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꿈뜰지기 Jun 03. 2024

9th. "꼭 들어야 하는 말이 있어!"

9th. 가족에게 안마해 주고 소감을 써요.

꿈뜰의 9번째 특별한 주말 숙제는 나를 위해 애쓰시는 부모님께 감사한 마음을 담아 '0000이라는 말 들을 때까지 부모님 안마해 드리기'입니다. 아이들은 부모님과 어떤 추억을 쌓았을까요?




오늘은 친구의 글을 읽고 본격적으로 글을 수정하고 다듬는 작업을 해 보았습니다.

순서는

글을 함께 읽기

글에 맞장구 달기

재미있는 제목 붙이기

문단 나누기

어색한 표현이나 고치고 싶은 부분 다듬기


여기서 역할이 나뉩니다.

* 친구들은? 맞장구를 달면서 친구의 잘한 점을 칭찬해 주고, 더불어 나도 글을 쓸 때 그 부분에 유의하며 글을 쓰도록 유도합니다. 

 - 주의할 점: 친구에게 잘못된 부분을 지적받으면 기분이 상하고 위축됩니다. 서로 고칠 부분을 지적하는 분위기를 만들면 학급 분위기가 고발과 비난으로 흘러갑니다. 이것은 아이에게도 교사에게도 좋지 않습니다. 

* 선생님은? 글을 쓴 아이에게 교사가 일대일로 수정하고 싶은 부분이 있는지 물어보고, 교사가 수정이 필요하다고 보이는 부분 1,2군데를 이야기해 줍니다. 

 - 주의할 점: 너무 많은 수정은 금지! (아이들이 글쓰기를 싫어하게 됩니다. 여기저기 빨간펜을 휘두르면 글쓰기의 재미를 느끼기는커녕 쓰기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이 자리 잡으면서 한마디로 질려버려요.)


< 첫 번째 글 >



1. 글을 함께 읽어요. 

- 글을 쓴 친구가 앞에 나와서 읽어도 좋고, 글을 화면에 띄워서 함께 읽어도 좋아요. 교사가 읽어주기도 합니다.

2. 글에 맞장구를 쳐줍니다. 돌아가면서 다양한 피드백이 이어집니다. 이제 제법 잘하네요^^

- 글씨가 깔끔해서 내용이 잘 보여요.

- 이제 끝난 줄 알았는데 아빠가 남았다는 말이 웃겨요.

- 엄청나게 힘든 숙제였다는 소감이 와닿아요. 저도 그랬거든요.

- '엄마는 힘이 펄펄 났다'에서 꾸며주는 말을 쓴 게 실감 나요.

3. 글에 제목을 붙여요.

이 친구의 글은 제목 붙이기를 평범하게 했습니다. 

4. 문단을 나누어요.

어디서 문단을 나누면 좋을지 중심내용을 한 가지씩 생각해서 나누어보자고 했습니다. 그래서 크게 두 덩어리로 나누었습니다.

- 엄마에게 안마를 해 준 내용

- 아빠에게 안마를 해 준 내용

글을 덩어리로 나누는 것은 아직 교사인 나도 헷갈릴 때가 많다. 그래서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고자 글을 쓴 아이의 의견을 가장 먼저 물어서 덩어리를 나눕니다.

5. 어색한 표현이나 고치고 싶은 부분을 다듬어요.

'내가 엄마에게 안마를 해드려서 나는 팔이 떨어질 것 같지만 엄마는 힘이 펄펄 나셨다.'라는 부분이 엄마를 안마하고 나서 바로 뒤에 이어지면 더 자연스러울 것 같다는 이야기를 나누고 수정을 했습니다.


< 두 번째 글 >




1. 글을 함께 읽어요.

2. 글에 맞장구를 쳐요.

-'종아리를 아주 꾹꾹 누르면서'에서 '꾹꾹'이라는 흉내 내는 말을 쓴 것이 실감 나요.

-미션을 하려고 엄마에게 힌트를 준 부분이 재미있어요.

-형제들한테는 안마를 해주기 싫었다는 게 재밌어요. 왜냐면 솔직한 마음을 썼잖아요.

-글을 자세하게 잘 쓴 거 같아요.

-엄마가 말씀하신 내용을 그대로 옮겨서 실감 나요.

3. 재미있는 제목을 붙여요.

- 제목을 붙이는 것도 친구들과 함께 해보면 좋습니다. 작명 센스가 남다른 친구들이 있어요.

- 친구의 글에 제목을 다는 것도 핵심 내용을 뽑거나 눈길이 가는 부분을 찾아내는 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글을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하거든요. 그렇게 하기 위해서 더 집중하기도 하지요.

- 더구나 자신의 의견이 채택되어 친구의 글에 제목으로 실린다면 공동작품을 만들어 낸 샘이 되기 때문에 무척 뿌듯합니다. 

- 요즘처럼 각종 매체를 통해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 일상화된 시대에서는 눈길을 끄는 제목을 정하는 것도 중요한 능력이지요. 

아이들은 '험난한 안마 시간', '안마해 주니까 더 졸리네', '낮잠을 자는 엄마' 이런 후보를 내놓았습니다. 여기서 아이들과 상의해서 최종적으로 뽑힌 제목이 '꼭 들어야 하는 말이 있어!'였습니다. '무슨 말인지 궁금해서 읽을 것 같다'는 의견이 적중했습니다.

4. 문단을 나누어요.

-엄마에게 안마를 해 드리게 된 과정

-엄마에게 안마를 하는 중에 일어난 일

-엄마에게 미션 단어를 듣게 된 과정

-나의 생각이나 느낌

이렇게 총 4 덩어리를 나누었습니다. 첫 번째 글 보다 조금 더 정교하게 덩어리를 나누어 보았지요.

5. 어색한 표현이나 고치고 싶은 부분을 다듬어요.

- 저는 작가님에게 "엄마가 한 말을 옮겨 적은 것처럼 내가 한 말도 그대로 옮겨 적으면 서로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떠올라서 더 실감 날 것 같아."라고 피드백을 해주었고 그것을 반영하여 글을 수정하였습니다. 


 글을 볼 때는 이왕이면 각자의 이야기를 풀어놓고 나서 다른 친구의 글을 보아야 더 잘 보입니다. 내 이야기는 하지도 못한 채 다른 친구의 것만 들여다보라고 하면 뿔이 납니다. 하지 못한 말들이 자꾸 머릿속을 맴돌고 그럼 수업에 집중도 되지 않습니다. 그러니 주말에 있었던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 그중에서 엄선한 글 몇 개를 함께 보는 것이 좋습니다.


 오늘은 두 친구의 글을 자세히 살펴보았습니다. 한 번에 이 모든 것을 다 하려고 들면 아이들은 교사의 욕심에 지레 겁먹고 뒷걸음질을 칠 것입니다. 급하게 먹다가 체하지 않고, 하나씩 천천히 소화할 수 있도록 글쓰기를 연습할 때도 한 번에 한 술씩만 추가해 주세요^^

이전 18화 9th. 어버이날은 무슨 날일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