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상 말할 것이 없는 외양간에 대해 조금 말해보자면 조금은 쑥스럽다. 소도시 한켠 조용한 동네에 악기 연습을 하는 공간이니 꽤나 시끄러운 곳이라고 말할 수 있고 약간의 한숨이 덮인 곳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고 고독하진 않다. 나름의 찬란함과 희망이 꺼지지 않기도 하니까. 다만 자신을 태워 내는 빛이기에 옅은 한숨이 있다.
더운 날은 덥고, 추운 날은 추운 곳.
매일 가야만 하는 곳.
한 시간을 집요하게 매달려 한, 두 마디정도의 음악을 만드는 시간들. ‘이것을 하는 나는 멋질까‘ 생각해 보면 그닥 멋지진 않는 것 같다. 그럼에도 하고 있는 이유를 말해보자면, 조금 더 해봐야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나 대신 이 외양간이 참 멋지다고 말하고 싶다.
널직한 창문이 있어서 건너편 산이 보이고, 요즘처럼 더운 여름날이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떠가는 구름을 볼 수 있다. 저 하늘들을 보고 있으면 보는 것만으로 내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보는 것만으로 내 것이 될 수 있다면 연습이 없어도 멋진 연주를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일은 없겠지. 적어도 나한테는 일어나지 않는다.
내일은 다음 마디로 넘어갈 수 있을까. 모레는 다 외울 수 있을까. 한숨의 강물에서 반딧불이가 빛을 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