 것이 중요한 것이죠.  제 경우에 동료 직원들이 어느 정도 수준의 감정을 가지고 있는지 평소에 얘기를 많이 하고 있어서 그 '감'을 잘 느끼고 판단하는 편이라 생각하고 있어요.



자신감과 자부심이 다 느껴져서 좋습니다.  자기 일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분을 만난다는 건 행운인데, 오늘 제가 희원님을 만나 좋은 얘기를 많이 듣는 것 같습니다.  앞에서도 잠시얘기를 했었는데요.  HR과 HRD에도 자동화된 영역들이 늘고 있다고 했는데요.  AI 솔루션이 각 업무 영역에서 화두입니다.  인사나 교육 쪽에서는 어떤지 얘기를 듣고 싶어요.

-  AI 솔루션이 정말 좋아졌어요.  그간 시간과 비용이 들어갔던 면접이나 채용과 채용 다음 단계 정도에서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보고 있어요.  현재 관련 솔루션들이 시장에 많이 나와 있고, 기술 발전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서 3-5년 후면 채용 업무 중 상당 부분이 자동화 및 외주화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면접에서 AI가 어떤 식으로 활용되는지 궁금합니다.

- 면접 후보자가 자주 쓰는 용어와 전체 대화 내용을 분석해서 후보자가 얼마나 일관되게 말하는지 신빙성이 있는지 판단하고 성향도 분석하는 식이죠.  지금은 참고자료나 큰 규모의 채용에서 1차 스크리닝(screening) 정도로 쓰고 있는 것 같아요.


후보자의 잠재력이 직무와 맞을지 판단은 사람의 영역이지만, 이도 AI의 도움을 점차 더 많이 받게 되지 않을까 해요.  채용 부문이 프로세스화되어 있어서 반복 업무가 많은 편이거든요.  예전에는 컨설팅 비용을 썼다면, 이제는 AI가 저렴하기도 하고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AI 솔루션이 HR업무에 실제로 도움이 될까요?

- 네.  당연히 도움이 돼요.  인터뷰나 교육을 많이 해본 분들이라 하더라도 자신도 모르는 편견이나 고정관념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채용 시 그런 부분을 배제하도록 해야 해요.  자신이 선호하는 비슷한 사람들만 채용하게 되면 다양성을 확보하기 어렵게 되기 때문인데요.  그런 면에서 AI는 사람의 무의식적인 편견이나 편재에 대한 보완재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어요.


요즘 조직의 HR에서는 다양한 관점과 시각을 가진 사람들을 보유하는 다양성과 포용성이 주요 테마인데요. 인사 담당자는 '이런 직원이 좋은 직원이야'라는 생각이 고착화되지 않도록 특히 더 주의해야 하죠.  최근 기업에서는 인재상, 핵심 가치 등을 정립해 놓고 있기 때문에, 이 데이터를 AI 솔루션에 투입하면 좀 더 객관적인 표준으로 채용할 수 있고, 인사 담당자의 사람으로서의 편견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봐요.   



다양성과 포용성을 위해 기업에서 펼치고 있는 활동이 있다면?

-  조직 내부에 개념 자체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활동을 하고 있어요.  특강이나 워크숍 등 '왜 우리 조직에 필요하고, 뭐가 좋은지 등' 인식 제고를 하고요.   그다음 혹은 동시에 실질적인 인구통계학적인 다양성을 높이기 위해 소수민족, 인종, 여성 등 일정 비율에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그렇군요.  전 세계적으로 ESG 경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거버넌스 측면에서도 직원의 다양성과 포용성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실제 실천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같네요.  글로벌 기업이든 국내 기업이든 모범적인 사례들이 흔하게 발견되는 날이 오길 바라봅니다.




사람의 증명



지금까지 여러 글로벌 기업에서  HR 직무를 수행해 오셨는데, 직무 성공 사례를 하나 소개한다면?

- 예전 직장 중 한 곳에서 성과 제도를 성공적으로 바꾼 적이 있어요.  아직까지는 성과 제도에 '이게 정답이야' 하는 건 없지만, 당시 직장의 성과 제도는 상대평가로, 연초에 직원 개개인이 설정한 목표를 연말에 수치, 정량적 데이터로만 평가하는 시스템이었어요.   


