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에 엄마가 없으면 내가 속상해
수지는 매일 등원하는 아침, 나에게 이렇게 말한다.
“버스에 엄마가 없으면 내가 속상해”
유치원 버스에 내가 없어서 속상하단 이 말을 매일 한다. 막상 이 말을 하는 수지의 표정은 밝아서 아침의 환한 해 같은데, 말은 엄마가 없어서 속상하다고 한다.
나는 이 말을 들을 때마다 ‘나는 엄마가 있는 게 좋아’라고 하는 고백 같다. 그래서 마음이 간질간질하고 기분이 좋다.
이렇게 말하는 수지에게 “엄마가 나중에 수지 데리러 갈게. 우리 나중에 만나. 오늘도 씩씩하게 잘 놀고 와줘”라고 한다. 그러면 수지는 “응~” 하며 이쁘게 대답한다.
이렇게 나중에 만날 약속을 하면 잠시 헤어져 있는 시간 동안 아이는 씩씩하게 잘 지낼 수 있는 힘을 얻는 게 아닐까. 어쩌면 ‘나중에 데리러 갈게. 좀 있다 만나’ 이 말이 듣고 싶어서 엄마가 없어서 속상해라는 말을 하는지도 모르겠다.
이유야 어떻든 엄마랑 같이 있는 게 제일 좋은 내 아이가 하는 이 사랑스러운 말을 매일 아침마다 들을 수 있어서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