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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친절한 마녀 Mar 04. 2024

[더 토크뷰_마케터편] 마케팅 문해력왕

HSAD 최이슬 책임

열아홉 번째.  마케터-다운


하루의 대화가 평생 가슴속에 뜨겁게 살아 있는 경우도 있지만,
수십 년에 걸친 대화의 부재가 평생 차가운 응어리로 가슴을 짓누르는 경우도 있다.  
그렇게 우리는 대화로 살고 대화로 죽는다.  
좋은 대화는 잊을 수 없고, 나쁜 대화는 견딜 수 없다.  


책, <대화의 밀도> P64-65 중에서


그렇죠.  대화가 있고 없고는 마음을 가르는 큰 잣대입니다. 더군다나 좋은 대화인지 아닌지에 따라 차오르는 감정은 마음의 밀도를 가르기도 합니다.  마음을 꽉 채우는 좋은 대화는 정말이지 잊기 어렵습니다.  마녀가 생각하는 좋은 대화란 서로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대구 하지 않아도 눈으로 고개로 얼굴로 잘 듣고 있음을 표현하고, 서로의 이야기에 공감하여 말이 통한다는 느낌을 받고, 할 말이 있을 때는 상대의 말이 충분히 끝맺음을 할 수 있도록 기다렸다가 말하는 것입니다.  다급하지 않고 여유로운 시간과 태도를 가지고 말이죠.


그런 귀한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이 요즘처럼 바쁜 세상에 쉬운 일은 아닌데요.  그런 시간과 그런 태도를 지닌 사람을 만나는 일은 더 귀한 행운과도 같습니다.  그 쉽지 않은 귀한 행운을 열아홉 번째 토크뷰 주인공과 가졌습니다. 하하하.  열린 마음을 갖는다는 것이 이런 거구나, 대화의 폭과 깊이가 이야기를 나눌수록 확대되어 마음이 꽉 차고 흐뭇했는데요.  처음 전화로 인사를 나누는 순간부터 얼굴을 마주하기까지 소통 내내 밝게, 겸손하게 존중과 배려를 하는 모습에서 이 사람 참 매력적이다 싶었습니다.


만난 자리에서 만난 시간 내내 업과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이 사람 참 마케터-답다는 생각이 강하게 스며들었지요.  다정하면서도 흐릿하지 않고 강단까지 보여주니 홀딱 반하지 않을 수가 없었는데요.  잊으래야 잊을 수 없는 밀도 있는 대화의 시간을 선사한 마케터를 소개합니다.  마케터는 '브랜드 외교관'이라고 생각한다는 그녀는 HSAD의 최이슬 책임입니다.  인하우스 경력을 거쳐 종합광고대행사에서의 경험을 공유합니다.



자신을 어떻게 소개하고 싶은가요?

- 12년 차 마케터.  개인적으로 마케터 전문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으로 몇몇 기업을 거치며 경력을 쌓고 있는 중이에요.  


직업을 뺀 인간 최이슬은?

-  호기심이 많은 사람.  사람에 대한 호기심이 많아서 주변에서 '인간 댕댕이'란 소리도 많이 들어요.  전 사람이 정말 궁금하거든요. 하하하.  지적 호기심도 많아요.  어떤 주제가 있으면 끝까지 파보고 공부하는 걸 좋아해요.  끝까지 탐구하면서 희열을 느끼죠.  필요하다면 자격증을 따거나 대학원에 가는 것도 주저하지 않아요.  그만큼 성취를 이루는 것을 좋아해서 학점도 좋았죠.  지적 호기심을 채운 후에 다른 사람들한테 설명하는 것도 좋아하는데, 사람과 지식에 대한 호기심이 모두 저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에 호기심을 갖고 좋아하다 보면, 뜻밖의 상처를 받기도 할 텐데요.  인간관계라는 것이 나만 좋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서.

- 그렇죠.  그럴 수 있어요.  저는 사람에 대한 기대를 하지 않으려고 해요.  사람한테 최선을 다하려고 항상 노력하지만, 그건 제가 좋아서 그러는 것이니 다른 사람들에게 제가 한만큼을 바라거나 돌려받는다는 기대를 하지 않아요.  그래서인지 비교적 거리낌 없이 매사에 긍정적일 수 있는 편인데, 한 번은 예전 한 상사 분께서 제게 그러시더라고요.  긍정적인 것은 좋은데, 뭘 다 그렇게 모든 일을 할 수 있다고 하느냐며 불편하단 마음을 전하신 적이 있어요.  그분의 생각을 존중해요.  그렇게 느끼실 수도 있는 부분이죠.        


