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E IN. 6화 홍상준 님.
안녕하세요 축구를 너무 좋아해서 지난 24년간 축구에만 빠져 살아온 홍상준이라고 합니다. 저는 축구 때문에 대학교를 영국에서 나오게 되었고 학업과 자격증 취득을 병행하면서 축구 코치가 되기 위해 힘을 썼습니다. 저의 경험과 제가 지금까지 해 온 일들이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 것 같아 이번 인터뷰에 응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축구를 접하게 된 것은 7살 때 중국 상하이에서 주말마다 하던 AKS (Active Kidz Shanghai) 축구 프로그램을 하면서 처음 축구라는 종목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당시 축구는 영어를 잘 못하던 제가 외국 어린 친구들과 하나가 될 수 있었던 하나의 창구가 되었습니다. 저희 친형이 축구를 굉장히 잘하는 편에 속했고, 주말마다 형의 개인기 훈련과 슈팅 훈련을 볼에 맞아 쌍코피 터질 때까지 하면서도 EPL에서의 첼시와 무리뉴를 보며 꿈을 키웠습니다.
초등학교 고학년 때 축구를 보면서 “와 저 팀은 선수 한 명 한 명 다 정말 잘하는 선수들인데, 왜 팀 성적이 별로 좋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생각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당시 퍼거슨과 무리뉴를 보면서 선수 개개인보다 팀을 어떻게 하나로 묶고 선수를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던 순간이었습니다. 그 생각을 마음속에 가지고 고등학교 2학년이 되었을 때 개인적으로도 학교 축구팀을 도우고 싶어 담당 영어 선생님과 축구 이야기를 했고 좋은 기회로 학교 여자 축구팀을 도와주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코칭이라는 분야를 처음 경험해 볼 수 있었고, 당시에도 개개인이 좋은 선수들이었지만 선수 활용적인 부분에서 선생님과 같이 고민하면서 전술이라는 분야에도 눈을 뜰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개인적으로 전술을 공부하면서 선생님께 “이 포메이션은 어디 공간이 나고 구조적으로 뭐가 좋고 뭐가 나쁘고”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처음에는 도우미로 시작했던 학생이 고등학교 3학년 때는 정식 학생 코치로 인정을 받게 되었습니다. 같은 영어 선생님과 함께 중학교에서 1팀 그리고 고등학교에서 1팀을 2년 동안 맡으며 축구에 대한 사랑은 깊어졌습니다.
개인적으로 인생을 살면서 내가 가진 것으로 사람들을 도와주는 것을 좋아하고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그게 신체적인 어려움이던 심리적 어려움이던 먼저 다가가 도움을 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친형이 실제로 축구를 하면서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느끼던 시기가 있었고 제가 좋아하던 첼시에서 토레스와 리버풀의 수아레즈가 심리적인 어려움을 겪는 듯한 모습을 또 볼 수 있었습니다. 질풍노도의 시기에 진로에 대해 고민하던 시절에 저는 저런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스포츠 심리학이라는 분야를 발견했습니다.
막연하게 스포츠 심리학을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졌던 16살의 저는 IGCSE, IB, AP라는 외국 교육 과정을 통해 정통 심리학과 스포츠 심리학이란 무엇인지 좀 더 배우고 가지고 있었던 흥미를 인생의 방향성으로 설정하는 순간을 맞이했습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고등학교 때 배운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발전시키기 위해 대학교도 스포츠 운동 심리학과로 가게 되었습니다.
스포츠 심리학을 고등학교 때부터 공부하면서 개인적으로는 좀 더 자주 내가 지금 배우고 있는 이론들을 필드에서 선수들과 직접적인 관계를 통해서 사용하고 싶었습니다. 스포츠 심리학자로서 그러기에는 한계가 있어 축구 지도자라는 꿈을 꾸게 되었습니다.
처음 지도자가 되고 싶다는 마음을 먹은 순간부터 축구 지도자라는 직무/직종에 대한 연구를 혼자서 열심히 했는데요. 그때 유에파 라이선스라는 게 있다는 걸 알았고 어떻게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기사와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입시를 생각하고 있을 당시 인기 있었던 지도자 중에 안드레 비아스 보아스 감독이 있었는데 스코틀랜드, 웨일스, 그리고 잉글랜드에서 비교적 지도자 자격증 취득이 쉽다는 부분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영국 대학 입학을 결심한 순간부터 영국 대학 재학 3년 내에 유에파 B 라이선스 취득을 목표로 했습니다.
