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해도 괜찮다는 용기
충분하다는 것은 무엇일까?
부족함이 없는 상태? 얼핏 그럴듯하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부족함이 하나도 없는 인간이 존재할 수 있을까? 외모도 완벽하고, 능력도 출중하고, 재력도 넘치고, 건강까지 완벽한 그런 '사기 캐릭터' 같은 사람이 정말 있을까?
어딘가에 그런 사람이 있다고 치자. 그렇다면 그 사람은 정말 부족함이 없을까?
나는 어떤가? 솔직히 부족함 투성이다. 외모도 그저 그렇고, 재력도 넘치지 않는다.
(돈이란 참 이상해서, 많이 가져도 더 갖고 싶어진다. 물론 많이 가져본 적도 없지만.)
나이가 들수록 건강에도 자신이 없어진다.
자신감은 줄어들고 뻔뻔함만 늘어가는 중년의 모습이 바로 나다.
그렇다면 이런 부족함을 하나하나 채우면 괜찮아질까?
심리학자 브레네 브라운(Brené Brown)은 "결코 충분하지 않다는 문화"를 지적한다.
우리는 늘 무언가 더 가져야, 더 나아져야 한다는 압박 속에 산다.
하지만 그녀의 연구는 놀라운 사실을 보여준다. 진정한 충만함은 부족함을 채우는 데서 오지 않는다. 오히려 "나는 불완전하지만 충분하다"라고 믿는 사람들이 더 행복하다는 것이다.
'충분함'은 부족함을 채우는 것이 아니다. "부족해도 괜찮음"에서 온다.
더 나아가 '부족해서 뭐 어쩌란 말인가?'라고 생각해도 좋다.
애초에 부족함이란 비교에서 시작된다. 혼자 무인도에 있다면 굳이 부족함을 느낄 이유가 없다.
내가 뚱뚱한지, 가난한지, 못생겼는지 따질 필요가 없다.
알프레드 아들러(Alfred Adler)는 "모든 문제는 대인관계에서 시작된다"라고 했다.
부족함이라는 감정도 마찬가지다. 타인과의 비교에서 생겨난 환상이다.
충분함은 겸손에서 온다. 자기 자신을 향한 겸손. 굳이 남과 비교하지 않는 겸손.
볼록 나온 배를 보며 이렇게 생각할 수 있다.
"이 배가 나는 사랑스러운걸?"
그렇게 충분해도 된다.
반대로 이렇게 생각해도 충분하다.
"다이어트에 도전할 좋은 기회가 생겼네!"
"내가 변화를 만들어갈 수 있는 출발점이군."
미켈란젤로는 '다비드상을 어떻게 만들었냐'는 질문에 '대리석 안에 이미 있던 다비드를 꺼내기 위해 불필요한 부분을 깎아냈을 뿐'이라고 답했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무언가를 더 채워야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충분한 존재다. 다만 그것을 가리는 불안과 비교의식을 걷어내면 된다.
돈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심리학자 팀 카서(Tim Kasser)의 연구에 따르면, 물질적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더 불행하다. 반면 '충분함의 심리학'을 실천하는 사람들은 가진 것이 적어도 더 만족스러운 삶을 산다.
굶지 않고, 비를 피할 곳이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100만 원짜리 코스 요리 대신 컵라면을 먹어도 충분할 수 있다. 물론 더 나은 삶을 꿈꾸는 것도 충분하다.
"돈을 벌 동기가 생겼군!"
"꼭 필요하진 않지만, 도전해 보는 것도 재미있겠는데?"
칼 로저스(Carl Rogers)는 "당신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되려고 애쓰는 것을 멈출 때,
비로소 진정한 자신이 될 수 있다"라고 했다.
부족함을 인정하는 것은 패배가 아니다. 오히려 자유의 시작이다.
완벽해야 한다는 압박에서 벗어나,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는 용기다.
선승 스즈키 순류는 이렇게 말했다.
"당신은 완벽합니다. 그리고 더 나아질 여지가 있습니다."
이 역설적인 진리가 바로 충분함의 비밀이다.
부족함을 그대로 받아들여도 충분하다. 부족함을 극복하려 노력해도 충분하다.
이 세상 그 누가 뭐라 해도, 당신은 지금 이 순간 충분하다. 부족함까지 포함해서 충분하다.
그것이 인간이라는 존재의 아름다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