하지만 정말 제가 할 수 있으니까 할 수 있다고 말하는 거라서, 저만의 소통 레시피와 방법으로 사람들에게 다가가고 있어요.  감사하게도 지금까지는 이런 방법이 잘 작동해 왔다고 생각합니다.  타인에게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잘하자는 것이 제 가치관인데요. 어떻게 보면 이것이 저의 욕심일 수도 있고 다른 사람들의 만족을 위한  것일 수도 있는데, 제 욕심과 타인의 만족을 저글링 하면서 소통하고 있다고 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마인드에 긍정의 씨앗을 심으셨네요. 하하하.  타인의 흘러가는 말과 행동에도 상처를 받기 마련인데, 그 어려운 인간관계에서 상대에게 바라지 않으려는 노력을 한다는 것이 대단하시네요. 

- 아닙니다.  쉽지 않은 일이 맞아요.  남편이 추천해 준 책이 있어요.  '바람이 너를 지나가게 하라'.  큰 울림을 준 책이었지요.  지나가는 바람을 그냥 스치고 지나가게 하라는 것인데,  노력하고 있어요.


저도 가지고 있는 책인데,  반갑네요.  인상 깊은 구절들이 담겨있어 저도 좋아합니다.

만일 네가 그 바람이 너를 그냥 스치고 지나가게 하는 법을 익히기만 한다면 너를 쓰러뜨릴 수 있는 그 말들의 힘을 없애버릴 수 있어.  바람 같은 그 말들이 너를 화나게 하고 자존심을 건드리게 하는 일 없이 그냥 지나가게 하면 그것들은 네게 아무 영향도 미치지 못할 거야.  

책, '바람이 너를 지나가게 하라'의 한 구절


 그 어려운 일을 잘 해내면서 상처받지 않는 관계와 조직생활을 이어가길 응원하겠습니다.


책 이야기가 나왔으니, 최근에  인상 깊게 읽은 책이 있다면?

- '원씽(One Thing)'이요.  '당신이 할 수 있는 단 하나의 일, 그것을 함으로써 다른 모든 일들을 쉽게 혹은 필요 없게 만들 바로 그 일은 무엇인가?'라는 이 ‘초점탐색 질문’은 원씽의 내용을 압축할 수 있는, 제가 인상 깊게 소화한 구절입니다.  제 앞에 있는 수많은 선택지와 할 일, 고민들에 균등한 에너지를 투여하고 답을 얻지 말고, 내가 진짜 원하는 단 하나의 목표를 스스로 찾고 당장 그 목표를 위해 실천하라는 메시지입니다.

 

저는 멀티태스킹을 중요시하고, 모든 것을 다 잘 해내고 싶은 욕구가 강한 사람인데, 이런저런 목표가 많다 보니 생산성이 떨어지는 경험을 하기도 하고, 우선순위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게 되더라고요. 원씽의 초점 탐색 질문을 이해하고 제 삶에 적용해 보려 노력하고 있어요. 커리어에서의 단 하나의 목표, 혹은 삶에서 꼭 이루고 싶은 단 하나를 찾고, 이를 위해 지금 당장 행동에 옮겨야 하는 것들에 초점을 두는 연습이요. 생산성을 높여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꼭 필요한 삶의 지침인 것 같습니다.



마케팅 일머리 문해력



12년 차 마케터신데요. 마케터의 자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긍정 마인드'는 기본적으로 갖춰야 한다고 볼 때, 그다음은?

- 우선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를 때조차도 고객의 구매 욕구를 일으킬 수 있는 '셀링 포인트(Selling Point, 판매 소구점)'을 잘 발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봐요.  그리고 협업 능력을 꼽을 수 있겠어요.  예를 들어 내가 가진 도구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관련된 많은 사람들을 설득해서 끌고 가야 해요.  여럿이 모여 하나의 곡을 연주하는 오케스트라처럼 움직여야 하죠.   그러려면 또 사람들과의 관계, 그들이 주는 신호를 잘 읽고, 냉철한 판단을 할 줄 알아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통찰력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가끔 협업력, 통찰력이란 말들이 막연하게 느껴질 때가 있는데요.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을 부탁드려도 될까요? 마케팅에서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협업력, 통찰력이란 무엇인가요?

