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글을 쓸 때 고려하는 세 가지

'즐거움'과 '유익함' 그리고 '공감'

안녕하세요.

'나만 몰랐던 민법', '조변명곡', '조변살림&조변육아' 등을 쓰고 있는 조변입니다.

제가 지난해 9월 초 브런치 작가가 된 후 현재까지 100개의 글을 썼습니다.

오늘이 2월 1일이니 약 5개월 동안 100개의 글을 썼네요. 한 달에 20개의 글을 썼다니, 제가 이렇게 많은 글을 썼다는 것이 조금은 놀랍습니다.

처음부터 어떠한 기준을 가지고 글을 쓰지는 않았습니다.

그냥 '좋은 글'을 써보고 싶다. 다른 분들이 읽을 수 있을 정도의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100개의 글을 되돌아보니, 스스로 어떠한 기준을 가지고 글을 썼던 것 같습니다.

'즐거움'과 '유익함' 그리고 '공감'이라는 세 가지가 들어간 글을 쓰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이 세 가지의 비율에 따라 조금씩 다른 범주의 글을 써 왔습니다.

즐거움: 나의 글에서 기운을 얻고 즐거운 기분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힘들 때 마음을 토닥여주는 노래 3곡

지난해 여름, 스스로 조금은 힘들었던 때를 스스로 극복하고자 '들으면 마음을 토닥여주는 노래 3곡'이라는 글을 썼습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노래를 소개하는 글이 반응이 좋을까 회의적인 생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독자님과 작가님들께서 참 즐겁게 읽고 들어주셨습니다. 그때 작은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변호사라고 어렵고 심각한 글만 쓰는 것이 좋은 것이 아니었습니다. 때로는 부담 없고 즐거운 글을 쓰더라도 괜찮다는 것을 그때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조금 욕심을 내보았습니다. 하나의 노래를 부르고 연주한 여러 유튜브 영상을 소개하는 "조변명곡"을 연재하기 시작했습니다. 한 소절만 들어도 울림을 주고 즐거워지는 그런 노래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조변명곡 좋은 노래를 모아듣습니다 매거진

조용필, 심수봉, 김광석, 이소라, 이상은, 박기영, 이하이, 아이유 등의 노래를 함께 듣고 공감하여 주신 독자님과 작가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글이 주는 즐거움'을 공감하여 주셔서, 저 또한 꾸준히 글을 쓸 수 있었습니다.  

유익함: 나의 글에서 실무적으로 도움이 되는 지식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

제가 변호사이다 보니, 유익한 글은 매우 잘 쓸 것이라 스스로를 과신했었습니다.

그래서 호기롭게 '나만 몰랐던 민법'이라고 민법을 전반적으로 다루는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대충 제가 이해하고 있는 것을 그림으로 그리고 쉬운 말로 휘릭휘릭 쓰면 될 것이라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과감한 오판은 고통을 주고 있습니다. '나만 몰랐던 민법'을 쓸 때는 마치 논문을 쓰는 것처럼 머리를 쥐어뜯으며, 자면서도 고민하며 그렇게 쉽지 않게 한 편, 한 편 글을 쓰고 있습니다.

나만 몰랐던 민법 매거진

민법을 모르는 사람도, 아니 법을 모르는 사람도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는 '민법 입문 교양서'를 쓰겠다고 과감히 선언을 하였고, 그 선언을 이행하고자 여전히 '나만 몰랐던 민법'을 쓰고 있습니다.

'민법의 배경과 기초지식'으로 시작하여, '민법총칙'을 지나, 지금 '물권법'에 관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앞으로 '채권법'과 '가족법'에 관한 글을 쓰면 대략 27편 내외의 글로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댓글"은 아주 소중합니다. 다른 글의 댓글도 참 소중하지만, 나만 몰랐던 민법에 달아주시는 댓글은 저에게 아주 큰 격려가 됩니다. 물론 어려운 글을 묵묵히 읽어주시고 라이킷을 눌러주시는 분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나만 몰랐던 민법'에 등장하는 산뜻하고 직관적인 이미지는 대부분 "망고보드 + 파워포인트" 작업으로 만들었습니다. 그림을 직접 그리기 어려웠는데 망고보드가 제공하는 여러 그림과 탬플릿을 통해 직관적인 컨셉을 작성할 수 있었고, 디테일한 설명을 파워포인트로 덧붙이면서 수월하게 참고 이미지를 만들고 있습니다.