예를 들어, 연초에 리더십 스킬을 개발해 역량을 높이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KPI를 팀원과 1:1 미팅을 몇 회 하겠다는 식으로 정하는 거예요. 그런 다음 연말에 그 횟수만큼 미팅을 진행했다면 만점을 받는 식의 측정 기준을 가지고  있었죠.   그리고 그 측정 결과가 연봉으로 연계되고요.  당시에는 많이 곳에서 하던 평가 방식이기는 했는데, 개선할 필요가 있었죠.


그 당시 직장은 다른 사람과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업무에서 가치를 창출하는 프로젝트나 활동으로 평가하는 절대 평가로 성과 시스템을 변경하려던 참이었어요.  그래서 한국에서도 새로운 제도의 안착을 위해서 직원들과의 소통이 중요했는데요.  새로운 제도 도입에 앞서 소규모 단위로 설명회를 하고 꾸준히 소통을 이어 나갔어요.


결과적으로 회사도 제도 변경 후 달성하고자 한 바를 잘 달성하게 되었고, 직원들도 수용도가 좋았죠.  예민할 수밖에 없는 성과 제도를 성공적으로 잘 정착시킬 수 있었던 사례입니다.



반대로 실패 사례가 있었다면?

- 있었죠. 하하하. 이것도 예전 직장에서 있었던 일인데요.  HR- IT시스템을 글로벌 차원에서 도입하는 프로젝트가 있었어요.  한국도 해당 시스템의 특징을 로컬화하는 작업을 하기 위해 직원들과 소통하며 사전 작업을 해나가고 있었어요.  사내 론칭을 2주 정도 남기고 직원들을 교육하는데, 사원 그룹의 교육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불평 사항이 나온 거예요.  


그 당시 도입하려던 솔루션이 미국 솔루션이다 보니 미국식 인사제도를 특징으로 하고 있었어요.  팀장한테 많은 권한이 주어졌기 때문에 팀장이 팀원들의 연봉을 다 볼 수 있었던 거죠.  그때만 해도 팀장들이 팀원의 연봉 정보를 몰랐고 시스템의 접근 권한도 주지 않았었거든요.  그런데 교육 시 팀장이 팀원의 연봉 정보를 볼 수 있는 권한이 생기는 등 팀장 역할이 강화됐다는 설명을 했더니 사원급 직원들이 불쾌감을 드러낸 거예요.


조직개편이 수시로 되는데 오는 팀장마다 자신들의 연봉을 다 보게 되는 것이 아니냐, 어디 가서 말하면 어쩔 거냐, 각서 쓰게 할 거냐는 등 불만 사항이 제기되었죠.  제 선에서 설명은 다 했지만, 노조를 통해서 정식으로 문제 발의가 되었고 심도 있는 논의가 이어졌어요.  그래서 한국만 론칭을 연기했어요.  불만 해소가 되도록 시스템을 바꾸든지 직원들의 마인드셋(mindset)을 바꾸든지 해야지, 안 그러면  새로운 시스템에 대한 신뢰도가 없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어요.


본사 방침이라 시스템을 바꿀 수는 없었고 직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을 했어요.  먼저 노조원들이 이해를 해주고 나니 이후에는 같이 직원들을 설득해 주셔서 감사했어요.  8개월 정도 연기되었다가 론칭이 되었는데, 큰 실패는 아니었지만 좋은 교훈을 얻을 수 있었던 사례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입사하자마자 맡은 새 시스템 론칭 업무였기 때문에 직원들의 인식 수준, 바라보는 시각 등에 대한 데이터가 없었고, 알아볼 시간적 여유도, 그런 생각도 못했던 터라 기억에 오래 남아요.



HR 일을 하면서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요?

- 동료 직원들과 소통하면서 직원들의 요청 사항이나 애로 사항들을 듣고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제도나 프로그램에 반영해 운영하면서 좋은 피드백을 받을 때 가장 뿌듯합니다.



앞서 언급되었던 '코칭' 이야기를 해볼게요.  직접 코칭 자격을 딴 이유가 궁금하네요.

- 코칭에 대해서는 예전 상사 분에게서 안내를 받아 알고 있었어요. 작년 이맘때쯤 올해 신년 계획을 세울 때 제 경력에 의미 있는 투자를 하고 싶었는데,  아카데믹한 것보다는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자격증을 생각했고, 그때 코칭이 떠올랐어요.  코칭 교육에서 너무 좋은 코치를 만나 코칭의 스킬을 갈고닦고, 자격증까지 획득하게 되었지요.