- 제가 생각하는 협업력은 민첩하게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이끌고, 상황을 이해하는 시각을 갖추고 이해관계자의 니즈를 잘 파악하는 것이에요.  이해관계자가 어떤 니즈와 KPI를 가지고 이 일을 함께 하려는지 정확히 알아야 협업이 잘 될 수 있거든요.  예를 들어, 영업 담당자는 판매가 중요한데, 마케터가 계속 브랜드 인지에 대해서만 얘기하면 소통이 어긋나겠죠.  브랜드 인지가 판매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협력을 이끌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통찰력은  비즈니스에 도움이 되는 데이터를 읽을 줄 아는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내가 하고 있는 업무와 관련 숫자들이 사업적으로 도움이 되는지 읽어낼 수 있는 것이 통찰력이에요.  예를 들어, 마케팅 예산이 있고, 예산을 사용하고, 그 예산이 하루, 한 달, 일 년 동안 어떻게 쓰이고 사업에 영향을 주는지 알아내는 것이죠.  이런 통찰력을 가진 사람들이 마케팅 기획, 실행, 이후 피드백까지 다 수렴할 수 있고, 또 다른 부서의 숫자까지 고려해 자신의 숫자와 연결해서 종합적인 영향을 읽어내고 만들어 낼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마케팅 의사결정 역량이라고 할 수 도 있죠.


원래 마케터가 꿈이었나요?

- 아니에요.  외교관이나 국제기구에서 일하고 싶었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초조한 마음이 들어 기업에 입사를 하게 되었어요. 하하하.  롯데백화점에서 브랜드 매니징과 상품 MD를 하면서 마케팅 세계에 대해 눈을 떴지요.  각국의 브랜드를 수입해 판매하기 위해서  브랜드와 한국 시장, 백화점을 대변하면서 비즈니스 계획을 논의하는 일이 외교관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저는 마케터는 브랜드 외교관이라 생각해요.


첫 직장에서 브랜드 매니징을 4년 했고, 이후 프랑스 가전제품 테팔의 한국지사에서 프로덕트 매니저로 제품 마케팅을 4년 했어요.  제품 마케팅을 하다 보니 이커머스에 눈을 뜨면서 해당 분야에서 일을 더 해보고 싶었는데, 코로나가 터졌어요.  온라인과 디지털 마케팅의 전문성이 부각되면서 욕구가 더 커졌지요.  글로벌 이커머스 마케팅을 할 수 있는 기업을 찾다 때마침 채용 중이었던 현재 소속 기업으로 이직을 했습니다.


'마케터는 브랜드 외교관'이란 말이 와닿네요.  그렇죠.  조직내외, 국내외를 막론하고 대변해서 논의하고 협상하고 소기의 성과를 일구고 하는 마케팅 일들이 외교관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경력이 흥미로운데요.  유통 마케팅과 제품 마케팅 간의 차이가 있었을 것 같은데, 어땠나요?

- 유통에서는 브랜드 자체가 하나의 차별적 요소예요.  수백 수천 개의 브랜드를 소싱하고 안착시키는 것이라서 브랜드는 전체 중의 하나 요소일 뿐이죠.  그래서 고객에게 제안할 때 하나하나를 맘껏 하기 힘든 부분이 있어요.  한편, 백화점은 고객 최접점으로 판매 데이터를 즉각적으로 보며 트렌드에 민감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특히 사람들을 움직이는 순간이 언제인지 바로 알 수 있어 고객을 직접적으로 이해할 수가 있죠.  또 그 반면에 고객이 백화점 대상이라는 한계가 있기도 합니다.    


테팔과 같은 글로벌 제품 마케팅의 경우에는 한국 소비자에 맞추는 로컬라이제이션(Localization, 지역화)을 통해서 브랜드 자산을 개발하게 되었는데, 훨씬 더 많은 영역과 깊은 지식이 필요하다고 느꼈어요.  테팔의 지역화를 위해서 기획단계부터 가정방문 조사도 해보고, 로컬화를 위한 전반을 진행할 수 있었죠.


