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하철 기관사이다.
나와 지하철이 속한 이 지하세계는 기본적으로 어둡다.
해서 조그만 빛들도 대단히 빛난다고 보여진다.
밖에서는 별거 아닌 빛일지도 몰랐지만, 외람되게도 이 지하세계라는 어두운 배경 덕택에 더 빛나고 더 분명한 존재감을 가지게 되었다.
내가 기관사로서 바라보는 세상이 그러했다.
이 어둡고 삭막한 회색의 지하철이 마치 색채를 가진 것처럼 느끼게 해주는 빛들이 존재했다.
지금부터 하려는 이야기가 그런 것이다.
UDT출신 기관사라는 조금 특별한 시각에서 바라본, 지하철 이야기를 빙자한 세상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