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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르는 소 Nov 22. 2023

22년 만에 다시 만난 백록담

돼지++ 껍데기 7

22년 만에 한라산 정상에 올랐다. 물이 살짝 담긴 백록담이 푸른 하늘로 맞아준다.

매점은 없어지고 대피소는 사라진채 등산로도 모두 변했지만

아름다운 자태의 백록담과 광푸른 하늘은 예전 그대로다.

마지막으로 보고  뒤 제주에 여러 번 다녀간 22년 동안

여전히 여기서 묵묵히 나를 지켜봐 줬구나.


10시간 동안 4만보 가까이 걸었다.

목적 없이 둘레길을 걷는 것보다 정상을 향해 걷는 것을 내가 좋아한다는 것도 새삼 알았다.

내려가는 길에는 도구들을 적절하게 활용해야 한다는 것도 배웠다.

젊었을 때는 그냥 뛰어올랐다가 뛰어 내려오기 바빴는데

이번엔 정상에서 1시간 동안 백록담 풍경을 충분히 내 눈에 았다.


돼지++에서 +등급 하나를 덜어 내었다.

내 껍데기도 살짝 새로워진 느낌이다.

등급 떨어지면 안 되는데, 껍데기 질감 바뀌면 안 되는데.

그래도 좋다.^^


돼지++ 아저씨의 가끔 이런 일탈도 멋지다.

3년 뒤 설악산 대청봉에 다시 오르면 설악산도 22년 만이다.

그때까지 열심히 먹자. 아니, 잘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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