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용전 Feb 13. 2024

아픈 아기가 나를 보며 웃는다

아빠가 열심히 살아볼게

# 40도 넘는 고열

나는 40도 넘는 고열을 겪어본 적이 없다.

이것은 오로지 나의 기억이므로 우리 부모님의 생각은 다르실 수도 있다.

어른들도 체온이 39도만 넘어도 몸이 굉장히 힘들고 일상생활이 힘들다. 그런데 작고 소중한 아기들은 얼마나 힘들까?

자기의 의사 표현도 제대로 할 수 없으니 답답한 마음에 더욱 칭얼거리면서 운다.

이번 설에는 아무 데도 갈 수 없었다.

우리 아기가 연휴 시작부터 열이 나기 시작했다.

아니나 다를까 당일 밤 40도를 넘어서 41도까지 열이 올랐다.


# 해치웠나..?!

다행히 아내의 지극정성에 열이 서서히 내렸다.

아침에 양볼이 빨갛게 달아오른 아이를 보니 마음이

아팠다. 간밤에 어찌나 고생했는지 쌍꺼풀이 생겼다.

안 그래도 동그랗던 눈이 더 커졌다.

설 연휴에 검진하는 소아과에 오픈런을 했다.

코로나도 아니고 독감도 아니었다.

아기가 식은땀에 옷이 다 젖었지만, 그래도 열이 내려가고 있기에 안심했다.

그러나 방심을 틈타 오후가 되자 다시 39도를 넘는 고열이 찾아왔다.


# 배시시

정말 뜨거운 놈이 찾아온 것일까?

열이 잡힐만하면 다시 오르는 것을 4일 동안 반복했다. 37도 초반까지 내렸다가 어느 순간 39도가 넘어버렸다. 4일 내내 열에 괴롭힘 당한 아이는 힘든지 계속 자려고 했다. 옆에서 토닥여주고 재워주고 하는 것은 힘들지 않다. 그저 힘들어하는 아기를 보는 것이 더욱 고통스러운 게 부모 마음인가 싶었다.

그런 나의 마음을 헤아려주려고 하는지 힘들어서 숨소리도 거친 아기가 아빠를 보더니 배시시 웃는다.

“……”

자긴 괜찮다고 표현하는 것이었을까?

그 미소에 무언가 울컥했다.

그리고 조용히 아기에게 말했다.

“아빠가 정말 열심히 살아볼게”


부모가 되어야 부모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고 했던가?

사실 난 아직까지도 그런 것은 잘 모르겠다.

결혼할 때도 “결혼하는구나~” 싶었고,

아기가 막 생겼을 때도 “이제 아빠가 됐구나~“ 싶었다.


다만 지금은 우리 아기를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꼭 그럴 것이다.


항상 건강하고 미소 가득하게 만들어줄게


이전 05화 아기와 고양이(2)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