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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서관에 사는 남자 Mar 03. 2017

거절 당한 고백, 그만 멈춰야 할까?

고민우체통에 도착한 38번째 편지

두 사람이 연인이 되기 위해서는 서로의 마음을 표현하고 확인하는 순간이 필요합니다.


 그 순간에 서로의 마음이 맞아야 함께 연인의 길을 걷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연애가 그리 쉽게 시작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만큼 많은 고민이 존재하기도 하죠.



* 본인이 드러나지 않도록 내용을 약간 변경·축약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전 30대 후반이고 연애에 대한 고민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달 전쯤인가 친구와 둘이서 술을 마시고 있었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술을 마시고 있는데 친구가 본인의 친구 한명을 더 부르더라구요. 그래서 셋이서 함께 술을 마시게 되었습니다.

 그때 처음 그녀를 만났습니다. 첫인상은 괜찮다는 느낌을 받았죠. 셋 다 솔로인지라 우울하게 술을 마시다가 전 술자리에서 그만 잠이 들게되었습니다. 저는 이미 그 전부터 많이 마신 상태였죠.

 다음에 다시 셋이서 술자리를 가졌을 때 친구가 제게 그러더군요. '그날 왜 그랬어?' 전 무슨 소리인가 했는데 처음 셋이서 술을 마신날 제가 그녀에게 사귀자는 말을 했다고 하더라구요. 전 기억이 나질 않았어요.

 그래서 전 그녀에게 말했습니다. '사실 당신에게 관심이 있었다. 그래서 그렇게 말한 것 같은데 술김에 한 말은 어찌되었든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미안하다.'라고 했습니다. 그녀는 그저 웃어 넘기더라구요.

 그 다음날부터 더욱 가깝게 지냈습니다. 드라이브도 같이 가고, 술도 함께 먹고, 데이트 같은 만남도 많았습니다. 그러면서 그녀에 대해 더 잘알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연애 경험은 많았지만 대부분 연애 기간이 짧았습니다. 주변에 남자인 친구도 많고, 저 말고도 본인을 좋아한다고 한 사람이 몇 명 있다고 했습니다. 그중에 제가 가장 적극적이라는 말도 했죠.

 사귀는 건 아니었지만 그녀를 만나는 동안 그녀에게 최선을 다했습니다. 이런저런 선물을 주기도 하고, 아플 때는 죽을 사주기도 했죠. 그렇게 약 한달 동안 여러 번 만났습니다. 그동안 저는 여러 번 고백을 했고, 모두 거절을 당했습니다.

 그후로 지금은 연락을 잘 하지 않고 지내고 있습니다. 가끔 일상적인 이야기만 주고 받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녀는 과묵하고 듬직한 사람을 좋아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녀가 보는 제 모습은 밝고 쾌활하며 재미있는 모습이라고 했죠. 그러나 그런 모습은 그녀 앞에서 그렇게 보이기 위한 노력이었을 뿐이었습니다. 평상시에는 과묵하고 듬직한 사람이라는 소리를 듣는 사람인데 말이죠.

 저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포기를 해야 할까요? 아니면 꾸준히 연락을 이어나가야할까요?


 내 마음을 상대방에게 전달하는데는 용기가 필요하고, 상대방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고백을 거절 당한 후 다시 상대방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 계속 노력을 해야 할지, 아니면 그 자리에서 포기할지에 대한 정답은 없기 때문에 쉽게 결론이 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계속 고백을 해야 할까, 아니면 여기서 포기해야 할까?'를 고민하기 전에 먼저 나는 어떤 사람인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자.


 사람은 조금씩이라도 모두 다른 성향을 가지고 있다. 좋아하는 사람이 생겨서 한참을 고민한 끝에 상대방에게 고백을 했는데 거절 당하고 그 자리에서 바로 마음을 접는 사람이 있는 반면, 상대방의 거절에 개의치 않고 상대방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 때까지 노력을 이어나가는 사람도 있다. 또는 고민만 하다 고백조차 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일단 나는 어떤 사람인지 다시 생각해보자. 상대방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 때까지 노력하는 사람인지, 아니면 상대방의 마음을 더 중요시하는 사람인지, 또는 적어도 내가 정한 노력의 기준까지는 해보는 사람인지 말이다.


 내가 어떤 성향의 사람인지 생각해보고 그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보자.


상대방은 내게 어떤 사람인가?


 어쩌면 이 질문이 현재로서 가장 중요한 질문이 아닐까 싶다. 상대방이 내게 어떤 사람인지에 따라 지금까지의 노력으로 만족할지, 아니면 노력을 계속 이어나갈지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살다 보면 참 많은 사람들과 인간관계를 맺게 된다. 누군가는 잠깐 스쳐지나가는 관계가 되기도 하지만, 누군가는 평생 곁에 남는 관계가 되기도 한다. 사실 이런 관계들은 모두 본인의 선택에 따라 결정된다.


 내가 상대방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따라 찰나의 인연이 될지 평생 동안 함께할 인연이 될지 결정되는 법이다. 사람을 보는 눈도 경험이 쌓이면 더욱 정확해지고, 내가 어떤 사람이냐에 따라 만나는 사람도 달라지게 된다. 누군가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지 않았던가. 


 내게 어떤 사람이냐에 따라 상대방과 관계를 이어나가려는 노력의 양도 달라지게 된다. 물론 만나보지도 않고 상대방에 대한 모든 것을 파악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정말 내 사람이다 싶은 사람이 있다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하지 않을까?


결국 정답은 없다


 결국 보내주신 고민에 대한 정답을 제시해드릴 수는 없다. 고민을 보내주신 분은 어떤 분인지, 또 상대방은 어떤 분인지, 두 사람의 현재 관계가 어떠한지는 본인만 알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결정을 내려줄 수는 없다.


 마음에 드는 사람이라면 '끝까지 노력하시라'라고 할 수도 있고, 이미 세 번이나 고백했는데 모두 거절 당했다면 '상대방이 마음이 없는 것이니 이제 그만하시라'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인간관계는 그리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더군다나 사랑에 있어서는 말이다.


 누구나 처음부터 완벽한 선택을 할 수는 없다. 처음에는 완벽한 선택을 위해 많은 고민을 하지만 일단 선택을 하고 보면 생각했던 바와는 전혀 다른 경우가 수없이 많다. 그래서 사람은 적당한 선택을 하고 성공과 실패를 경험하며 점점 더 나은 선택을 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싶다.


 내가 어떤 성향의 사람인지 생각해보고, 그 다음에는 상대방이 내게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생각해보자. 물론 상대방의 마음도 중요하다. 나는 상대방을 정말 좋아하지만 상대방이 날 정말 싫어해서 거절을 하는 것이라면 상대방의 마음도 존중해줄 줄 알아야 한다.


 없어서는 안 될 사람이라면 계속 노력을 해보자. 다만 상대방의 마음도 고려를 해야 한다. 그러나 그정도로 마음이 가는 사람이 아니라면 이제는 다른 인연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를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마음이 가는 사람을 위해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모습이 될 필요는 없다. 그렇게 시작한 사랑은 결국 진짜 모습이 드러나는 순간 깨질 수 있으니까. 상대방의 마음을 얻기 위해 노력은 할 수 있겠지만, 진정한 내 모습은 잃어버리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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