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예방 강의를 처음 시작한 것은 8년 전이었다. 전일 근무가 아니다 보니 근무가 없는 날에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일이었다.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들이 강의를 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 보니 지식적으로 뛰어나지는 못해도 강사로 선정될 수 있었다. 일 년에 많아야 세 번 정도 강의를 할 기회가 있었고 대상도 다양하다.
첫 해에는 관내 노인 복지관에 오시는 어르신들을 위한 강의를 했다. 한 번은 줌바 댄스 다음 시간에 배정되어 있어서 강의를 하는 내내 주무시는 분도 계셨다. 재미있게 강의를 진행하는 재능을 타고나지 않은 것이 아쉬웠다.
5년 전부터는 고등학교에 강의를 나가기도 했다. 금연 강의를 나간 적이 있었는데 학생들 앞에 처음 서는 강의라 무척 떨렸던 기억이 난다. 고등학생들에게는 공감과 미래 지향적인 강의를 해야 하는데 주제가 그렇지 못했다. 그럼에도 진지하게 들어준 학생들이 고마웠다.
제 작년부터는 치매안심센터에서 재능기부로 매 년 강의를 하고 있다. 치매약의 종류와 복용법을 알려 주고 치매 예방을 위한 방법도 준비해 갔다. 현대인에게 치매란 무서운 재앙이다. 삶의 질을 순식간에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질명이기에 예방이 중요하다. 그리고 조기 진단을 받고 치매약을 꾸준히 복용함으로써 진행을 늦추는 것도 중요하다.
최근에는 마약퇴치를 위한 예방 강의를 하고 있다. 갑자기 늘어난 청소년 마약 사범들의 절 반 이상이 마약을 너무 몰랐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어서 유치원생에게 까지 예방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유치원생이나 초등학교 저학년생은 의약품 오남용 강의에 마약의 위험을 알리는 내용이 살짝 들어가 있다.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은 마약으로 인해 몸과 정신의 건강을 송두리째 빼앗아가는 폐해를 알려주고 마약은 단순한 중독을 떠나 처벌로 이어진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말하기보다 글쓰기를 더 좋아하는 성격이라 강의 예정 날짜가 정해지면 한 달 전부터 긴장이 시작된다. 그럼에도 강사로 신청하는 이유는 나에게도 많은 공부가 되고 다양한 이들을 만날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배운 것을 나누는 삶이 되길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