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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덕희 Jun 08. 2021

코로나 지옥이라는 인도, 빠르게 정상화되고 있다. 왜?

1달 전 인도를 아비규환의 생지옥으로 묘사하면서 전 국민을 충격에 빠트렸던 언론들이 더 이상 인도 소식을 전하지 않는군요. 덕분에 국민들의 뇌리 속에는 마지막에 본 갠지스강의 시신들과 노상 화장 장면만 생생하게 남아 있을 듯합니다. "확진자 수 급증, 인도뿐만이 아니군요"에 나오는 그래프에서 보듯 2021년이 되면서 전 세계 많은 지역에서 동시다발로 확진자가 급증하는 괴이한 현상을 두고, 오로지 인도가 방역을 소홀히 해서 그렇다는 일차원적 해석으로 도배된 기사들을 보면서 다시 한번 이 시대 전문가들의 현주소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최근 인도 소식을 업데이트해드리겠습니다. 왼쪽 그래프에서 보듯이 5월부터 인도는 급격한 확진자 수 감소 추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주마다 차이가 있지만, 정점을 보인 시기와 비교할 때 이미 확진자수가 70-80%, 거의 100%에 가깝게 감소한 주까지 있습니다. 오른쪽 그래프의 이스라엘과 비교해보면 인도의 감소 추이가 얼마나 드라마틱한지 실감할 수 있을 겁니다. 이스라엘은 백신 접종 개시 약 1달 후부터 확진자가 줄어들기 시작했는데 현시점 이스라엘은 백신 2차 접종까지 끝낸 사람이 60%에 이릅니다만, 인도의 백신 접종률은 1차 13%, 2차 3% 정도에 불과합니다. 


위 그래프는 인도와 이스라엘의 Y축 범위가 달라 자칫 오해할 우려가 있어, 현재까지 두 국가의 누적 확진자수와 누적 사망자수를 비교한 그래프를 추가합니다. 비록 인도에서 누락된 확진자와 사망자들이 상당수 있다 하더라도 인도와 이스라엘은 비교할 바가 아닙니다. "인도 집단면역 vs. 이스라엘 집단면역, 누가 WIN?"서 설명드렸듯, 인도는 처음부터 코비드 19에 대한 높은 저항력을 보였던 국가입니다. 저는그 이유를 과거 다양한 감염의 경험들이 교차면역의 형태로 기여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고요.  


이와 같이 코비드 19에 대한 기본 저항력은 지역마다 크게 다르며, 그중에서도 동아시아권 국가들은 저항력이 특히 높다는 사실을 정확하게 인지하는 것이 코비드 19 사태를 이해하는 중요한 출발점이기도 합니다. 기본 저항력이 높다는 것을 다른 말로 표현하면 처음부터 집단면역 수준이 높았다는 의미입니다. 아직까지 대부분 사람들이 <집단면역=항체>라는 잘못된 공식에 매몰되어 있는 것 같아 다시 한번 강조드립니다. 항체란 우리가 가진 전체 면역시스템의 일부에 불과하며, 항체없이도 얼마든지 저항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인도 현지에서는 이와 같은 드라마틱한 코비드 19 감소를 두고 방역조치 덕분이라는 주장과 이버멕틴이라는 구충제를 예방 및 치료제로 광범위하게 사용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주거환경, 위생개념 모두 열악하기 짝이 없는, 인구 13억명이 넘는 거대 국가에서 방역으로 이런 결과가 가능했다면, 이미 예전에 이 바이러스는 지구상에서 완전히 사라졌어야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구충제 이버멕틴, 코로나, 그리고 인도 상황"에서 설명드렸듯, 확진자수가 급증하고 있던 4월 28일 인도 정부에서는 초기 치료제로 이버멕틴을 포함한 자기치료 키트를 보급하기로 전격 결정하고 주정부에서는 예방용으로 전체 성인들에게 이버멕틴을 미리 나눠주기까지 합니다. 구충제라니? 말도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시는 분은 모든 고정 관념을 내려 놓고, “구충제 이버멕틴, 세기의 스캔들 되나?”라는 글에서 소개한 무작위 배정 임상시험과 메타분석 결과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버멕틴 사용에 대한 인도의 결정은 이버멕틴을 임상시험용 외에는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WHO의 권고안을 정면으로 거부한 것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이번 코비드 19 유행 동안 거의 모든 국가들은 WHO의 권고라면 무엇이든 무비판적으로 수용했지만, 락다운을 거부한 스웨덴과 이버멕틴 사용 금지를 받아들이지 않은 인도 정도가 예외적인 경우라고 할 수 있겠군요. 거기에 더하여 최근 인도 변호사 협회에서는 WHO가 이버멕틴의 효과에 대한 과학적 증거를 고의적으로 은폐하고 잘못된 정보를 세상에 알렸다고 주장하면서 WHO를 상대로 고발조치까지 했다고 합니다. 


아직도 우리나라에서는 WHO의 권고라면 금과옥조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거의 대부분인 듯합니다만, 전 인류의 건강을 목적으로 세워졌다는 WHO는 더 이상 예전의 WHO가 아님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한편 최근 파우치 박사의 이메일 수천 건이 공개되어 온 세상이 떠들썩합니다. 그러나 파우치 박사 역시 우리나라에서는 WHO급 대우를 받아 온 인물이라서 그런지 국내 언론은 놀랍도록 조용하군요. 앞서 이버멕틴 건이 세기의 스캔들이 될 것으로 예측했는데, 우열을 가리기 힘든 경쟁작이 등장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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