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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국현 Sep 11. 2024

부미남 00. 서문

부동산에 미친 남자, 장편소설, 돈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 하시니

그들이 이 말을 듣고 양심에 가책을 느껴 어른으로 시작하여 젊은이까지

하나씩 하나씩 떠나더라.”                         


               



  두 사람이 빨간색의 나무 의자에 앉아 바람에 흔들거리는 먼나무 이파리를 바라본다. 나뭇가지 사이로 파란 하늘이 보이고, 돛단배가 지나듯이 구름 한 조각이 보였다가 사라진다. 바람 소리가 두 사람 귓가를 사르르 지난다. 팻말이 바람에 흔들린다. 여자가 남자의 손을 잡는다.



  남자가 바람 소리에 맞추어 글을 읽는다. 「태어났으면 살아가는 것이다. 누구도 자기 인생 대충 살지 않는다. 사랑·돈·권력의 욕망에 길들여 살다가···, 죽어가는 것이다. 자유롭지 않은 인생은 내 인생이 아니다. 그림자 인생으로 살아야 한다.」     



  여자는 바람 사잇길에 들리는 남자의 소리를 듣는다. 귓가에 잔잔하게 들리는 소리는 바람결에 실려 숲속의 향기로 다가온다. 먼나무에 기대어 서 있는 여자를 본다. 흔들리듯 웃고 있다. 여자가 있어서, 남자가 있는 것이다. 남자가 있어서 여자가 있었다.      



  남자는 눈 감고 여자를 처음 보았던 그 날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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