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나라 방역 및 백신 정책에 이의를 제기하는 주장을 모두 비과학으로 몰고 갔던 그분들이 남긴 말과 글에 대한 분석을 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J교수가 최근 각종 커뮤니티에 남긴 20대 백신 접종 권고에 대한 비판입니다. 그 동안 백신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을 것 처럼 이야기해왔던 J교수가 20대를 대상으로 소위 <이익과 위험 분석>을 한 후, 20대도 백신 접종을 하면 개인 이득이 무려 4배 더 크다고 주장하고 있더군요. 20대 부스터 샷을 염두에 두고 쓴 듯한 이 글은 일견 보기에 꽤나 합리적인 의사결정 과정인 듯 보입니다만, 저는 이익은 과대평가되고 위험은 과소평가된 전형적인 분석의 오류라고 봅니다.
먼저 이익부터 보겠습니다.
J교수는 우리나라 20대 인구 총수인 665만 명 중 554만 명의 감염자가 발생할 것으로 가정했더군요. 그리고 이 숫자에 지금까지 20대 중환자 발생률을 오미크론 변이에 수정 적용하여 최종적으로 961명의 중환자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으며, 그중 80%를 백신 접종으로 예방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지난 2년 동안 우리나라 20대 총 확진자수가 11만 명으로 20대 인구의 1.7%입니다. J교수는 나머지 98.3% 대부분이 감염자가 될 것이라고 보았는데, 이러한 가정은 “코비드 19 수리모델링의 오류와 그 위험성”에 나오는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닐 퍼거슨 교수의 전제와 동일합니다. <코비드 19는 신종 감염병이므로 저항력이 있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는 전제죠. 하지만 링크한 글에 적었듯, 코비드 19는 pre-immunity로 인하여 코비드 19에 대한 저항력이 있는 사람들이 아주 많았던 감염병으로 닐 퍼거슨 교수의 모델링은 명백한 오류입니다. 따라서 J교수의 이익 계산도 잘못된 전제에 기반한 오류입니다.
다음은 더욱 심각한 위험분석입니다.
J교수는 백신 접종의 위험으로 심근염, 아나필락시스, 심근염과 유사한 수준의 기타 위험 정도를 고려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코비드 19 백신의 장기 부작용을 알 수 없다는 점은 위험 분석은 어떻게 하든 과소평가될 수밖에 없음을 의미합니다. J교수는 백신 접종을 시작한 지 1년 이상 되었기 때문에 장기 부작용에 대한 판단도 가능하다고 생각한 듯합니다만, 장기 부작용이란 1년으로 알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코비드 19 백신의 특정 성분이 장기간 체내에 잔류할 수 있다면, 그로 인한 인체 유해성은 수년, 수십 년을 두고 서서히 드러날 수 있습니다. 1948년 인간에게 해로운 해충만 선택적으로 죽일 수 있다는 이유로 노벨상까지 수상했던 DDT가 수십 년이 지난 후 사용금지가 되고 초저농도까지 떨어진 지금까지 유해성이 보고되고 있는 이유는 바로 그 잔류성때문입니다.
또한 J교수는 다양한 비특이적 증상들과 많은 여성들이 보고하고 있는 생리불순이라는 부작용이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 그다지 고민해보지 않은 듯합니다. “백신 부작용으로 생리 이상이 가능하다면 그 의미는?"에 적었듯, 생리불순은 백신의 어떤 성분이 호르몬 시스템을 교란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이런 성분은 아주 낮은 농도에 대한 노출이라도 오랜 시간이 흐른 후 부작용으로 드러날 가능성이 있는데, 특히 태아, 어린이, 청소년들이 그러합니다. 오랫 동안 이 분야 연구를 해온 저의 판단으로는 생리 이상은 일시적 부작용이 아니라 "탄광의 카나리아"일 가능성이 큽니다. 방금 링크한 글에 나오는 DES(Diethylstilbestrol)에 대한 에피소드를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결론적으로 저는 J교수의 <백신 접종의 이익과 위험 분석>이 20대 백신 접종에 대한 과학적 근거로 받아들여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애초에 <이익과 위험분석>이란 이익과 위험을 추정하는데 오류가 전혀 없다 하더라도 절대 위험이 일정 수준 이상되는 경우에만 의미 있는 해석이 가능하며, 절대 위험 자체가 지극히 낮은 건강한 20대에게는 의미 없는 숫자놀음일 뿐입니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창창한 연령대를 대상으로 <이익과 위험> 분석까지 해가면서 장기 부작용을 알 수 없는 철지난 백신으로 백신 접종을 권유하는 것은 비과학적인 것에 더하여 비윤리적이기까지 해 보이는군요.
지금까지 시리즈로 늘 과학적 접근을 주장해왔던 그분들의 <백신 패스의 과학적 근거>, <수리모델링의 타당성>, <백신 접종의 이익과 위험 분석>까지 살펴보았습니다. 그분들은 항상 논문을 이야기하면서 다른 사람들의 주장을 비과학으로 폄하하곤 했지만, 현시대 과학과 비과학을 가르는 것은 논문이 아니라 합리적 이성이 제대로 작동하는가 여부입니다.
사실 저는 일찍부터 그분들의 과학적 소양에 의문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유행 초기 PCR 검사도 제대로 하지 않았던 일본의 코비드 19 사망률과 총사망률이 폭증하지 않는다는 놀라운 현상을 보고도 그 누구도 의문을 가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대중들이야 통계 조작으로 우길 수 있다 하더라도, 전문가라면 사망자수, 특히 총 사망자수에 대한 조작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을 겁니다. 그러나 그분들은 우리나라에 너무나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었던 이 현상을 그냥 무시해버리죠.
과학적 접근의 기본은 <현상에 대한 의문>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지, <NEJM, Lancet, JAMA에 실린 논문 읽기>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전자는 과학자가 가져야 할 기본자세로, 기본기가 장착되어 있어야만 후자의 논문을 읽고 우리 현실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 합리적 판단이 가능할 것으로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