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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에 꼬리를 물.
10화
버릴 것 안 만들기 - 제로웨이스트 라이프
원래 인간은 그렇게 살아왔다
by
클라 Klarblau
Aug 2.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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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더워서인지, 자극적인 것이 땡기는 중예요.
저에게 자극적이란... 짠 것...?
...향이 진~한 것...?
근데 카레의 그런 강한 향신료가 생각나는 거 있죠?
그래서 평소에는 즐기지 않는 카레를 만들었어요.
사실 카레 소스는, 강황가루 등 남아시아의 향신료를 배합한 것이잖아요.
커큐민, 겨자, 계피, 생강, 후추에 또 여러 가지를 넣은 것.
제게 그 모든 소스가 있는 건 아니므로, 그리고 요즘은 카레가루라고 파는 것에 보면 거기에 대략 다 들어있으니
카레가루를 사고, 거기에 추가로 강황가루를 더 넣었어요. 제가 요즘 카레가 땡기는 이유가 강황 때문인 것 같아서요.
아,
소스 만들기 전에 알맹이를 익혀야죠!
보통 감자, 당근, 양파, 고기를 넣는 것 같아요.
근데 그냥 저는 있는 재료를 다 넣는 식이예요.
그날 그 철에 있는 것.
토마토,
가지, 애호박도 쓰고,... 배추, 양배추도 괜찮고요. 과일 중 사과와 꿀 넣고 바몬드카레라고 하기도
하는데 그렇게 해 본 적도 있어요.
저는
양파는 꼭 넣어요. 오일에 푸욱 뭉근하게 익히고 있는 재료들 다 때려 넣기.
이번엔 단호박 엄청 넣고, 토마토, 옥수수, 콩자반도 넣었어요.
남는 음식 다 써 주기
한국에서 '카레 만들기' 재료를 검색하면 나오는 방법들이 있죠? 사실 정식 방법은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심지어 그 나라에서도, 다양한 방식이 있을 거라 생각해요. 어느 지역에서의 정통 방식, 어느 누구의 레시피 이런 정도이지,
처음에 그 나라에서 누가 어느 날
유레카! 하고 짠~ 하고 카레라는 것을 만들어 낸 것이 아닌 이상
.
특히 이런 카레 같은 경우는,
남는 식재료를 버리지 않고 다 써 주기 위해 만들어진 레시피 아닐까 싶어요.
그리고 그런 요리들은 나라마다 있더라고요
?
제가 지구상 나라를 다 아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제가 아는 범위의 선에서는요.
한국엔 사실 볶음밥, 비빔밥도 그렇고 한국전쟁 이후 생긴 부대찌개도 그렇잖아요.
프랑스의 라따뚜이도 어느 재료가 정해져 있다기보다 있는 재료 다 넣는 것이라고 하던데.
소시지도, 고기 부위의 남는 것을 모두 활용하는 음식이라고 해요.
정식으로 사용되는 식재료라기보다, 그때 있는 식재료, 처리해야 할 식재료, 혹은 어느 요리에서는 더 이상 안 쓰이는 식재료, 요리하다가 남아서 그 요리에는 넣기 좀 부적절한 부위 (당근의 꼬다리 뭐 그런...)것들 잘해서 섞어 먹어버리는!
그렇다고 이것들이 '쓰레기'음식이라고 분류할 수 있을까요?
세상에 나에게 쓸모없는 것이 다른 존재에게는 유용할 수 있듯, 그래서 자원은 어떻게든 돌고 돌듯,
세상에 그렇게 쓸모없는 식재료란 없는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독성 있는 음식이나 못 먹을 부위 같은 것 빼고요.
그렇게 식재료를 요리하고 남은 것 요리하고 또 남은 것 요리하고... 그렇게 끝까지 다 먹는 방법을 만들어 낸 건 서민문화에서 이루어졌다고 하는데,
그렇게 있는 것 끝까지 쓰고 먹는 방법을 개발하는 건 부유층이나 귀족층에서 만들어지지는 않는 거잖아요? 좀 부족해야 아낄 줄도 아는
건가 봐요.
하긴 세상 모든 발명이 결핍과 부족에서 벗어나기 위해 만들어진다고 하니.
음식을 포함하여, 자원이 소중한 걸 안다면 풍요로움 속에서도 세상 자원을 아끼고 살 수 있을 것 같기도 한데,
요즘 물질풍요의 시대에 사람들이 물건이나 음식 다루는 모습을 보면
풍요속에서 아낄 줄 아는 건 대부분 무리인가 봐요.
풍족하면 인간이 게을러지고, 이로인해 육체와 정신이 피폐해지게 마련인 것 같은데
그럼
물질자원이 부족하고 인간은 끊임없이 몸과 뇌를 움직일 수 있도록
자원이 부족해야겠네요?!
keyword
카레
쓰레기
식재료
Brunch Book
꼬리에 꼬리를 물.
06
우편함에서 종이봉투를 발견하면
07
매 순간 관계 지어진다
08
이들의 평생을 좌우하는 건 나.
09
본능인지 노력한 건지
10
버릴 것 안 만들기 - 제로웨이스트 라이프
꼬리에 꼬리를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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