다른 글에 비하여 매우 길고 어려운 글임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읽어주시는 독자님과 작가님들이 계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비록 다음 메인과 브런치 메인에 걸릴 가능성이 없는 글이지만, 꼭 마무리하고 싶은 스스로의 '꿈'과 같은 글이 '나만 몰랐던 민법'입니다.

여전히 다소 어렵기는 하시겠지만, 과감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쉬운 민법 교양서가 바로 "나만 몰랐던 민법"입니다. 일단은 "존재"만 기억해 두시고, 나중에 "이해"하여 주셔도 좋습니다. 이러한 글이 있다는 사실만큼은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공감: 같은 처지에 있는 분들께 위로와 격려가 되는 글을 써야 한다.

저는 아빠입니다. 저는 살림을 합니다. 저는 직장인입니다. 그래서 저는 육아와 살림, 인간관계에 관한 글을 쓰고 있습니다. 독자님과 작가님들께서 공감하실 수 있는 글을 쓸 수 있을까 저 스스로의 확신은 부족했으나 보다 '확실한 소재'에 기대어 여러 편의 글을 썼습니다.

저의 손수건은 6년 된 "가제수건"입니다.

저의 브런치에서 가장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는 글입니다. 아들을 키우면서 썼던 가제수건이 어느덧 저의 손수건이 되어버린 상황에 대하여 쓴 글입니다. 가제수건이 필요했던 여러 상황을 소재로 에피소드 형식으로 쓴 글인데, 저의 글 중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가제수건과 함께 했던 아들의 희노애락이 스며들어 있는 글을 좋아해 주셔서 거듭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닭볶음탕용 고기로 '간단 닭백숙' 해 먹은 후기

위 '간단 닭백숙'글은 조변살림의 대표작이 되었습니다.

검색을 통해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글입니다.

"오늘 저녁은 또 뭘 해 먹나", "이번 주말에는 또 뭘 해먹여야 할까"는 식사담당 살림하는 사람의 시대적 고민입니다. 그래서 간편하지만 영양가가 높은 한 끼 식사를 찾아보시는 분들이 많이 계신 것 같습니다.

닭볶음탕용 닭고기로 닭백숙을 하면 조금 더 편하게 요리를 할 수 있습니다. 레토르트 닭곰탕 한 봉지를 첨가하면 맛이 없으래야 없을 수 없는 괜찮은 닭백숙을 차릴 수 있습니다.

유독 추웠던 겨울에 따뜻한 한 끼를 고민했던 분들께서 많이 봐주신 글입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브런치에 "퇴사" 글이 많은 이유

'육아', '살림'과 더불어 '직장'은 많은 분들이 공감하는 분야입니다. 위 글은 상대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글은 아니지만, 이 글을 읽으신 분들이 깊이 공감하여 주신 글입니다.

멋지고 근사한 포부를 가지고 입사한 뒤 열심히 일을 하지만, 어떠한 메커니즘으로 퇴사를 하게 되는가에 대하여 여러 상황별로 가정적으로 묘사한 글입니다(절대로 사실에 근거한 글이 아닙니다).

"퇴사를 결심하는 것도 슬프고 서러운데, 퇴사를 하는 것도 힘들고 어렵다."는 컨셉으로 글을 썼습니다. "글을 읽으니 속이 뻥 뚫린다.", "겪어본 사람만이 아는 글이다." 등의 의견을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앞으로 '성공'과 '행복'에 관한 글을 쓸 수 있도록 저 스스로 내공을 더 쌓아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누군가가 나의 글을 읽고 공감하는 것은 참으로 기적과 같은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