브랜드 자산을 이야기할 때 브랜드 가치를 빼놓을 수가 없는데요.  브랜드 가치란 뭐라고 생각하나요?

- 스토리텔링이 단단한 것.  어떤 요소가 빠져도 무너지지 않는, 벽돌처럼 단단하고 다양한 이야기가 켜켜이 쌓여 이루어진, 헤리티지(Heritage)가 강한 브랜드 자산이라고 생각해요.


경력 상 여러 제품의 브랜딩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브랜드가 있을 텐데, 성공과 실패 사례가 있다면?

- 제가 맡았던 제품 카테고리 중에 스토리가 약한 제품이 있었어요.  유럽에서는 꽤 인기를 끌었던 제품이었는데, 국내에서는 전략적인 협업과 투자에도 불구하고 시장에 제대로 안착을 하지 못했죠.  유럽에서의 긍정적인 제품 사용 결과, 가격,  신선함과 같은 제품의 특징적 요소가 있었지만, 국내 소비자의 행동 패턴을 넘지 못한 사례였어요.  그때 얻은 교훈은 '모든 열쇠는 고객이다.  고객에게 고착화된 개념을 깨는 마케팅은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성공 사례로는 테팔의 티메이커(tea-maker)를 얘기하고 싶은데요.  당시 사람들의 니즈가 있었던 제품이었지만 국내에서는 후발주자로 론칭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어요.  같은 포지셔닝으로는 스토리텔링이 되기 어려울 것 같아 가정방문 및 소비자 조사를 통해 고객의 페인포인트(pain point)와 요구 기능, 커피와 건강차 등의 생활 패턴을 파악했어요.  국내 핵심 소비자층에서는 전통차의 재료를 우려내거나 차를 오래 따듯하게 먹고 싶은 욕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파악하고 '차탕기' 콘셉트를 생각해 냈지요.  

해당 티메이커 제품에 약탕 기능이 있었는데, 그 기능을 중심으로 제품을 프리미엄 '차탕기'로 포지셔닝했어요.  레시피 자동프로그램을 탑재했고, 한의사 분들과 협업해 레시피북도 만들었어요.  '차탕기'라는 키워드로 국내 시장에 잘 안착하게 되었지요.  유럽 본사와 APEC에서도 제품을 새롭게 스토리텔링하여 시장에 안착시키고 마켓셰어를 높이는 데 기여한 사례로  '헬시티팟(healthy teapot)'이라 명명하며 소개를 해서 많이 뿌듯했어요.


고객의 소리를 듣는 것이 주요했군요.  디지털 마케팅을 하면서 고객의 소리를 주로 어떻게 듣는지?

- 소셜리스닝(social-listening)을 많이 하려고 해요.  브랜드 채널이나 소셜네트워크 상에서 고객이 어떤 말을 하고 반응을 하는지 듣는 건데요.  스프링클러(Sprinklr) 같은 소셜 리스닝 도구를 활용하고 있어요.


고객을 유치하기에 좋은 디지털 마케팅 전략이 있다면?

- 현재 고관여 제품으로 가격 민감도가 낮은 고객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 마케팅을 주로 하고 있는데요.  자사몰 디지털 마케팅에서 가져갈 수 있는 전략은 무엇보다 제품의 차별화일 거예요.  전용 제품적인 측면을 강조하고 제품의 구성을 달리하는 것이 하나의 방안일 수 있죠.  마케터는 고객 회원들의 충성도를 높일 수 있도록 콘텐츠를 강화해야 해요.  


편리함, 맞춤형 등 구매 과정에서 경험이 다르도록 UI와 UX에 신경을 쓰고, 고객의 용어로 고객에게 다가가 매력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고객이 제품에 대해 기대를 가질 수 있도록 하면 가격 경쟁력이나 규모 상의 약점을 극복할 수가 있는데요.  이커머스에서 중요한 고객 리뷰나 인플루언서와의 협업을 통한 스토리텔링으로 고객이 보고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요즘 많이 활용되는 기법 중의 하나입니다.

 

디지털 마케팅 트렌드를 하나 꼽는다면?

- AI.  솔루션이 너무 많이 나오고 있는 상황인데요.  이미지나 영상을 만들 때 AI를 이용하고 있어요.  AI에 대한 시각을 키우고 조직에서 AI에 대체되지 않으면서 잘 쓸 수 있도록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어요.



