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문에?"를 "~덕분에!"로
얼마 전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뉴스에서 한 직장인이 인터뷰했다.
"비 때문에 아무래도 지각할 것 같아요."
그 말을 들으며 두 가지 생각이 들었다.
첫째는 이런 날씨에도 출근하는 열정이 대단하다는 것.
둘째는 같은 비를 맞고도 정시 출근한 사람들은 대체 어떻게 했을까 하는 것.
그들에게 특별한 능력이 있었을까? 순간이동? 전용도로?
아니다. 단지 준비했을 뿐이다.
우리는 너무 쉽게 "~때문에"라는 말을 쓴다.
"교통체증 때문에 늦었어."
"날씨 때문에 못 했어."
"상사 때문에 힘들어."
"부모님 때문에 포기했어."
심리학자 마틴 셀리그만(Martin Seligman)은 이를 '학습된 무기력'의 한 형태로 본다.
외부 탓을 하면 당장은 편하지만, 결국 자신의 힘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라고.
신경과학자 리사 펠드먼 배럿(Lisa Feldman Barrett)은
감정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상황도 우리가 어떤 개념과 언어로 해석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감정이 된다.
'때문에'라고 말하면 무력감을, '덕분에'라고 말하면 감사함을 만들어낸다.
같은 비를 맞고도 누군가는 지각하고, 누군가는 일찍 도착한다. 차이는 뭘까?
"비 때문에 늦었다" vs "비 덕분에 일찍 나왔다"
"교통체증 때문에 고생했다" vs "지하철 덕분에 제시간에 왔다"
단어 하나 바꿨을 뿐인데 마음가짐이 완전히 달라진다.
언어학자 벤자민 워프(Benjamin Whorf)의 '언어 상대성 가설'에 따르면,
우리가 쓰는 언어가 사고를 결정한다.
"때문에"라고 말하는 순간 피해자가 되고, "덕분에"라고 말하는 순간 주인공이 된다.
오래전 일이 떠오른다.
만삭의 아내가 배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이 녀석아, 엄마가 너 때문에 이렇게 힘들단다."
나는 조심스럽게 제안했다.
"이렇게 바꿔보는 건 어때? '니 덕분에 엄마가 이렇게 애쓴단다.'"
같은 상황, 다른 해석. 하나는 희생자의 언어고, 하나는 사랑의 언어다.
경영학자 짐 콜린스(Jim Collins)는 위대한 기업들을 연구하며 발견했다.
성공할 때는 "운이 좋았다"라고 하고, 실패할 때는 "내 책임이다"라고 하는 리더들이
위대한 기업을 만든다고. 일반적인 "~때문에" 사고방식과 정반대다.
긍정심리학의 창시자 미하이 칙센트미하이(Mihaly Csikszentmihalyi)는 '플로우' 상태에 빠진 사람들의 공통점을 발견했다. 그들은 장애물을 '방해물'이 아닌 '도전 과제'로 본다는 것이다.
"프로젝트가 어려워서 포기했다" → "도전적인 프로젝트 덕분에 성장했다"
"팀원이 못해서 실패했다" → "다양한 팀원 덕분에 리더십을 배웠다"
"불경기 때문에 망했다" → "위기 덕분에 혁신할 수 있었다"
이것은 단순한 긍정적 사고가 아니다. '리프레이밍(Reframing)'이라는 인지 전략이다.
같은 액자(frame)의 그림도 다른 각도에서 보면 완전히 다르게 보이듯이.
작가 웨인 다이어(Wayne Dyer)는 말했다.
"'때문에'를 '덕분에'로 바꾸는 순간, 당신은 피해자에서 창조자가 된다."
물론 모든 것을 "덕분에"로 바꿀 수는 없다.
진짜 부당한 일, 진짜 비극도 있다. 하지만 일상의 90%는 우리의 해석에 달려 있다.
실험해 보자. 오늘 하루만이라도.
지하철이 연착해도 "여유 시간 덕분에 책을 읽었다."
회의가 길어져도 "덕분에 동료들의 생각을 깊이 들을 수 있었다."
계획이 틀어져도 "덕분에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했다."
인생은 핑계로 가득 채울 수도 있고, 감사로 가득 채울 수도 있다.
"~때문에"는 과거에 묶인 언어다. "~덕분에"는 미래를 여는 언어다.
당신은 어느 쪽을 선택하겠는가?
핑계를 뒤집는 주문은 간단하다.
"때문에"를 "덕분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