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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뜰지기 Jun 03. 2024

9th. "꼭 들어야 하는 말이 있어!"

9th. 가족에게 안마해 주고 소감을 써요.

꿈뜰의 9번째 특별한 주말 숙제는 나를 위해 애쓰시는 부모님께 감사한 마음을 담아 '0000이라는 말 들을 때까지 부모님 안마해 드리기'입니다. 아이들은 부모님과 어떤 추억을 쌓았을까요?




오늘은 친구의 글을 읽고 본격적으로 글을 수정하고 다듬는 작업을 해 보았습니다.

순서는

글을 함께 읽기

글에 맞장구 달기

재미있는 제목 붙이기

문단 나누기

어색한 표현이나 고치고 싶은 부분 다듬기


여기서 역할이 나뉩니다.

* 친구들은? 맞장구를 달면서 친구의 잘한 점을 칭찬해 주고, 더불어 나도 글을 쓸 때 그 부분에 유의하며 글을 쓰도록 유도합니다. 

 - 주의할 점: 친구에게 잘못된 부분을 지적받으면 기분이 상하고 위축됩니다. 서로 고칠 부분을 지적하는 분위기를 만들면 학급 분위기가 고발과 비난으로 흘러갑니다. 이것은 아이에게도 교사에게도 좋지 않습니다. 

* 선생님은? 글을 쓴 아이에게 교사가 일대일로 수정하고 싶은 부분이 있는지 물어보고, 교사가 수정이 필요하다고 보이는 부분 1,2군데를 이야기해 줍니다. 

 - 주의할 점: 너무 많은 수정은 금지! (아이들이 글쓰기를 싫어하게 됩니다. 여기저기 빨간펜을 휘두르면 글쓰기의 재미를 느끼기는커녕 쓰기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이 자리 잡으면서 한마디로 질려버려요.)


< 첫 번째 글 >



1. 글을 함께 읽어요. 

- 글을 쓴 친구가 앞에 나와서 읽어도 좋고, 글을 화면에 띄워서 함께 읽어도 좋아요. 교사가 읽어주기도 합니다.

2. 글에 맞장구를 쳐줍니다. 돌아가면서 다양한 피드백이 이어집니다. 이제 제법 잘하네요^^

- 글씨가 깔끔해서 내용이 잘 보여요.

- 이제 끝난 줄 알았는데 아빠가 남았다는 말이 웃겨요.

- 엄청나게 힘든 숙제였다는 소감이 와닿아요. 저도 그랬거든요.

- '엄마는 힘이 펄펄 났다'에서 꾸며주는 말을 쓴 게 실감 나요.

3. 글에 제목을 붙여요.

이 친구의 글은 제목 붙이기를 평범하게 했습니다. 

4. 문단을 나누어요.

어디서 문단을 나누면 좋을지 중심내용을 한 가지씩 생각해서 나누어보자고 했습니다. 그래서 크게 두 덩어리로 나누었습니다.

- 엄마에게 안마를 해 준 내용

- 아빠에게 안마를 해 준 내용

글을 덩어리로 나누는 것은 아직 교사인 나도 헷갈릴 때가 많다. 그래서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고자 글을 쓴 아이의 의견을 가장 먼저 물어서 덩어리를 나눕니다.

5. 어색한 표현이나 고치고 싶은 부분을 다듬어요.

'내가 엄마에게 안마를 해드려서 나는 팔이 떨어질 것 같지만 엄마는 힘이 펄펄 나셨다.'라는 부분이 엄마를 안마하고 나서 바로 뒤에 이어지면 더 자연스러울 것 같다는 이야기를 나누고 수정을 했습니다.


< 두 번째 글 >




1. 글을 함께 읽어요.

2. 글에 맞장구를 쳐요.

-'종아리를 아주 꾹꾹 누르면서'에서 '꾹꾹'이라는 흉내 내는 말을 쓴 것이 실감 나요.

-미션을 하려고 엄마에게 힌트를 준 부분이 재미있어요.

-형제들한테는 안마를 해주기 싫었다는 게 재밌어요. 왜냐면 솔직한 마음을 썼잖아요.

-글을 자세하게 잘 쓴 거 같아요.

-엄마가 말씀하신 내용을 그대로 옮겨서 실감 나요.

3. 재미있는 제목을 붙여요.

- 제목을 붙이는 것도 친구들과 함께 해보면 좋습니다. 작명 센스가 남다른 친구들이 있어요.

- 친구의 글에 제목을 다는 것도 핵심 내용을 뽑거나 눈길이 가는 부분을 찾아내는 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글을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하거든요. 그렇게 하기 위해서 더 집중하기도 하지요.

- 더구나 자신의 의견이 채택되어 친구의 글에 제목으로 실린다면 공동작품을 만들어 낸 샘이 되기 때문에 무척 뿌듯합니다. 

- 요즘처럼 각종 매체를 통해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 일상화된 시대에서는 눈길을 끄는 제목을 정하는 것도 중요한 능력이지요. 

아이들은 '험난한 안마 시간', '안마해 주니까 더 졸리네', '낮잠을 자는 엄마' 이런 후보를 내놓았습니다. 여기서 아이들과 상의해서 최종적으로 뽑힌 제목이 '꼭 들어야 하는 말이 있어!'였습니다. '무슨 말인지 궁금해서 읽을 것 같다'는 의견이 적중했습니다.

4. 문단을 나누어요.

-엄마에게 안마를 해 드리게 된 과정

-엄마에게 안마를 하는 중에 일어난 일

-엄마에게 미션 단어를 듣게 된 과정

-나의 생각이나 느낌

이렇게 총 4 덩어리를 나누었습니다. 첫 번째 글 보다 조금 더 정교하게 덩어리를 나누어 보았지요.

5. 어색한 표현이나 고치고 싶은 부분을 다듬어요.

- 저는 작가님에게 "엄마가 한 말을 옮겨 적은 것처럼 내가 한 말도 그대로 옮겨 적으면 서로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떠올라서 더 실감 날 것 같아."라고 피드백을 해주었고 그것을 반영하여 글을 수정하였습니다. 


 글을 볼 때는 이왕이면 각자의 이야기를 풀어놓고 나서 다른 친구의 글을 보아야 더 잘 보입니다. 내 이야기는 하지도 못한 채 다른 친구의 것만 들여다보라고 하면 뿔이 납니다. 하지 못한 말들이 자꾸 머릿속을 맴돌고 그럼 수업에 집중도 되지 않습니다. 그러니 주말에 있었던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 그중에서 엄선한 글 몇 개를 함께 보는 것이 좋습니다.


 오늘은 두 친구의 글을 자세히 살펴보았습니다. 한 번에 이 모든 것을 다 하려고 들면 아이들은 교사의 욕심에 지레 겁먹고 뒷걸음질을 칠 것입니다. 급하게 먹다가 체하지 않고, 하나씩 천천히 소화할 수 있도록 글쓰기를 연습할 때도 한 번에 한 술씩만 추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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