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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양 Mar 11. 2024

간호사 10년 차 내가 병원을 그만두고 싶었던 이유


 간호사 10년 차, 병원을 그만두고 싶었던 3가지 이유를 작성했던 4년 전 글을 적어보려 합니다.


 지금에 와서 보니 지난 일이 되어버려 그런가 그랬구나… 싶지만 이 글을 다시 적으면서 그때의 내가 얼마나 절벽 끝에 서있었나 다시 느끼게 되어 지금에 안도가 되기도 하네요.




 첫째, 건강악화

 불규칙한 업무 환경에도 불구하고 보람 있고 성장을 할 수 있는 일에 감사하며 지금까지 지내왔는데 10년 쉬지 않고 달려오니 건강에 이상신호가 왔어요.



 둘째, 무력감

 간호사 4명이 일하는 장기이식센터에서 지난 2년간, 후배들의 퇴사에 새로운 친구들을 끊임없이 트레이닝하느라 쉬어 본 적이 없어요.

그게 건강악화에 큰 원인이 되었죠. 그러던 중 후배 한 명이 또 퇴사를 하기로 했고 20일 자 퇴사가 확정된 시점에서 30일 자에 새로운 간호사가 온다고 하더라고요.

두 명의 일을 해내며, 새로운 간호사를 가르쳐야 하는 상황을 두 번 이상 겪고 보니

‘흥분, 분노, 억울함, 패배감, 슬픔, 후회, 인정’

여러 감정들이 오갔고, 결국은 ‘인정’ 해야 하는 제가 불쌍했어요.


“고생 많아요. 더 멀리를 보고 힘내요”

“상황이 여의치 않네요. 좀 더 노력해 줘요!”


 더 멀리 보기에는 하루의 일은 지금의 일만으로도 벅찼고, 상황이 여의치 않다고 하기엔 내 상황이야말로 여의치 못한데…

 좀 더 노력하기엔 틈도 없이 노력하고 있는데…



 셋째, 받아들임.

 34살, 10년 차로 일해온 나는 한결같을 줄 알았어요. 정신도, 체력도 한결같을 줄 알았죠.

 그런 나를 객관적으로 보고 받아들이기까지 3개월이 걸렸고, 결심했어요. 퇴. 사. 하기로.


 10년 차 간호사인 나의 경력에는 관심이 없었고, 곧 결혼, 임신, 출산의 과정으로 부재가 있을 친구라는 상표 붙은 옷이 되어버린 대우는 참 기분이 좋지 않았어요.

 그래서 저는 퇴사를 준비 중이에요. 가장 소중한 나를 위해서!




 위의 글을 쓰고 지난 게 벌써 4년이네요. 그때의 나는 정말 너무 힘들어 모든 걸 내려놓아야겠다 싶었는데, 이렇게 지나고 보니 별일 아닌 일인걸 보면 참 신기하네요.


 저때는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것에 두려움이 컸던 것 같은데, 막상 너무 나를 짜내어 일을 해야 하는 조직을 벗어나고 보니 새로 만나는 세상들에 또 다른 재미를 느꼈어요.


 누군가 저와 같은 고민으로 퇴사를 고민하셨다면 지금 있는 회사나 병원에서 부서이동에 대해서도 한 번쯤은 고려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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