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파우치/네일/Manic Street Preachers-Motor..
[오늘의 스토리]
기차는 항상 설렌다. 목적지가 어디든 그렇다. 내일로가 폐지되기 전 서둘러 기차 여행을 이용했을 정도로 기차 여행에 낭만을 가지는 타입은 아니지만, 기차를 타는 것은 즐겁다. 심지어는 한창 병원을 다닐 때도 기차를 타는 것은 설렜다.
코로나19가 한창일 때는 조금 힘들었다. 두 시간 가까이 기차를 타는 동안 물 한 모금 마음 놓고 마시기 힘들었으니까.
이제 다시 기차 안에서 간식거리를 먹을 수 있어 기쁘다. 이따금 ‘햄버거 냄새가 너무 심해 괴로웠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기차 안은 간단한 취식이 가능하다. 옛날엔 간식 카트도 있어서 바나나우유나 삶은 달걀을 사먹고 그랬다.
음식 냄새가 너무 유혹적이어도 조금만 참는 것은 어떨까. 그것 또한 ‘사람들과 살아가는 냄새’라고 생각한다. 요즘 사람들은 화가 항상 임계점 직전까지 다다라 있어서, 아주 사소한 불편에도 크게 화를 내는 것 같다. 조금 더 너그러운 사회가 되면 좋겠다.
오늘은 점심식사 대용으로 간식을 먹어야 하므로 삼각김밥과 소시지를 사가야겠다.
[오늘의 물건]
파우치를 많이 가지고 있다. 사실 여자라면 누구나 파우치가 최소 2-3개 이상은 있을 거라 장담할 수 있다. 간단한 화장품을 넣어다니는 용도, 생리대를 넣어다니는 용도, 연고나 밴드 등 상비약을 넣어다니는 용도 등 쓰임새에 따라 소재도 크기도 모양도 다양하다.
가장 좋아하는 건 천으로 만든 직사각형의 납작한 파우치다. 털이 북슬북슬한 캐릭터 파우치도 참 좋아하지만 가방에 넣어 다닐 때는 컴팩트한 것이 최고다. 납작한 패브릭 파우치는 작은 가방에도 넣을 수 있어 실용적이고, 더러워지면 세탁기에 넣고 빨면 돼서 관리도 편하다.
많아도 많아도 새로운 패턴이 나오면 또 가지고 싶은 파우치.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
[오늘의 풍경]
오랜만에 네일을 했다. 한때는 집 근처 네일샵에 열심히 다녔었는데, 셀프 네일을 하는 것보다 오래 간다는 것 외엔 아무런 장점을 발견할 수 없어서 그만뒀다. 큐티클이 거의 없는 편이라 네일 케어를 받으면 항상 피가 나는 것도 싫고, 한포진이 심해 피가 나도록 긁어서 따가운 부분에 알코올이 닿는 것도 싫다(긁으면 안된다는 걸 알지만 너무 가려워서 어쩔 수 없다). 지금은 애들을 재운 깊은 밤 넷플릭스를 보며 셀프로 네일을 한다. 귀찮을 때도 있지만 여러가지 디자인을 사서 직접 조합해서 하는 게 재미있다.
이번 네일은 콘서트 드레스 코드인 하늘색을 찾다가 그나마 비슷한 톤다운 민트에 여름다운 반짝임을 넣은 실버 글리터, 거기에 최애의 상징인 곰돌이와 지난 싱글 콘셉트를 연상시키는 빨간 하트를 얹어 보았다. 제법 마음에 든다.
[오늘의 음악]
Motorcycle Emptiness - Manic Street Preachers
어딘가 떠나는 날 듣는 음악으로 이 곡만한 게 없다. 시원시원한 기타 리프가 가슴을 뻥 뚫는다. 드라이브를 떠나거나, 가슴 터지도록 달리고 싶을 때 꼭 이 곡과 함께해보길 바란다.
발행의 변(辨)
: 좋은 소식을 가져온다는 제비처럼 소소한 일상 소식을 나르는 매거진. 종종 하잘것없지만 복잡한 세상 속에서 피식 웃을 수 있는 모먼트를 선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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