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역 9호선, 마지막 12개의 역으로 이어오던 9호선 N행시가 마무리되었다. 뒤로 갈수록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특히 역 이름이 둔촌오륜, 중앙보훈병원이라니...!!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38개의 역을 무사히 마치니 나름 뿌듯하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하다. 지하철역 N행시에 도전하면서 유일하게 목표했던 것은 딱 2가지. 바로 꾸준함과 사색의 힘이었다. 매일 새로운 단어로 새로운 시를 창작해 내는 과정은 때로는 지루하기도 하고, 때로는 중요한 일에 밀려나기도 하기에 정말 쉽지만은 않은 여정이었다.
이 목표와 과정을 지키기 위해 나는 어떻게 했는가?
먼저 꾸준함을 유지하기 위해 매일 특정한 시간을 10분 정도 아예 할당해 두었다. 그랬더니 그 시간에는 항상 N행시를 창작할 수 있었다.
그리고 아무렇게나 지으면 의미가 없는 법. 주어진 역 이름으로 자작시를 지으려면, 어떤 내용으로 만들지 깊이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때로는 가볍게, 때로는 무겁게, 때로는 시사적 의미를, 때로는 개인적 가치관을 담기도 했다. 이러한 노력은 사실 생각보다 많은 에너지가 들었다. 하지만 단어를 찾고 사색에 잠기다 보면, 하고 싶은 말들이 떠오르기도 하고, 재미난 요소를 뽑아내기도 한다.
왜 하는지 모를 이 행위 안에 내가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바로 꾸준히 나만의 창작물을 만들어 내는 것, 그리고 생각하는 힘을 기르기 위해 훈련하는 것. 신분당선에 이어 9호선까지 3개월간 거의 매일 하다 보니 이젠 새로운 글귀와 문장을 생각해낼 때, 3개월 전에 비하면 창작에 대한 막막함이 한결 줄어들었다. 익숙해진 것 같기도 하고, 적절한 지름길을 만들어가는 것 같기도 하다.
평소에 직장이나 학교 등 어떠한 틀에 매여 있는 환경일수록 이런 새로운 자극은 감정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주는 것 같다. 언제 그만두게 될지 모르는 이 창작의 행위를 앞으로도 이어가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