일맛, 일멋



디지털 마케팅을 전문적으로 해보니 어떤 매력이 있던가요?

- 고효율.  오프라인의 경우 기획 제작부터 구매까지 알 수 없는 깜깜이 돈이 많이 들어갈 수 있는데, 그러한 것들을 압축, 비용적 측면, 원하는 메시지를 타기팅 해서 원하는 채널 등을 활용하고, 모든 과정을 수치화할 수 있어 사업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큰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마케터 하기를 잘했다고 느끼는 순간이 있나요?

- 제가 의도한 대로 소비자 반응이 일어날 때 희열을 느껴요.  보람도 크죠.  KPI를 달성하고 전문성도 느껴지거든요.  일면식도 없는 사람이 '차탕기'를 쓰면서 긍정적인 말을 해준다고 생각해 보세요. 많은 행복감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어요. 하하하.


저는 제가 마케팅이 잘 맞는 사람이란 걸 발견했어요.  꿈꿨던 외교관의 삶의 요소를 마케팅에서 저만의 방식으로 풀고 있어서인지 마케터도 외교관과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어떤 현상을 보고 패턴을 잘 발견하는 것, 소셜 리스닝과 같이 잘 듣고, 잘 통찰하는 역량,  변화하는 트렌드를 접목시키는 역량 등 외교관이나 마케터에게 모두 필요한 역량이죠.  개인적으로 빨리 배우는 편이라 이 역량들을 잘 키워나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마케팅이란 업의 본질이 뭐라고 생각하는지?

- 기업이나 제품이 담고 있는 가치를 말해주고 싶은 사람(목표 대상), 그 사람이 그 가치를 듣고 싶게 하는 활동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필연적으로 마케터는 스토리텔러가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고요.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역량이 중요해지죠.  기업에서도 스토리텔링과 콘텐츠 역량을 중시하고 있어요.


그런 역량을 키우기 위해서 하고 있는 것이 있나요?

-  제 일만 보지 않고 다른 사람의 생각을 엿보려고 노력해요.  어떠한 결과물이 나오는 과정, 고민 등을 공유하는 자리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그런 자리에서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사고가 확장되곤 합니다.  아이디어와 생각을 어떻게 발전시켰는지 이야기를 듣다 보면 제 일에도 적용해 볼 수 있어 도움이 되더라고요.  현재 조직에는 이런 공유 시스템이 있는데, 역량을 키우기 위해서 호기심 있게 다른 것들을 살펴보고 있어요.


마케팅 기획 등을 할 때 영감을 받는 것 혹은 참고하는 것이 있는지?

- 아이데이션을 위해 세 가지 방법을 애용하고 있어요.


우선, 앞서 말한 것과 같은 내용인데 종합광고대행사인 저희 회사 내의 다양한 프로젝트 사례를 관심 깊게 살펴보려 노력해요. 기획의 흐름과 크리에이티브를 몰입해서 이해하다 보면, 그 시간들이 쌓여 저의 기획력이나 생각을 확장하는데 도움이 많이 됩니다. 생각의 틀과 논리 전개, 행동심리학의 활용, 소비자 인사이트를 어떻게 얻고 마케팅에 활용했는지를 유심히 보고자 해요. 사내 프로젝트·지식 공유 플랫폼이 있어 매우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지요.


두 번째는, 학술저널이나 논문, 비즈니스 매거진 기사 혹은 유튜브 강연 등을 활용합니다. 제 취미이기도 한데요. 모범적인 벤치마크나 교훈이 담긴 훌륭한 사례들을 탐구하고 논리 등을 이해하다 보면, 저의 마케팅 기획에 방향을 잡는데 큰 도움이 되더라고요. 특히, 하버드비즈니스리뷰나 eMarketer를 정기적으로 살펴보고 있어요. 더욱 확장시켜 올해부터는 하버드비즈니스리뷰를 읽고 생각을 나누는 직장인 커뮤니티에서도 활동할 예정이라 매우 기대가 됩니다.(웃음)


세 번째는, 살아있는 사례를 직접 찾아보고 경험하려 해요. 저희 사무실이 여의도 더현대서울에 근접해 있어 시간 날 때마다 신규 입점이나 팝업, 트래픽이 몰리는 마케팅 활동들을 눈여겨보는 편이에요. 고객이 열광하는 브랜드들이 전개하는 마케팅 전략과 소비자 접점에서의 다양한 활동들을 살펴봅니다. 동종 및 이종 업계도 가리지 않고 살펴보면 보다 창의적인 접근 방식이 떠오르더라고요. 마케팅이 결국 세상과 사람에 대한 이야기이니, 그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답을 찾아보려 하는 것인데, 재미난 활동이나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정말 많더라고요! 


