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준생이 된 윪
요즘의 나는 이제 자소서 쓰기 싫은 병에 걸렸는데
그것은 마치 가고 싶은 기업은 자소서 문항이 어렵고 오,,, 나름 갈만한데?(사실아님) 이런 기업은 자소서 문항이 없다.
극과 극을 달리는 이 열악한 환경 속에서 자소서 쓰기 싫어ㅎ 병에 걸려버렸고
알지도 못하는 기업을 알아보다가 내가 이렇게 까지 해야 하나 싶었다
아,, 분명 직업을 찾을 땐 자신의 적성과 관심도 여러가지 종합적인 것을 고려해서 골라야 하는데
그냥 직업이 나를 골라주는 거 같다. 내가 고르는게 아니라^^
그래서 한번 자소서의 기본인 지원동기, 핵심역량, 입사 후 포부에 대해서 아주 솔직한 자소서를 써볼려고 한다.
(.... 설마 제 브런치를 뭐 검색하진 않겠죠... 앞으로 갈 회사 사랑합니다^^ 그저 미친 취준생의 광기라고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원동기
적게 일하고 많이 돈 벌고 싶어서 지원했습니다^^ 뭐, 이정도로 놀고 먹고 님도 보고 뽕도 따는,,, 그런 꿀잡을 바라진 않았지만 일주일에 세번 정도 마왕 족발을 지를 수 있는 경제력을 가지고 싶습니다. 굳이 회사에 너무 가고 싶다 보단, 재미있는 일 하면서 상사 욕도 좀 해주고 마왕족발에 밤에 입이 심심하면 커피를 배달 시킬 수 있는 그런 경제력,,? 저는 회사도 중요하지만 직무도 중요해서 제가 또 한국판 노비라 시키면 열심히 하거든요. 일도 나름 어렵지 않게 보이고 또 한 몸 헌신은 할 수 있는데, 돈도 좀 적당히 주고 사대보험 되고 복지도 음.. 자기개발 할 수 있게 해주는 기업 같아서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만큼 큰 지원동기도 어디 없습니다^^
핵심역량
1. 친화력
아, 지나가는 강쥐와 고양이도 있다는 그 친화력! 대한민국 모든 사람이 가지고 있다는 사회생활에 꼭 필요한 그 친화력! 이런 뻔하고 진부하지만 진짜 친화력이 개 쩔어요ㅠㅠ 혹싀 당신들 지하철에서 앉은 옆에 아주머니와 친해진 적 있나? 제가 그랬어요ㅠㅠ 4호선 아주머니 잘 지내세요? 저 예쁘다고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날 갈아타고 7호선 할아버지 저 웃는 모습 예쁘다고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렇게 누구나 저에게 말을 쉽게 걸고 친근감을 느끼는 능력이 있습니다. 이게 뭔 소용인지 싶지만 거래처 사람들 만날 때 제가 다 저녁에 회식하게 해줄 수 있어요 어느 집단에 (빌런최대한 없으면) 거기 사람들이랑 다 친해지게 만드는 친화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팀플, 스터디 다 저 때문에 망했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소속감 집단의 융화 하시면 저를 뽑아주세요. 저는 외국어를 잘 하지 못하지만 웃길 수 있게 하며 만나지 못하더라도 화면 속에서 깊은 유대감을 쌓을 수 있는 사람입니다. 중국친구 러시아친구 스페인친구 미국친구 국적 다양하게 친구가 많아서 어느 문화든 다 수용할 수 있고 친하게 지낼 수 있어요. 이런 저? 좀 대단한듯 ㅎ
2. 서치력
또 제가 한 서치력 합니다. 모든 사람들이 저에게 트렌디함을 업데이트해 갑니다. 제가 트렌디하고 정보 찾기에도 수월해서 제 예전 알바하는 곳에서 저한테 다 물어봤다니까요? 게다가 검색하면 나오는 사람 제가 옛날 자료까지 해서 다 찾을 수 있어요. 아 이런거 구글이 일단 해서 저는 그냥 그걸 찾기만 하는데, 저만의 서치를 잘 하는 방법이 있긴 하죠. 여하튼 깊은 덕심으로 인해 드라마에서 어느 장소인지 제가 다 알 수 있고 모르면 찾는 능력이 있습니다. 생각보다 좋은 능력이라고 생각하는데, 막상 쓰니 별거 없네요. 걍 인터넷 관종에 SNS 중독자 이게 저입니다. 근데 진짜 자료 잘 찾아요 예전 알바하는 분이 케이팝에 대한 그냥 간단히 조사해오라고 했는데, 아임 광기로 인해 노션으로 착 정리해서 케이팝 종합 대백과 사전을 만들어 드렸죠. 담당자님 그거 근 5년동안 쓸 수 있습니다.