개인적 대외 활동으로 코칭을 하고 있다고 했는데

- 네. 처음 시작은 자격 과정에 필요한 50시간 이상의 실습이 필요해서였어요.  가족이나 지인을 대상으로 하기에는 쑥스러워서 못하겠고, 제 개인 SNS에 올렸더니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지원을 해주셨어요.  의미도 있고 재미있고, 좋은 피드백을 많이 받아서 지금까지 이어가고 있습니다.


SNS에 코칭 모집을 안내하는 게시글



주로 어떤 종류의 코칭이 이루어지고  있나요?

마라톤 뛸 때 러닝메이트가 있는 것처럼 -  주제는 다양한데, 제가 HR분야에 있다 보니 경력 개발에 대한 비중이 높은 것 같아요.  10명 중 7명 정도가 경력에 대해 고민을 하시는데,  이렇게 많은 분들이 고민하는 줄 몰랐어요.  그리고 이력서 컨설팅, 본인의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관계적 애로 사항에 대해서도 코칭을 하고 있어요.  마라톤 뛸 때 러닝메이트가 있잖아요.  그렇듯 어떤 걸 하고 싶어 목표를 세우고 실천해 가는데 혼자 하기보단 코치랑 하는 게 더 오래 멀리 갈 수 있지 않나 싶어요.



주변이나 뉴스 등에서 종종 듣는 이력서 컨설팅.  생각보다 많이 받는 것 같아요.  외국계 기업에서 오랜 경력을 가지고 계시니 외국계 기업에 입사하고자 하는 분들께 이력서에 대한 꿀정보를 줄 수 있을 것 같네요. 하하하.  이력서 부분을 코칭할 때 신경 쓰는 내용이 있을까요?

-  제가 인사와 채용 담당자로써, 또 이직 시 구직자로서의 경험을 통해 얻은 교훈이 암묵지로 많이 있어서 그 양쪽의 시각을 가지고 코칭하고 있어요.  대부분의 구직자들은 자신의 시각에서만 보려고 하는데, 이력서를 보는 채용 담당자나 인터뷰어가 어떤 인상을 받는지 생각보다 잘 모르시는 것 같아 그런 부분에 대해 안내를 드리고 있어요.



이왕 말이 나온 김에, 인사담당자가 혹할만한 '외국계 기업 입사 지원 이력서'에 대해 팁을 주신다면?

- 채용공고나 JD(Job Description)에 답이 있다!  저희 어머니께서 늘 하시는 말씀인데, '질문 안에 답이 있다'라고 하시거든요.  맞는 말이에요.  JD 안에 뽑는 자리, 필요한 스킬, 경력에 대해 다 쓰여 있습니다.  JD안 표현들이 이력서에 다 포함되도록 해야 해당 포지션과 연관성이 높아지고 인터뷰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JD 안에 많은 정보가 있으니 JD 분석을 1순위로 하라! 고 얘기드리고 싶고요.


또 JD를 통해 자신과 핏(fit)이 맞는지도 잘 파악해 보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채용을 잘 안 하거나 역량이 떨어지는 곳은 JD 설명이 부족하거나 오타 등 오류가 있을 수 있는데, 그런 곳은 그런 식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으니 지원을 신중하게 하라고 얘기드립니다.


두 번째는 간결해야 한다.  쪽수가 많으면 잘 안 봐요.  이력서는 '나'라는 사람에 대한 정보를 리스트업(list-up)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학력이든 경험이든 교육이든 최대한 카테고리화하여 간결하게 나열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커버레터(Cover Letter)가 있는데 자신을 관통하는 스토리텔링을 1장 이내로 해야 해요.  편지를 쓰는 거라 생각하고 해당 포지션에 지원하는 이유, 어떻게 알게 되었고, 왜 지원하는지를 쓰고 자신에 그 포지션에 어떻게 부합하고 왜 적합한지 쓰는 거예요.  그리고 인터뷰에서 얘기하고 싶다고 마무리하는 것이죠.  


끝으로 아주 사소한 거지만 의외의 팁은 파일을 하나로 만들어라!  파일을 집(zip)으로 묶거나 하나하나 따로따로 첨부하지 말고,  한 파일 안에서 순서대로 볼 수 있게 담아 보내면 담당자의 업무가 편해집니다.



국내 기업에 오래 있었던 사람도 외국계 기업에 채용이 될까요?

