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디자인 #10 : 어떤 토양
21년 2월 28일 연재분,
일상 디자인 #10 : 어떤 토양
저는 (자칭)식물 애호가입니다.
식물을 키우다 보면 골때리는 상황이 간간히 찾아오는데요,
이렇게 잘 해놨을 수 없다라는 조건에서도 여지없이 죽어나가는 식물이 있는가하면
여기서 자란다고? 싶을 정도로 가혹한 환경에서도 기가막히게 잘 자라주는 녀석들도 있습니다.
저는 천신만고 끝에 넷플릭스에 둥지를 틀어 화제몰이에 성공한 <승리호>가
척박한 환경에서도 살아남는 식물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돌이켜보면 작년에도 유사한 충격을 한번 받았습니다. 영화 <사냥의 시간>을 보면서요.
영화 자체가 재밌었다거나 흥행했다거나를 떠나, 가상의 타임라인 속 한국이
아포칼립스화되었을때의 이미지를 정말 잘 그렸다고 생각했거든요.
SF 장르의 불모지인 한국에서 이렇게 새로운 도전이 이어지고,
성공할 수 있음을 증명할 수 있게 되는 부분이 관객의 입장에선 매우 즐겁고 기대되는 일입니다.
<쉬리>의 흥행이 한국에서도 블록버스터 영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하나의 시금석이 된 것처럼 말입니다.
컨텐츠가 흥하는데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저는 그 중에서도 장르적 다양성이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익숙하고 잘 팔리는 컨텐츠만 주구장창 뽑아내기 보다 새로운 시도를 통해
새로운 시장과 소비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할 때 컨텐츠 생태계가 활성화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이른바 K-컬쳐가 빛을 보는 시대가 오려는 걸까요?
지금까지의 우리는 한류를 <국뽕>이 아닌가 하는 우려의 시선에서, 객관적으로 보기위해 노력해왔습니다만, 이젠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하는 시기가 온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도 드네요.
다만, 장르적 유행에 편승한 의미없는 답습은 여전히 조금 경계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관객들의 눈이 너무도 높은 시대이기 떄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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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만화는 인스타그램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