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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n 잡은 루이스 May 07. 2017

태교여행을 떠났습니다. 둘이 아닌 셋이.

#2. 임신 중 태교여행은 '득(得)'일까, '실(失)'일까?

아이를 임신하고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면 엄마나 아빠, 뱃속의 아이까지 그 상황과 그 환경에 적응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하루하루 시간이 흐르면서 늘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된다는 것', 변하지 않는 팩트일 것이다.

태교를 위한 책을 읽는 것도,  태동을 느끼는 것도, 아이를 위한 여행을 떠나는 것도 모든걸 '처음'으로 맞이한 우리 세 사람.

태교여행은 둘이었던 엄마와 아빠 사이에 자리해준 뱃속의 아이까지 모두 셋이 떠나는 일종의 가족여행이라 할 수 있겠다. 둘이었을 때 여행을 앞두고 느꼈던 두근거림과 설렘이 이렇게 셋이 되고 나니 걱정부터 앞서는게 어쩌면 너무나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 아닐까 싶다.   

"배가 많이 불러서 위험할 수 있으니 멀리는 가지 말자"

"근데 거기 가면 괜찮을까?"  

아내가 임신을 한 기간동안 두 곳으로 여행을 떠났으니 우린 태교여행만 두 번을 한 셈이 되었다. 어쩌면 모험을 저지른 셈이다


임신 5개월차 푸켓 여행
해가 뉘엿뉘엿 지고, 예정된 저녁 시간에 푸켓으로 향했다

사실 태국 푸켓은 다소 무리가 있었던 여행이었다.

저녁시간 스케줄의 비행기를 타고 최소 5시간 30분 이상의 비행을 해야 했기에 피곤함과 더불어 좁은 자리에서 불편함까지 감내해야 했다. 미주나 유럽을 가는 비행의 절반도 되지 않았지만 이번 비행은 유난히 길게만 느껴졌다. 함께 여행했던 지인들 역시 같은 이야기를 했다.

"이번엔 왜 이렇게 지치지? 나이가 들어서인가?"

그렇게 5~6시간을 참고 견뎠다. 인고의 시간을 지나 푸르른 바다를 향해 가는 것이니 '고진감래'라 해도 무리가 없지 않을까?

와이프는 임신한 몸으로 움직여야 했기때문에 불편함은 당연했고 그렇게 좋아하던 맥주 한잔 할 수 없었다. 푸켓 여행 기간동안 주스와 같은 음료를 마시는게 전부였을 뿐이다. 임신 5개월차에 접어들면서 그나마 입덧은 크게 줄었고 태국음식의 시큼한 똠양궁이나 구수한 모닝글로리를 좋아했기에 다행이라 여겼다.

수영도 잘 했고 평소 안 자던 낮잠도 잤으며 바다에서 불어오는 좋은 공기도 실컷 마셨다.


결과적으로 기억에 남는 여행이었지만 임산부인 아내에겐 다소 힘들었으리라 생각된다.

두가지 TIP

1. 태국 여행에서 마사지는 빼놓을 수 없는 코스다. 사실 임산부가 제대로 마사지를 받을 수 없는 건 익히 알려진 사실. 반드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발 마사지의 경우, 발바닥에 숨어있는 혈을 자극하면 자궁수축으로 이어질 수 있어 위험할 수 있다는 것. 마사지를 받기 전에 임산부임을 알리고 주의해달라고 언급할 필요가 있다.


2. 해외를 가기 위해 인천국제공항에 가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티켓팅을 하고 출국절차를 밟게 된다.

임산부의 경우, 교통약자에 해당되어 '패스트 트랙(Fast Track)'을 이용해 신속한 출국 수속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물론 동반자도 함께 들어갈 수 있으니 참고하면 좋을 듯 하다.

출처 : 인천국제공항 공식 홈페이지

https://brunch.co.kr/@louis1st/105


임신 8개월차 제주도 여행

임신 8개월차에 접어들면서 아내의 몸은 더 무거워졌다. 그럴만도 했다. 아이는 눈에 띄게 성장했고 출산일에 보다 더 가까워지고 있으니 말이다.

제주도는 아이가 태어나기 전 마지막 태교여행이었다. 몇 차례나 다녀온 제주도지만 TV에서 볼때마다 새롭게 느껴지는 건 왜일까? 33주에 임박했을 무렵에 우린 제주행 비행기에 올라탔다. 말 그대로 저지른 셈이다.

불과 1시간 남짓의 비행이지만 난기류에 의해 흔들리는 비행기는 공포감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역시나 바람이 강한 제주도. 수많은 관광객들 사이를 뚫고 미리 예약해둔 렌트카를 받아 본격적인 태교여행을 시작했다.

휘몰아치는 파도와 거센 바람은 너무도 강했다. 마치 우리를 날려버릴 것처럼.

거세게 몰아치는 파도와 태풍의 위력 못지 않게 강한 바람은 몸을 가누기조차 어렵게 만들었다. '바람이나 쐬자'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

그나마 다음 날부터는 그렇게도 날이 좋았다. 마치 우리 셋을 반겨주듯이 말이다. 물론 한라산 해발 1,100미터 고지는 상고대가 절정을 이루는만큼 꽤 추웠다. 아내보다 열이 많은 나는 그나마 괜찮았지만 임산부인 아내는 다소 추웠을 것이다.

1100고지의 상고대는 겨울에나 볼 수 있는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전해주었다. 파란 하늘과 파스텔톤의 구름띠가 상고대와 졀묘한 조화를 이루었다.

상고대가 절정의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해발 1,100미터에 위치한 1100 고지

바닥에 깔려있는 모래가 그대로 보일 정도의 맑은 바다는 우리 몸에 베인 도시의 먼지를 털어내는듯 했다. '정화'된다는 느낌이란 이런 것일까?

이 곳 역시 저 멀리 불어오는 바람 덕분에 머리가 휘날렸지만 파도는 그와 반대로 다소 잔잔한 편이었다. 티 없이 맑은 이 곳에서의 힐링은 절대 잊을 수 없는 기억이자 추억이다.

맑은 바다와 잔잔한 파도가 매력적인 협재해변

좋은 곳에서 좋은 것을 바라본다는 것은 우리 아이에게도 더할 나위 없는 자극이 되었을 것이다. 마음으로 그리고 가슴으로 전해지는 엄마의 오감이 뱃속의 아이에게 축복의 선물로 오롯이 전달이 되었으면 한다. 그런게 바로 태교여행의 순수한 의미일테니까.

https://brunch.co.kr/@louis1st/123


※ 33주가 지나면 아이도 꽤 성장합니다. 언제든 조심해야 하지만 33주차 태교여행도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비행기를 타고 떠나는 경우, 때에 따라 항공사에서 의사 소견서를 달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 태교여행을 두고 아이 낳기 전에 그냥 놀러가는 것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시각의 차이, 견해의 차이도 있겠죠. 그저 안전하게 그리고 무리 없이 아이를 품고 있는 엄마가 '행복'을 느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태교여행의 순수한 의미는 엄마의 정서적인 안정과 온갖 스트레스의 해소 그리고 마지막으로 태아의 오감발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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