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세계 Feb 01. 2022

[취준생일기] #5. 어쩔 수 없음에 대하여.

: 취준생이 된 윪

나의 힐링프로그램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금쪽같은 내 새끼이다. 소문으로는 2030 세대들이 많이 본다고 한다.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금쪽이를 보고 있으면 풀리지 않던 문제도 나의 과거도 해결되는 기분이다. 그래서 나는 애청자로서 매주 챙겨보는데, 어린 아이를 잘 양육하는 방법에 대해서 설명해주는 프로그램이지만 생각보다 내가 앞으로 어떻게 세상을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방법도 알려주는 것 같았다. 인간 관계라던지, 나의 몰랐던 심리적 결핍, 행동 양상, 기질 등 나 자신을 더 수월하게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에게 꽤나 힐링프로그램이다.



사실 취준생 일기는 생각없이 시작된 것이고 아무것도  하면 도저히 버틸 수가 없어서 브런치 끄적거렸다. 도저히 버틸 수가 없었다. 아무것도 안하기에는, 매일을 무엇인가 하는  같지만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가고 밤에는 심한 자책때문에 잠을  이뤄 책상 앞에서 끄적끄적 거렸다. 나의 징징거림과 멈춰있는 시기에 대해서는 나중에 말하겠지만, 요즘  자신이 낯설고 낯설다. 자꾸만  스스로에게 뒤통수를 맞는 기분이다. 취준이 괴로운 이유는  자신을 알아가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알면  수록 모르겠는 나를 정의하고 알아내고 경제시장에 맞게 지원을 해야 하니 답답할 따름이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금쪽이를 보다가 눈물이 왈칵 한 장면이 있었다. 심한 떼를 쓰는 금쪽이를 해결할려면 어쩔 수 없음을 알려줘야 한다. 어쩔 수 없음. 그것은 취준하는 지금의 나에게도 연관이 있는 말이었다.





세상엔 어쩔 수 없는 것도 있다는 말. 우리나라는 꿈이 곧 직업과 연결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경제적 활동을 자신이 좋아하는 일, 관심있는 일을 하면 더 수월한 것은 맞다. 어떤 직업은 누군가가 꿈 꿔왔으며 평생의 소원일 수도 있다. 하지만 세상은 나의 꿈을 온전히 지지해주지 않는다. 내가 원하는 타이밍에 맞게 원하는 직업이 되는 건 아마 1%가 될까? 미련하게 시간을 낭비하지 않기 위해선 그 직업을 준비하는 기간을 설정한다. 2년 안에 취직을 하지 않으면 다른 길로 갈 것이다. 이런 한계 설정말이다. 나는 이런 한계 설정이 되어 있지 않아서 이 시기가 불안한가? 많은 고민이 들었다. 내가 꿈꾸는 직업은 내가 이루기엔 힘든 느낌이 들었다. 자꾸만 내가 원하는 직장에 지원하기 보단, 그 직업과 비슷하지만 다른 직업에 자꾸 지원한다. 나는 회피를 선택했으며 그렇다고 꿈을 언제까지 이룬다는 한계 설정을 하지 않았다. 설정을 해도 자꾸만 그 직업은 나의 눈에 밟혔고 언젠가는 할 것 같은 기분이었다.



사실 내가 하고 싶은 직업은 박봉에 열악한 근무환경이 동반한다. 어쩌면 나 자신이 없어지고 극도로 심한 스트레스를 못 견딜 수도 있지만 너무나 되고 싶다. 그냥 한번 해보고 싶다. 내 인생에서 한번 그렇게 살아보고 싶다. 이런 되고 싶다는 마음만 가지고 될 수 없다는 것을 안다. 어쩔 수 없다. 어쩔 수 없이 나는 떨어질 수도 붙을 수도 있다. 어쩔 수 없이 내가 원하지 않는 직업으로 살아갈 수 있다. 이 세계는 너무나 이상하고 이상해서. 하지만 가끔 이 어쩔 수 없음이 먹먹하다. 속이 쓰리다. 도대체 무엇이 어쩔 수 없단 말인가. 가끔은 이 '어쩔 수 없음'이 답답해서 미치겠다. 무엇이 될지도 모르는 불확실함 속에서 불확실한 내일과 나의 결과. 어쩔 수 없지. 오늘도 수용한다. 그렇게 살아가는 거겠지. 그렇게.



누가 알려줬으면 좋겠다. 너는 어떤 직업을 하고 언제 될 것인지. 이 불명확한 하루 속에서 확실함이 필요하다. 누군가가 나의 인생에 대해서 한계 설정을 해줬으면 좋겠다. 그러면, 그렇게 되면, 내가 마음 편히 그 시절을 향해 달려 갈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한계 설정은 누구보다도 내가 해야 하며 나의 소중한 사람들의 믿음으로 결정이 된다. 나는 할 수 있어. 2년 안에 될거야. 너는 할 수 있어. 조만간 좋은 소식이 올거야. 나는 믿어 의심치 않아. 믿음 속에서, 이룰 거라는 생각으로 오늘도 살아가야지. 그래야지 살아갈 수 있다. 서로의 작은 믿음이 현실이 되도록 오늘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차근차근 계획을 세우고 살아가야 한다.



우리 모두 이 불안한 시절을 서로의 대한 믿음으로 채워가자. 너는 이룰거고 이룰거야.


믿어 의심치 않아.






작가의 이전글 [취준생일기] #4. 솔직한 자소서를 써보겠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