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수영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iaollet 리아올렛 Aug 08. 2023

수영15. 무게중심

앞으로

물이 느껴진다. 잔디밭 자잘한 풀들이 바람에 흔들리 듯.

몸을 스치는 흐름을 알아차리는 건 즐거운 일이다.

흔들거리는 물결이 닿는 건 기분 좋은 바람을 맞는 것 같다.


평영을 할 때 이 흐름을 느끼기 쉬웠다. 다리를 차고 몸을 쭉 뻗는 개구리 수영이 잠깐 생긴 멈춤에 물을 만끽하기 좋았다.


평영은 살짝은 여유 있게 해야 했다.

손을 모을 때는 숨을 들이마시며, 팔을 뻗을 때는 훅하고 빠르고 깊숙이 두 손을 찔러야 했다. 이 동작을 같은 리듬으로 하면 잘 나가지 않았다. 천천히 할 때와 빠르게 움직여야 할 때를 잘 섞어 줘야 했다. 그래야 잠시 멈춘 듯 하지만 물결을 느끼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무게중심을 앞으로 해야 쉽게 갔다. 땅에 두 발로 서서 생각하느라 무게중심은 머리에서 다리로 내려앉는다. 그러다 주저앉는 것이다. 팔부터 발끝까지 여기저기 신경을 두며 제자리일 땐 앞으로 가야 할 흐름을 어지럽혔다. 무게중심을 앞으로 바꾸면 제자리에서 벗어나는 것만으로 흐름에 탄다.


지금은 물의 흐름에 둘러싸여 있음을 느낀다. 움직임을 잊고 그저 앞으로 가는 것처럼 말이다.


Center of gravity _ Liaollet


매거진의 이전글 수영14. 레일 밖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