일을 할 때 모토(motto)가 있나요?

- 일의 얼개를 많이 보고 검토하는 스타일이에요.  '내가 만족스럽지 않으면 그 누구도 만족시킬 수 없다.  꺼진 불도 다시 보자'라고 늘 되새겨요.  제 스스로가 꺼림칙하면 다른 사람을 만족 못 시키는 것 같더라고요.  물론 저만의 기준이기는 하지만요. 하하하.


일 잘하는 방법이 있다면?

- 주니어일 때는 중간보고를 잘하는 것.  계속 보고하면서 결과물을 개선시키는 것이죠.  그러려면 끈기와 열정이 필요하다고 보고요.  시니어일 때는 사전에 생각하지 않고 무작정 달려들지 않도록 주의를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  제 경우에는 미리 꼭 어떤 목표로 이 일을 기획하고 업무를 하는 것인지 생각하고, 목적과 메시지 등을 명확화 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런 것들을 1차적으로 그림이나 도식으로 그려 보고 난 후에 컴퓨터 앞에 앉아요.  이제는 누군가가 알려주지 않으니까요. 하하하.


일을 하다 어려움이 닥쳤을 때 해결 혹은 극복하는 나만의 노하우는?

- 저는 같이 일하는 동료들 그리고 상사분들과 대화를 정말 많이 하는 편이에요. 좋은 일이든, 어려운 일이든, 유관 팀원과 상사분들께 적시 공유하는 습관이 있는 것 같아요.  특히 어려운 일이 생기면, 저의 관점과 이해를 기반으로 먼저 그 상황이나 문제에 대해 1차적인 정리를 하고, 동료나 상사분들께 커피챗이나 1on1 세션을 제안합니다. 상황에 대한 정리나 저의 1차적인 의견을 최대한 논리적으로 접근해 본 후, 대화를 통해 제가 놓쳤던 부분이나 다른 관점을 더해보면 해결책을 찾는 데 훨씬 더 수월해지더라고요. 그리고 그 해결책이 좋은 성과를 가져왔을 때 함께 만족해 할 수 있고, 같이 기뻐할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은 해결책이 있나 싶어요.


'쉼'도 필요할 텐데, 어떻게 '쉼'을 갖는지?

-  소셜미디어도 보고 강아지랑도 놀기도 하지만, 요가를 즐겨해요.  머리가 꽉 차 있을 때 요가를 하면 비워지는 순간을 경험할 수 있어요.  채우려면 비워야 하잖아요.  이완을 하고 깨어날 때 중요한 생각을 하게 되는 데 정화된 생각으로 채워질 때가 있어요.  요가와 명상을 하면 마케팅에도 도움이 되더라고요.


개인적으로 즐기는 콘텐츠는?

- 맛있는 음식을 먹는 걸 좋아해요.  미식은 트렌드의 끝판왕이 아닐까 해요. 하하하. 음식을 파는 곳의 인테리어, 식자재, 요리, 사람들과 그들의 옷도 볼 수 있고, 종종 그들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으니까요.  힙(hip)한 곳에 가서 호기심도 충전하면서 다양한 콘텐츠를 접하고 있어요.


그렇군요.  단순히 식당에 가서 음식을 먹는다기 보다, 음식과 함께 조화를 이루고 있는 다양한 콘텐츠들을 경험한다고 생각할 수 있겠어요.  다음부터는 식당에 갈 때 관점을 바꾸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최종 경력 목표가 있는지?

- 사일로(silo)가 없는 마케팅 디렉터가 되는 거예요.  그래서 어떻게 참 리더가 될 수 있는가? 말랑말랑한 성미를 무기화해서 목표에 다다를 수 있을까, 하는 리더십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마케터로서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  강단에 서서 마케팅 멘토로써 전문 지식을 나누고, 커리어적으로 상담해 줄 수 있는 일을 해보고 싶어요.


다른 마케터들을 만나면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지? 궁금한 것이나?

