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안경 #기억되고기억하고싶은마음
2020년 첫 소비는 엄마가 쓰시던 안경에 나에게 맞는 도수의 렌즈를 넣어 만든 안경이었다.
상대방을 얼마나 사랑하고 기억하는지에 따라 그 사람의 물건, 책, 기념할 만한 것을 챙기고 싶어지고
더 잘 관리하게 되는 것은 아닌지.
엄마의 많은 물건 가운데 엄마가 가장 좋아한 물건을 알고, 아끼던 물건을 챙겨두는 것.
사랑했고 기억하고 싶기에 물려받아 갖고 싶거나 챙겨두고픈 마음. 오늘은 그 마음에 대해 생각한 하루였다.
우리가 누군가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일은 그 사람의 감도인 안경을 끼고
세상을 바라보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사랑한 만큼 보이고 사랑한 만큼 우러러보게 된다.
나는 요즘 주변 사람들에게 부모님이 자주 하시고 아끼는 옷과 귀걸이 등을 꼭 기억해두라고 말한다.
그리고 부모님도 자식과 잘 지내려고 노력하면
자식이 부모님의 물건도 마음도 기억하고 싶어지는 것 같다고 이야기한다.
기억되고 싶은 마음을 모두 다 기억하는 것은 아니니까.
2019년 4월 26일 세상 하나뿐인 엄마가 돌아가신 뒤
인스타그램에 엄마의 세례명을 딴 #로사리아의선물 글을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글쓰기란 사랑하는 대상을 불멸화하는 일' 이란 프랑스 철학자 롤랑 바르트의 말을 아낍니다.
이제, 세상을 떠난 엄마이지만 엄마와 나눈 시간, 말과 행동을 오래 기억하고 싶어 글로 남겨둡니다.
훗날, 엄마를 잃게 될 많은 딸들과도 이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정리하고 있습니다.
제 10회 브런치북 응모를 위해, 지난 글을 정리해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