-  채용하는 기업이나 기준에 따라 다를 텐데요.  예전에 비해서는 완화되어 스킬이나 전문성이 있다면 국내 기업에만 있었던 분들도 외국계 기업으로 이직하는 경우를 봤어요.  다만, 시스템이나 문화 등에 차이가 있어서 일하는 방식에도 차이가 있다 보니 이직을 해도 당황하는 분들이 계신 것 같아요.  


또 주니어 때는 비교적 새로운 문화에 잘 적응할 것으로 판단해 채용이 비교적 잘 이루어지는 편이고, 시니어급에서는 적응 측면에서 아무래도 채용이 덜 이루어지는 부분도 있는 것 같습니다.



외국계 기업에 입사하기 위해서 준비할 것이 있다면? 언어나 스마트함은 기본일 테니 그 부분을 빼고 의견 부탁드립니다.

- 요즘은 글로벌화되어 많은 분들이 잘 알고 계시는 것 같아요.  한 가지 말씀을 드리면, 본인의 목소리를 내는 스킬이 필요해요.  외국계 기업에서는 야근의 척도를 성실이 아닌 일 못하는 사람 내지는 일의 분배가 잘못된 사람으로 여길 수도 있어요.  시간 내 업무를 마치고, 휴가도 적절히 사용하는 사람이 일을 더 잘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죠.  그렇게 생각이나 일하는 방식이 다른데요, 회의 때 질문하지 않고 끝나고 나서 질문을 한다거나, 한 마디 의견을 얘기하지 않는 사람은 생각이 없는 사람이라고 보는 경향이 있어요.  권장하는 인재상이 자기의 의견을 잘 표현하는 사람이라고나 할까요.



그렇군요.  자신감 있게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은 국내외 기업 가릴 것 없이 중요하게 보는 것 같네요.  요즘 HR의 큰 흐림이 있다면 뭘까요?

- 초개인화가 아닐까 하네요.  기존에는 복리후생 제도 하나 만들어 놓고 제도에 맞는, 그러니까 타가는 사람만 타가도록 되어 있었죠.  지금은 일정 크레디트(credit)를 지급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걸 지원받도록 하는 식으로 바뀌고 있어요.  모바일앱에 자신이 좋아하는 앱을 깔듯이, 요즘은 구성원들이 조직에 그런 걸 바라는 것 같아요.  온보딩(on-boarding)에 있어서도 회사에서 마련한 것들을 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 맞춤식으로 진행하고 식이죠.


또 하나 롤베이스드오가니제이션(Role Based Organization)에서 스킬베이스드오가니제이션(Skill Based Organization)으로 변하고 있어요.  직무 내에 스킬을 다 세분화하여 해당 스킬을 보유한 사람을 뽑아서 그 스킬에 기반해 교육을 진행하는 것이죠.


시장이 빨리 변하고, AI한테 일자리를 뺏길 수 있다는 불안감도 있고 하다 보니 직원들은 계속 세상의 변화를 보면서 준비를 해야 하는 상황이에요.  그러다 보니 요즘 사람들에게 좋은 회사는 내 몸값을 올려주는 회사예요.  성장에 관심이 있다는 의미이죠.  


주니어일수록 경력개발에 관심이 많아요.  세상이 빨리 변하니까 내 잡(job)이 언제까지 있을지 모르니까 직원의 성장에 지원하는 회사를 내가 몸 담아도 되는 회사인지로 판단해요.  그래서 교육, 멘토링, 해외 경험 등을 지원하는지 주니어들의 관심이 높고 회사에 요구하는 추세이죠.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 일과 삶의 균형)'를 추구하는 경향이 강하지 않나요?

- 자기가 성장할 수 있으면 워라밸 순위를 낮게 두는 것 같아요.  반면에 자신이 성장할 수 없다고 판단하면 워라밸을 우선시하여 빨리 퇴근하고 이후 시간을 확보해서 스킬을 향상한다든지 사이드잡(side job)을 하든지 하는 것 같아요.



기업교육(HRD)의 흐름은 어떤가요?

- 저스트인타임(just-in-time)이 가능한 온라인으로 많이 교육을 제공해요.   예를 들어, 새로 팀장이 된 직원이 내일 팀원과 원온원(1:1) 미팅을 처음 하게 된다면, 막막할 수 있잖아요.  그때 링크드인러닝(LinkedIn Learning)에 들어가 찾으면 수많은 콘텐츠가 나와 팀원과 원온원 미팅에 필요한 팁을 얻을 수가 있죠.  