3. 크레이티브력
창의적이여서 제가 일했던 곳에서 큰 획을 나름 한줄 그었는데, 플레이리스트 제작을 기깔나게 했어요. 후... 제가 스포티파이보다 빨랐다니까요? (아마..?ㅎ_ㅎ) 여하튼 마케팅 콘텐츠 제작능력까지 영상만 좀 만들 줄 알면 좋을텐데, 거기까진 아니여도 사람들의 관심과 주목을 이끄는 콘텐츠를 잘 만들어냅니다. 그리고 저의 기준이 있는데, 누구든지 기분을 나쁘게 하지 않은 콘텐츠를 만드는 거에요. 여하튼 그렇게 해서 기깔나게 플레이리스트도 만들고 이런 저런 아이디어도 냈습니다. 하.. 나 계약 연장 좀 해주지... 여하튼 일하시는 분의 부족한 점을 저는 채워줄 수 있습니다. 기깔나는 콘텐츠 저에게 맡겨만 주시면 다 만들어드리겠습니다! 근데 콘텐츠 만들 때 돈도 같이 주셔야 함 ㅇㅇ.
-> 아니 근데 무슨 직무를 정확하게 알려줘야 핵심역량을 쓰지 어이없어. 개빡쳐..... 그리고 관련없는 경험은 무쓸모인거 졸라 서럽네.... 우리가 꼭 이렇게 까지 해야 합니까?!?! 네 알겠습니다. 하라면 해야죠..
입사 후 포부
뭐 이직도 하겠고 끊임없이 자기개발로 인해 자신의 진로를 변경하겠지만, 있는 한 열심히 합니다. 근데 야근 좀 안 시켜주시고 상사 분이 좋으시면 가능합니다^^ 입사자한테 바라는 것 만큼 기존 직원분들의 센스있는 태도 저도 기대합니다^^ 입닫고 지갑 여시는 센스 지켜주실거죠~? 인격적인 갈굼이 없는 한 행복하게 지내봐요^^ 어차피 일하면서 서로 다 죽일까.. 말까 고민하는데, 서로의 예의를 지킵시당 여하튼 어떤 상황이여도 잘 이겨내는 스타일이고 제가 또 학회장, 회장 뭐 이런거 좀 해봐서요^^ 그래서 잘 버팁니다. 입사 후 포부 사실 우리가 뭘 알겠어요. 정확히 어떤 직무도 하는지 모르는데, 이걸 바라는 게 좀 이상한 거 같기도 합니다. 저도 기존 직원 분의 포부와 태도에 대해서 기대 만땅이고 예의 지켜주실 거라고 믿어요. 우리 함께 깨끗한 회사생활 해갑시당~
아니 근데 솔직히 어떤 직업인지 정확하게 알려주지도 않고 ... 지원서 쓰라는 게 말이 되나요? 정보 찾으려 하면 없고... 뭐야 이게.. 정보 불균형 개 심해ㅠㅠ 윤리책에 나와야 할듯;; 바라는 건 거의 회사 살릴 혁신을 원하면서 해주는 건 쥐꼬리 만큼 없으면서... 너무해.... 그런데도 내가 직업을 가져야하는게 더 너무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직업을 체험할 기회가 적은 이 사회를 바꿔야지 경험 없는 지원자들에게 뭐라하는 건 아닌 거 같아요. 그리고 아니, 관련 없는 경험은 쓸모 없게 되고 .. 인생 모두 다 경험인데 어떻게 그렇게 천편일률적인 기준으로 사람을 판단하면 안돼죠... 후,.,,, 아니 뭐 열심히 쓰겠다고요^^
각자의 개성과 고유함이 있을거라고 저는 믿습니다. 다만, 사람을 뽑는 다는 게 어떠한 기준이 필요하니까. 이렇게 된거라고 생각됩니다. 그래도 조금은 더 섬세한 회사 정책과 인사규율이 있길 바라는 마음이 있습니다. 대학 입시 준비할때는 정보까지 다 알려주는데, 회사는 명확한 기준을 모르니까 취준생이 더 막막하고 힘든게 아닐까요? 떨어진 자소서가 틀린게 아니란 것을 저는 압니다. 매번 심장이 떨어져도 열심히 못 한 나 자신을 학대하면서도 우린 살아가야 하니까 오늘을 또 버팁니다. 세상이 틀린거지 내가 틀린게 아니에요. 저는 그렇게 믿어요. 그래도 오늘을 열심히 가꾸어나가니까요. 그러니까 나는 틀리지 않았어! 오늘도 나같은 인재를 놓친 너네가 불쌍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