- "마케팅이 매력적인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끊임없이 새로운 아이디어와 성과를 내는 창의성을 발휘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시나요?  GenZ 타깃까지 아우를 수 있는 트렌디한 마케팅 역량을 갖추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면 좋을까요?" 하하하.


5년 후 내가 지금의 나에게 어떤 말을 한다면?

-  "지금의 도전, 대행사에서의 경험들이 큰 밑거름이 될 거야.  부정적인 생각 말고 최대한 흡수하고 최대한 더 배우고 최대한 가치 있는 시간으로 채웠으면 좋겠어."


대화가 너무 즐거웠습니다.  마케팅할 줄 아는 마케터-다운 분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깊이 있게 꽉 찬 느낌으로 대화할 수 있어 돌아오는 길이 따듯했습니다.  앞으로도 하는 일에서 최대한 흡수하고 최대한 더 배우면서 최대한 가치 있는 시간으로 채워나가길 응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책, '원씽'에는 이런 구절도 나옵니다.


당신의 생각, 기술, 인간관계, 무엇이 가능하고 그것을 성취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한 생각, 이 모두가 커지기 위한 여정에서 다 같이 자라난다.  
큰 것을 경험할수록 당신도 커진다.


최이슬 책임의 생각, 기술, 관계에 대한 가치관, 가능한 모든 것에 가능하다고 말하고 그것을 성취해 내기 위해 생각하고 탐구하며 실천하는 것, 이 모두를 성장시키는 여정에서 큰 것을 경험하며 크게 성장하고 있는 최이슬 책임을 엿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이해와 비전을 명확히 갖고, 성장의 사고방식으로 성장을 꾀하며 점점 커지고 있는 마케터다웠지요.  그녀가 가고 있는 마케팅 여정에 크고 작은 성과들이 있었고, 있고, 앞으로도 있을 거라는 기대가 생기는 이유기도 합니다.  


최이슬 책임이 그리는 비전과 목표에 도달할 때쯤이면 이미 크게 성장해 있을 것 같습니다.  자신이 할 수 있고,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으니 크게 되지 않을까요?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다르다고 하니까요.  큰 것들을 이루기 위해 기꺼이 구하고 찾고 하려는 의지와 실행력이 돋보입니다.


위대한 성과는 우연히 나타나지 않는다.  성과는 우리가 내리는 선택과 우리가 취하는 행동에서 나올 뿐이다.

                                                             - '원씽' 중에서 -


마케터로 일할 줄 알고, 일맛을 알며,  일멋을 낼 줄 아는 최이슬 책임의 손끝에서 얼마나 큰 브랜드들이 탄생할지 궁금해집니다. 아니, 기다려집니다.


이상 친절한 마녀였습니다!


[더 토크뷰]는 홍보마케터, 그리고 협업하는 대내외 여러 직군의 사람들을 만나 슬기롭게 소통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친절한 마녀의 B2B 마케팅] 매거진 속 코너입니다.  사람에 초점을 맞추지만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각각의 마케팅과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다양한 시각과 통찰을 얻을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또, 다른 기업에서 일하는 홍보마케터, 개발자, 기획자, 그리고 CEO 등의 이야기를 통해 ‘나만 겪는 문제가 아니구나’, ‘이렇게 생각하고, 행동할 수도 있겠구나’ 이해하며 소통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이 글은 어때요?

[더 토크뷰 시즌 2]

열여덟 번째. [더 토크뷰_CEO 편] 날개를 준비하는 사람
열일곱 번째. [더 토크뷰_마케터 편] 위풍당당 마케터
열여섯 번째. [더 토크뷰_CEO 편] 나의 꿈이 너의 꿈을 빛나게
열다섯 번째. [더 토크뷰_피플팀 편] 기술과 예술이 만나는 세계
열네 번째. [더 토크뷰_CEO 편] 가짜 일ㆍ진짜 일ㆍ대표의 일
열세 번째. [더 토크뷰_마케터 편] 잇프피 마케터의 불편한 마케팅
열두 번째. [더 토크뷰_CEO 편] 시를 사랑한 청년 CEO-파트 1
               [더 토크뷰_CEO 편] 시를 사랑한 청년 CEO-파트 2
열한 번째. [더 토크뷰_마케터 편] 서울 강남에 외국계 기업 다니는 마케터 전 과장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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