이처럼 온라인 교육은 회사 입장에선 비용을 절감하고 직원은 필요할 때 하우투(How To)를 배우기 좋아요.

그리고 요새는 온라인 교육 콘텐츠도 숏폼으로 바뀌고 있어요.  예를 든 링크드인러닝 같은 경우도 1분짜리 숏폼을 론칭했는데 숏폼으로 흥미를 유도한 후 3분짜리 본 콘텐츠를 시청하도록 유도하고 있어요.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  앞서 잠깐 말씀드렸는데, 직원들의 교육에 힘쓰고 싶어요.  개인적인 성향과 가치의 문제이기도 한데, 교육에 매력을 느껴요.  아무래도 HR은 보수적이고 비용, 직원 규정 준수 등 통제 경향이 있어 탑다운(top-down) 방식의 매니징(managing) 역할이 강한데 교육은 상대적으로 창의적인 분야이기 때문이에요.


다양한 솔루션으로 교육과정을 만들 수도 있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장려할 수도 있기에 기획력이 필요하고 소통이 중요한 스킬이죠.  효과적인 기업교육을 설계하는 게 제 성향이나 가치, 철학에도 잘 맞는 것 같아요.  누가 시키는 일보다 제 스스로가 만들어서 하는 일을 해나가고 싶어요.



동료나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회사 생활을 잘하는 비법은 뭐라고 생각하나요?

-  생각하면서 일하는 거예요.  두 가지 맥락인데, 첫 번째는 업무 성과적 측면이에요.  개개인의 발전 속도가 다르니 자신의 속도에 맞춰 일하는 것이죠.  다른 맥락은 회사만이 이 세계의 전부가 아니기 때문에 자신이 뭘 잘할 수 있고, 뭘 하면 잘하고 뭘 하면 즐거운지 감지하면서 나다운 게 뭔지, 타고난 흥미가 뭔지 생각해 보면서 일하면 좋지 않을까 해요.  코칭할 때 많이들 물어보시더라고요.



어려운 이야기네요.   하지만 나 다움을 생각하고 찾아가면서 일한다면 퍽퍽한 회사 생활에서도 조금은 즐거움과 편안함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아니 그러기를 바라봅니다.



끝으로 과거에 나로 돌아가서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일단 언제로 돌아가고 싶나요?

-  2017년 하반기. 그로 돌아가서 얘기를 해주고 싶네요.  "애 금방 큰다.  너무 힘들어하지 마.  잠 못 자서.  곧 잠을 편하게 잘 날이 올 거야." 하하하하



정확한 연도까지. 하하하.  잠 못 자면  힘들죠.  아이는 잘 컸을 텐데 엄마는 정말 힘들었을 것 같아요.  그래도 오늘 이렇게 만나 이야기를 나누어 보니 잘 극복하신 것 같습니다.  제 추측이 현실이기를 바라면서! 오늘 솔직한 경험담과 유익한 꿀정보로 유쾌한 이야기 시간을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희원님이 추천한 김혜남 작가의 책,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을 읽어 보았습니다.  이미 많은 분들이 읽고 있는 베스트셀러죠.  마음을 톡톡 건드리는 글귀들이 참 두 손을 가슴에 얹게 만드는데, 많은 사람이 읽는 책은 그만한 이유가 있음을 다시금 깨닫습니다.


이 길이 맞을까 저 길이 맞을까, 우리는 늘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그런데 분명한 것은 어떤 길로 가는 게 맞을지는 모르지만 걸어간 길을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은 나의 몫이다.      

김혜남, 책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중에서


일을 하면서 중간중간 방황을 했던 혜원 님은 결국 자기 자리로 돌아와 자신이 걷고 있는 길에 함께 하고 있는 동료들을 보았어요.  그리고 동료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자신이 어떤 길을 가고 있고, 어떻게 가야 할지를 꾸준히 탐색하고 있는 듯 보였어요.  자신의 몫을 회피하지 않고 묵묵히 앞을 향해 길을 걷는 것처럼요.


우리는 종종 길을 잃지만, 언제나 다시 자기 길로 찾아올 수 있는 힘이 있어요.  
선택하고 결정해서 용기를 내기만 한다면요!


