텀블러에 모닝커피 한 잔 포장 구매합니다
출근길에 동네 카페에 들러 보라색 타파웨어 텀블러를 건넨다. 아무 말하지 않아도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텀블러 잔에 물이 절반 정도 차도록 담아서 내어 준다. 모닝커피다. 모닝커피 한 잔을 들고 출근하는 길은 상쾌하다. 걸어서 5분 걸리는 짧은 길이지만 계절마다 다양한 꽃들이 나를 반긴다. 사거리를 지나는 동안에는 참새들도 우르르 몰려와서 함께 등교하는 학생들처럼 즐겁다.
면 단위의 시골 동네이지만 2년 사이에 카페 수가 20개를 넘었다. 처음에는 크고 제법 예쁘게 꾸며진 카페가 생기기 시작했다. 빵도 구워서 같이 제공하는 카페도 여러 곳이 생겼다. 지금은 저렴한 가격의 카페가 브랜드마다 들어오고 있다. 모임이 있을 때면 고급진 카페로 가고 모닝커피는 저렴한 브랜드 커피를 마신다.
처음 약국을 개업했을 때만 해도 믹스봉지커피를 마시며 하루를 시작했다. 이침에 뇌를 깨우기에 적당한 카페인이었다. 점심을 먹은 후 나른함을 달래기 위해 한 봉지를 더 마셨다. 6년 전 자궁근종으로 수술을 한 후부터는 블랙봉지커피로 바꾸었다. 처음 블랙커피를 마실 때는 쓴맛 때문에 손이 잘 가지 않았지만 건강을 생각하며 믹스커피의 유혹을 뿌리쳤다. 2년 전부터는 카페에서 내려주는 아메리카노에 길들여지기 시작했다.
길들여지기는 순식간이다. 처음 며칠이 힘들어서 그렇지 2주만 지나면 습관으로 자리를 잡는다. 새벽기상을 할 때도 그랬고 글을 쓸 때도 그랬다. 매달 2주간 10일 챌린지를 진행하고 있다. 하고 싶은 일이 생기면 그것을 이 프로젝트에 집어넣는다. 2주를 해보고 난 후 계속 진행할지 말지를 결정한다. 새로운 배울 거리들이 날마다 생겨나고 있다. 새로운 키워드들도 등장하고 있다.
최근 출간한 '트렌드 2025'에서 '아보하'라는 키워드를 알게 되었다. 아주 보통의 하루. 별일 없이 잘 지내는 하루를 지속하는 것이 모두의 바람이다.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누리는 것이다. 나에게는 모닝커피가 그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