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론> 2화
팀장님은 취해 있었다.
팀장님에게는 탁월한 재능이 있었다. 어떤 행사를 기획하든 파티로 종결 되는 특별한 재능. 파티에는 늘 술이 있었고 술자리는 늦은 시간까지 이어졌다.
불콰하게 취한 사람들 속 빈 병과 안줏거리 뒷정리까지 모두 마친 후 자정을 넘어 퇴근하고는 했다.
내부순환로의 택시 안에서 내가 무얼하고 있는 걸까 자주 생각했다.
내가 지금 어떤 일을 하는지 의문이 들 때 첫 번째 일의 고민이 시작 된다.
회사의 뒤풀이 문화를 접했을 때 최초의 고민이 시작 되었다. 다음날에도 출근을 해야 하는데 왜 늦게까지 술을 마시고 집으로 곧장 돌아갈 수 없는지 의문이었다. 그 의문에는 뒤풀이 참여의 강요는 아니지만 은근한 강요도 한 몫 했을 것이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늦은 시간 퇴근하며 택시비를 받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 점이 위안이 되었다.
회식이 즐거울 때도 있었다. 즐겁다고 생각해야지 라고 마음 먹은 적도 있었다.
그렇지만 역시 업무의 연장이 되는 회식은 즐겁지 않았다.
가짜 웃음 같아 보여. 그렇게 즐겁지는 않았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