가장 큰 어려움은 제가 지도를 할 때 생각보다 빈틈이 많이 보인다는 것이었습니다. 초창기에 내가 초보 지도자로서 하는 실수를 함께 보고 같이 생각할 수 있는 사람 없이 독립적으로 지도를 하려고 하다 보니까 선수들은 질문으로 내가 생각하지 못한 부분까지 파고드는 순간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런 부분은 내가 선수였다면 충분히 생각했을 법한 부분이었는데 그런 부분을 많이 노출하면서 빈틈을 많이 보이며 선수 지도하는 부분과 한 팀으로 응집시키는 부분에서 약점을 보였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좌우봉원 (모든 부분에서 배움을 얻는 자세)”라는 말과 “편견은 남을 사랑하지 못하게 하고, 오만은 남이 나를 사랑하지 못하게 한다.”라는 말을 좋아하고 모두가 그럴 거라는 순진한 생각을 했습니다. 현실에서는 내가 동작을 미숙한 폼으로 하면 그 순간부터 모두가 나를 판단하기 시작하더라고요. 그런 냉정한 세계와 제가 믿는 세상에서 오는 괴리감이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축구를 사랑하는 마음 하나만으로도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순전히 한국에서만 성장하고 외국 문화를 잘 모르시는 한국 분들이 유에파 라이선스를 취득 중에 겪을 수 있는 진입장벽은 언어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그 나라의 언어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해당 국가에 가서 자격증 코스(연수)를 진행하게 되는데, 강사의 말이나 조별 과제를 진행할 때 다른 코치들과 소통이 되지 않는다면 일단 수료도 어려울뿐더러 많은 것들을 놓치게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제는 코칭을 그만두고 축구를 안 본 기간이 길어져 예전에도 축구를 잘 아는 편은 아니었지만 현재는 그것보다 더 떨어졌다고 생각해서 유튜브와 각종 해외 코치 교육 코스를 찾아서 듣고 있습니다. 내용의 경우는 얼마나 직관적으로 축구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설명하고 직관적인 방법으로 결정을 내리는지에 대한 교육입니다. 이런 코치 교육은 단순히 ‘축구 코치’로서의 저를 발전시키는 것뿐만 아닌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각종 사건과 순간들을 비유적으로 표현하여 설명하는 게 나라는 사람을 전체적으로 발전시키는데 도움이 되고 있는 것 같아 계속해서 팔로업을 하고 있습니다.
전술 강의의 경우는 전과는 다르게 너무 몰입해서 듣지 않으려고 노력 중입니다. 제가 그런 전술들을 흉내 내기도 어려울뿐더러 그 전술을 위한 훈련, 인원, 환경 등의 것들이 사람마다 다르기에 전술 강의 혹은 분석 같은 경우는 다양성 파악을 위하고 세대별 트렌드를 파악하기 위해 찾아서 듣고 있습니다. 저에게 전술 강의와 훈련 강의를 가르쳐 주는 페이지는 역사박물관 같은 것입니다.
라이선스 피라미드에서 최상위는 UEFA Pro 라이선스 (우리나라에서는 P급), 가장 하위 단계가 D 라이선스인데요, 제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등급은 D 라이선스보다 하나 높은 C 라이선스입니다. 상위 등급을 따지 못한 이유는 우선 C 라이선스를 따는데 시간이 학업을 병행하면서 했기에 예상보다 오래 걸렸고 그리고 라이선스를 따기 전에 라이선스 레벨에 어울리는 지도자가 되고 싶었습니다.
B 라이선스라고 하면 영국 내에서 통상적으로 U16 유소년 팀의 감독 혹은 아마추어 팀 감독을 맡을 수 있는 라이선스인데, 과연 제가 그 정도 수준에서 요구하는 지식과 지도력을 가졌는지에 대한 생각을 했습니다. 아직은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저는 현장 경험과 개인적으로 지도력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며 상위의 등급으로 가는 시간에 있어 딜레이가 발생했습니다.
영국의 경우는 지역별 FA에 연수를 신청할 수 있는데요. 제가 살던 지역 내에서는 제가 원했던 C라이선스 코스가 많이 열리지도 않았고 마치 수강신청처럼 사람들이 미리 다 신청을 해서 당시 수업을 병행하던 저에게는 자리를 확보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처음 영국을 갈 때 설정했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살던 지역과 멀었던 Durham(뉴캐슬 지역)과 Havant (사우스햄튼 지역)을 방학 때 오가며 라이선스를 땄던 기억이 있습니다. 영국 북부에 해당하는 지역과 영국 남부에 해당하는 지역을 기차를 타고 다니면서 최소 4시간씩 소비하는 것이 신체적으로 힘들었지만 내가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했던 순간이었고 지금도 그 순간을 소중히 간직하며 살아가는 동력으로 삼고 있습니다.
현재는 제가 일반 PR 회사를 다니며 업무를 하고 있지만 축구는 언제나 지금 저라는 사람을 만들어준 고마운 존재입니다. 축구 덕분에 노력이라는 것과 다양한 감정들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또한 제가 남들과는 조금 다른 경험을 가지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약 20년간 외국인으로서의 삶을 살았고 그런 부분을 이용해서 지도자가 되었습니다. 그런 경험을 하면서 느꼈던 것과 배웠던 부분들을 남들에게 전달해주는 “기억 전달자” 같은 사람이 되어 사람들이 제가 했던 실수는 하지 않고 훨씬 더 좋은 사람 그리고 코치로 발전할 수 있게 도울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게 어떤 형태일지는 알 수 없지만 도움이 필요하신 분에게 먼저 손 내밀 수 있는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습니다.
제가 했던 작은 일이 누군가에게 참고할만한 정보가 되거나 혹은 나라는 아무것도 아닌 사람을 보면서 자극을 받는 사람들이 있다면 저는 그걸로도 만족합니다. 제가 어떻게 도와 드릴 수 있을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저와 비슷한 고민이나 또는 궁금한 점이 있으시다면 언제든지 연락 주시면 제가 도와 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어쨌든 우리 인생은 혼자 하는 게 아니라 함께 가는 것이기에 최선을 다해 도와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 1화: "중학생 때부터 축구 기사를 쓰셨다고요?" - 류호진 님.
✍️ 2화: 아마추어 축구에 진심인 사람 - 박진형 님.
✍️ 3화: "유망하고 어린 선수들을 돕고 싶어요." - 양동인 님.
✍️ 4화. "대한민국의 여자 축구를 더 알리고 싶어요!" - 이윤성 님.
✍️ 5화. "전국의 축구장을 모두 가보고 축구 책까지 쓴 사람" - 장지원 님.
✅ DIVE IN은 축구에 뜻과 꿈이 있는 분들의 이야기를 담는 인터뷰 콘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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