하기 싫은 일과 하고 싶은 일,  꼴 보기 싫은 사람과 오래도록 같이 하고 싶은 사람사이에서 생기는 수많은 일들을 주체적으로 해결하고 조율하며 살아가는 것, 그것이야말로 진짜 어른의 삶이 아닐까.

김혜남, 책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우리가 가는 길에는 숱하게 많은 어려움이 존재해요.  부정하고 싶어도 현실이죠.  맞아요, 하고 싶은 일은 마음 편히 하기 어렵고 하기 싫은 일은 쌓여만 가죠.  가만히 있는데도 날 괴롭히는 이가 있을 테고, 꼴 보기 싫은 사람과 어쩔 수 없이 일을 해야 하는 복잡한 상황에 직면할 때도 있지요.


어떻게 일해야 할까요?  어떻게 일해야 좋다고 딱 잘라 말하기 어려운 각각의 상황이 있을 거예요.  그래서 우리 삶과 일이 또 어려운 것이죠.  그렇지만 한 가지는 분명한 것 같아요.  내가 끌고 가느냐 이끌려 질질 끌려가느냐, 그거 하나만큼은 자신이 결정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주체적으로 해결하고 조율하면서 진짜 어른의 삶을 살아가는 것.  걸어온 길에 멈추지 않고 나아갈 길에 주저하지 않으면서 새로운 하루하루를 새롭게 맞이하는 것.  그건 우리 자신의 몫이고, 선택이며 결정인 것 같아요.   혜원 님에게서 그런, 자신이 걷는 길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주체성을 엿봤던 것 같아요.


그녀는 기술과  예술이 만나는 HR 분야에서 다양한 일을 조율하면서 동료들에게 힘이 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탐색하고, 거기에 멈추지 않고 조직의 힘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었어요.  세스 고딘이 말한  진짜 중요한 기술을 알 줄도 볼 줄도 아는 사람, 물론 스스로도 갖춘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 정말 중요한 기술들의 근간은 하나다.  바로 서로 대화를 나누기 위한 신뢰와 관용이다.  관리하고 폄하하고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이해받고 이해하기 위한 신뢰와 관용이다.
                                                                                             - 세스 고딘, 책 <의미의 시대> 중에서


이상 친절한 마녀였습니다!



[더 토크뷰]는 홍보마케터와 협업하는 대내외 여러 직군의 사람들을 만나 슬기롭게 소통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친절한 마녀의 B2B 마케팅] 매거진 속 코너입니다.  사람에 초점을 맞추지만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각각의 마케팅과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다양한 시각과 통찰을 얻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다른 기업에서 일하는 홍보마케터, 개발자, 기획자, 그리고 CEO 등의 이야기를 통해 ‘나만 겪는 문제가 아니구나’, ‘이렇게 생각하고, 행동할 수도 있겠구나’ 이해하며 소통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이 글은 어때요?

[더 토크뷰 시즌 2]

열한 번째. [더 토크뷰_마케터 편] 서울 강남에 외국계 기업 다니는 마케터 전 과장 이야기
열두 번째. [더 토크뷰_CEO 편] 시를 사랑한 청년 CEO-파트 1
               [더 토크뷰_CEO 편] 시를 사랑한 청년 CEO-파트 2
열세 번째. [더 토크뷰_마케터 편] 잇프피 마케터의 불편한 마케팅
열네 번째. [더 토크뷰_CEO 편] 가짜 일ㆍ진짜 일ㆍ대표의 일



[더 토크뷰 시즌 1]

첫 번째. 개발자가 마케터를 만났을 때 
L [기고] 개발자와 커뮤니케이션하는 법 _이준하 수석
두 번째. [더 토크뷰_마케터 편]어쩌다 마케팅
세 번째. [더 토크뷰_CEO 편] 해보자, 해보자, 해보자!
네 번째.  [더 토크뷰_마케터 편] 4P 사용 종결자
다섯 번째. [더 토크뷰_개발자 편] #개발자에 진심인 편
여섯 번째. [더 토크뷰_마케터 편] B2B에서 보란 듯이 마케터
일곱 번째. [더 토크뷰_CEO 편] 생각을 현실로 만드는 사람들
여덟 번째. [더 토크뷰_마케터 편] 더 잘될 수밖에 없는 마케터
아홉 번째. [더 토크뷰_홍보인 편] 관계력의 여왕
열 번째. [더 토크뷰_기획자 편] 그래도 기획, 결국 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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