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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춤추는나뭇가지 Apr 29. 2022

입대

아들이 군에 입대하던 날

입대 


아침해 걸려 있는 산 능선이

갓 깎아놓은 신병의 두상 같다

짧은 머리카락의 나무들 위로

구름이 일제히 정렬하고 있다

연병장을 메우는 구령소리에

속이 울렁거린다 이제 마지막이 될 시간,

누군가 나직이 흐느껴도

신병들의 행렬은 흐트러지지 않는다

여름  내내 나무에 징집되어 있던 나뭇잎들,

스스스, 새로운 보직인 양 바닥을 뒹구는데

돌아설 때까지 쥐고 있던 핸드폰이

파르르 진동음을 낸다

연병장 지나 모퉁이로 돌아갈 때

노란 은행잎들 전송하듯 뒤따른다

한 달 뒤 빈 가지가 경례처럼 보인다면

비슥하게 기운 모자를 

바로잡아줘도 되는 날이다



*아들이 군에 입대하는 날 아침

논산 훈련소에 데려다주고 오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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