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피터 Sep 11. 2020

삼수 끝에 된 브런치 작가

1탄. 작가의 탄생

글을 써서 돈을 벌었다


아니, 정확히 말해 글쓰기 공모전에서 수상을 했다. 금년 5월에 브런치 작가로 선정된 후, 처음으로 도전해본 공모전이었다. 사실 글쓰기는 예전부터 꼭 한번 해보고 싶었던 일이기도 했고, 글쓰기를 통해 그동안 내가 해왔던 경험과 생각들을 정리하고, 회고해보는 시간을 가져보고 싶었다.


글을 크게 문학적인 글과 비문학적인 글로 나눠본다면 문학적인 글은 타고난 표현력과 경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비문학적인 글은 자료조사와 연습을 통해서 후천적으로 더 나아진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타고난 글재주가 있는 게 아닌 나는 비문학적인 글을 주력으로 해야 하지 않나 싶었는데, 의외로 나의 경험담을 다룬 수필로 수상을 하게 됐다.






#글쓰기란 무엇인가?


세계적인 문학가인 무라카미 하루키는 습관적으로 하루에 일정한 분량의 글을 쓴다고 한다. 글이라는 게 써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글감이 나올 때는 술술 쓰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한 문장도 써 내려가기가 쉽지 않다. 나의 글을 토해 낸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어려운 과정이다. 그래서 중요한 것이 글의 흐름이 될 목차 설정이다. 여기서 말하는 목차란 꼭 텍스트 형태로 정리된 목차라기보다는 나의 글을 풀어나감에 있어 대략적인 얼개를 잡고 나가야 함을 의미하겠다.



#7년 간 방치되었던 나의 블로그


나는 브런치 작가 선정이 되기 전에 네이버 블로그에 글을 쓰고 있었다.


사실 네이버 블로그도 예전에 취업준비용으로 쓰던 것을 다년간 방치해두다가 글을 담을 플랫폼이 없으니 떠올린 수단이었다. 7년 전인 2013년 당시 여행사와 방송사로 진로를 정했던 나는 여행과 방송 프로그램 리뷰에 대한 글을 과제하듯이 써 내려갔던 거 같다. 그리고 블로그는 방치되다가 올초 나의 변심에 의해 발견된 것이다. 물론, 중간중간에 한두 편씩 복사 붙여 넣기 같은 텍스트를 포스팅하기도 했으나, 글이라고 하기에는 민망한 수준이었다.     


네이버 블로그에 글을 본격적으로 써보자고 했을 때는 의욕이 불타올라 하루에 한 편씩은 써야 되지 않나 싶었다. 그러나 일주일 정도 해보고 굉장한 무리라는 생각을 했고, 억지로 짜내는 글이 아닌 나의 의도를 진정성 있게 반영하는 글을 써 내려가고자 했다.



https://blog.naver.com/ktk1104zzang

(※ 지금은 그래도 꽤나 정비가 되었다)



#어떤 주제로 써야 할까?


글을 쓰겠다고 마음먹으니 온종일 글감에 대한 고민이 나를 괴롭혔다.


사실 기본적인 주제는 1. 클래식 음악 2. 비즈니스 트렌드 3. 일상 에세이 이렇게 세 가지 정도였는데 막상 풀어내려고 하니 막막했다. 이렇게 세 가지 주제를 정한 배경을 설명하자면 클래식 음악은 3년 전 우연찮게 취미로 피아노를 접하면서 클래식의 매력에 빠졌고, 회사에서도 테마 엑스퍼트라는 제도를 통해서 클래식 음악여행 상품 기획 등의 일을 하고 있었기에 경험담을 풀어내고 싶었다.


두 번째 비즈니스 트렌드는 작년부터 <트렌드 코리아>의 트렌드 헌터 그룹인 트렌더스 날로 활동하면서 빠르게 변하는 산업의 트렌드를 나만의 관점으로 풀어내고 싶었다. 그리고 특히나 IT를 기반으로 한 여행산업의 변화에 관심이 많았다. 마지막 일상 에세이는 사실 이도 저도 아닌 글들을 해당 카테고리로 묶으려고 했다. 1번이나 2번 주제의 글들은 사실 한편씩 써 내려가는데 생각보다 많은 조사와 노력이 들어가서 힘들었다. 무언가 편하게 나의 이야기를 전하듯 하는 말들은 일상 에세이로 풀고 싶었다.






#브런치 작가 도전기, 그리고 공모전


어설프긴 했지만 글의 주제를 정한 나는 꾸역꾸역 힘닿는 대로 글을 써나갔다. 퇴근 후 주말에도 별다른 약속이 없으면 항상 노트북을 챙겨 카페로 향했고 원하는 주제의 글을 밀도 있게 쓰기 위해 구글과 유튜브를 엄청나게 괴롭혔다.


그런데, 글을 쓰다 보니 소위 글을 좀 쓴다고 하는 사람들에게 핫한 플랫폼이 따로 있었다. 카카오에서 운영하는 브런치였다. 나는 사실 처음에는 브런치라길래 흔히 아침과 점심 사이에 먹는 그 브런치를 생각했다. 그리고 브런치를 알게 된 나는 그 도도함에 매료됐다. 네이버 블로그와 달리 브런치는 좀 더 텍스트에 선택과 집중하고 디자인이 강조된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고, 광고를 붙이지 않고 작가 승인을 받은 사람들만 글을 작성하기에 좀 더 퀄리티가 있게 느껴졌다.



브런치 작가 탈락  ⓒ피터



그래서 브런치 작가가 되고 싶었다.  


그런데 참 쉽지 않았다. 신청을 위해 작가 소개, 향후 집필 계획, 기존 글, 개인 SNS 등을 통해 평가받게 되는데 첫 번째 도전은 바로 광탈이었다. 사실 그도 그럴 것이 기존 글들이 너무 미약했기에 다시 절차 부심했다. 그리고 글을 갖춰서 두 번째 지원했다. 결과는 또 탈락이었다. 아.. 그때 순간은 좀 허탈했다. 내가 책을 내는 것도 아니고 내 블로그에 글을 쓰려고 하는 건데 이렇게 깐깐하다니. 한 며칠 실의에 빠져있다 냉철하게 나를 되돌아보기 시작했다. 작가로서 나를 표현하고 내가 어떤 글을 지향하는지에 대한 부분을 명확히 정리했고, 그러한 글들을 바탕으로 삼수 끝에 작가 선정이 될 수 있었다.



브런치 작가 선정, 부끄럽지만 삼수 끝에 합격했다  ⓒ피터



작가 선정 메일을 받던 날 너무 기뻤던 거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겨우 글을 쓸 수 있는 권한이 생겼을 뿐인데 그때는 그게 그리도 기뻤다. 그리고 열정이 불타올랐다. 그러던 중 발견하게 된 게 브런치에서 진행하는 공모전이었다. 브런치는 플랫폼 특성상 아마추어 작가들의 출간 및 프로작가로의 육성을 위해 출판사들과 다양한 이벤트들을 진행하는데, 내가 발견한 공모는 <우리家한식>이라고 해서 한식에 담긴 가족 이야기를 다루는 공모였다.  순간 생각했다.



"바로 이거야" 



https://brunch.co.kr/@brunch/238



이전 11화 그래, 이제 내가 도슨트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